제82화 연약한 허아영
- 오는 내내 허아영은 말이 없었다. 그녀의 작고 가녀린 손은 소중한 걸 지키려는 듯 아랫배에 꼬옥 얹은 채로 한시도 떼질 않았다. 조금 전의 일로 불편한 마음에 그녀의 얼굴은 많이 침울해 보였다.
- 집으로 들어온 허아영은 곧장 방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배도형이 그녀를 잡았다. 드넓은 거실의 중앙에서 배도형은 뒤돌아선 그녀를 꼬옥 껴안고 있었다. 따뜻한 그의 손은 천천히 아래로 내려와 배를 잡고 있는 그녀의 손위로 부드럽게 얹어졌다. 그는 그 속의 작은 생명을 느끼고 있었다.
- “아가, 아빠가 여기 있는데 느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