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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저는 고 대표님과 친하지 않아요

  • 관정 회관, 송민아는 종업원의 도움으로 로비의 구석에서 두리번거리고 있는 연우를 발견하였다. 그녀가 다가갔을 때는 연우가 무료하게 레몬주스를 샴페인에 넣고 있었으며 빈번히 고개를 들고 가까운 곳에 있는 복도를 바라보고 있었다.
  • “뭘 보는 거야?”
  • 송민아는 맞은편에 있는 의자에 앉았고 그제서야 어지럽던 머리가 조금 맑아졌다는 것을 느꼈다. 연우는 그녀가 온 것을 보고 눈앞이 환해졌으며 송민아를 향해 손을 저으며 흥분된 목소리를 낮추며 물었다.
  • “너 고씨네 셋째를 알아?”
  • 송민아는 이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지만 오늘 몸이 불편하고 정신이 흐릿하여 담담하게 귀띔했다.
  • “연우, 너 지난번 남자친구와 헤어진 지 일주일도 안됐어.”
  • “헤어진 건 맞잖아!”
  • 연우는 허벅지를 치면서 송민아의 말에 불쾌해 했다. 그녀를 흘겨보고 한마디를 보충했다.
  • “나 이번에는 진지해! 나 시청에서 처음 그 사람을 보았을 때… 하얀 셔츠에 검은 양복을 입고 있었는데 분명 아주 딱딱한 색깔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입고 있으니 우아하고 고귀해 보였어…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같았다고! 절대적인 신사야! 일거수일투족 모두 매력이 넘쳤어… 민아야. 나 그 사람과 꼭 사귈 거야, 그래서 그 사람이랑 결혼할 거야!”
  • “네가 결혼하고 싶다던 남자가 여기서부터 너의 집까지 줄을 설 수 있어.”
  • 송민아는 레몬주스를 마시고 연우의 말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연우는 송민아와 어릴 때부터 친구였는데 연예계에서 스캔들 여왕이라는 별명이 있었다. 남자를 옷 갈아입듯이 바꾼다는 말 그대로 송민아와는 반대적인 감정 경력이 있었다. 다만 남자에게 대시할 때마다 그와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나 지금까지 그녀는 아직 솔로의 신분을 유지하고 있었다…
  • “민아, 네가 매번 이렇게 나한테 타격을 줘서 내 연애가 순탄하지 못한 거잖아.”
  • 연우의 얼굴빛이 갑자기 무너져 내렸고 대스타의 연기를 선보이며 눈시울마저 붉어졌다. 눈물이 곧 쏟아져 나오려는 것을 보며 송민아는 머리가 아파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 “그만해. 너 대시해. 파이팅, 너는 꼭 해낼 거야!”
  • “그럴 줄 알았어. 그럼 너 가서 고훈의 핸드폰 번호를 알아봐 주면 안 될까?”
  • 연우는 찬란한 웃음을 띠었다. 남녀노소를 사로잡는 천사의 얼굴을 하고 있는 그녀는 연예계와 남자들 사이에서 천하무적이었다. 송민아는 눈썹을 한껏 찌푸리고 말했다.
  • “고훈, 고씨 셋째? 나는 그 사람을 모르는데?”
  • “헤헤, 너 그 사람은 몰라도 고씨 넷째를 알고 있잖아? 고씨의 넷째 도련님 말이야. 어제 저녁에 우리 오빠가 너희가 호운에서 식사를 하며 뭔가를 의논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하던데 요즘 무슨 사업거래가 있는 거 맞지? 민아야, 너 그 사람에게 셋째 형의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부탁 좀 해줘!”
  • 고 대표님에게 물으라고? 송민아의 머릿속에는 갑자기 그 차갑고 담담한 얼굴과 소원한 눈빛을 바라보며 생각만으로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저었다.
  • “나 고 대표님이랑 친하지 않아. 그저 일이 있어서 잠깐 만나서 의논을 했을 뿐이야.”
  • 그리고 안 좋은 인상까지 남겼다. 연우는 표정이 변하더니 곧 울먹이면서 말했다.
  • “민아야, 방금 전까지 지지한다고 했잖아. 이렇게 작은 부탁마저 우물쭈물하면… ”
  • “그래, 알았어. 한번 해보면 되지?”
  • 송민아는 그녀의 불쌍한 눈빛을 견딜 수 없었고 그녀의 연기에 항복했다.
  • “하지만 꼭 받아올 수 있다고 담보를 못해.”
  • “알았어. 묻기만 하면 돼!”
  • 연우의 표정이 먹구름에서 개였으며 갑자기 곁눈질로 뭔가를 보고는 격동되어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서 빠르게 송민아를 향해 말했다.
  • “나 오늘 너에게 최수호에 관한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지금 시간이 없으니 나중에 다시 말해줄게. 걱정 마 나 이미 하나에 관한 일을 알아냈고 너 대신 해결했어. 그녀는 아마 이번 생에 연예계에 발을 들이지 못할 거야!”
  • 그녀는 이 말을 할 때도 두 눈은 한 군데를 보고 있었으며 송민아가 대답이 없자 고개를 돌리고 그녀를 흘겨보았다. 그녀의 말을 듣고 멍해 있는 송민아를 보며 그녀는 답답하다고 생각했다.
  • “넌 참 바보 같아, 최수호가 뭐가 그렇게 좋아? 난 남자친구만 스무 번은 바꿨는데 너는 아직도 그 사람과 이혼을 못하고 있다니! 민아야, 너 잘 생각해 봐, 너 언제까지 이런 결혼생활에 갇혀 살래?”
  • 연우는 말을 마치고 발을 구르더니 룸에서 나오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다급히 걸어갔다. 송민아는 늘 활력이 넘치고 용감한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갑자기 머리가 더 어지러워졌고 눈앞에 놓인 레몬주스를 바라보며 멍을 때렸다. 그녀는 자신도 연우처럼 아무렇지 않게 헤어지고 다른 감정에 몰입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