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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찾아온 사랑

뒤늦게 찾아온 사랑

오소영

Last update: 2022-07-30

제1화 쓰레기 같은 남자

  • “서아름, 21살, 서울대학교 졸업, 성적 관계가 한 번도 없고 몸은 건강 하고…”
  • 맞은편에 앉아 있던 남자는 자료를 보고서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 “정말로 계약을 하시겠습니까? ”
  • 서아름은 두 손으로 치맛자락을 잡으며, 앳되고 청아한 작은 얼굴이 허둥지둥 다급하게 대답했다
  • "네, 확실해요. 전 그 돈이 꼭 필요해요."
  • “얼마를 원하는데요? ”
  • 그녀는 멈칫하며 자신 없는 듯 입술을 오물거리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 “이… 이십억이요.”
  • 이 말을 들은 남자는 눈살을 더 세게 찌푸리며 말했다.
  • “임신하고 나서부터 애 낳을 때까지 10개월 동안 비밀유지하기 위해 여기서 한 걸음도 나가면 안 되고 아무도 연락하면 안 됩니다. 할 수 있으시겠어요?”
  • 서아름은 피가 안 통하도록 주먹 쥔 채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부들부들 떨면서 말했다.
  • “저. 전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조건이 있어요.”
  • “말씀하세요,”
  • “계약하고 아이를 배자마자 이십억을 제 통장으로 넣어 주세요. 급히 쓸데 있어요.”
  • 남자는 돈에 환장한 여자를 만났다고 경멸하게 생각하며 말했다.
  • “문제없으니 그렇게 해요. 그분은 오늘 저녁 8시에 올 거니까 준비하세요. 모시기 어려운 분이니 한 달 안에 임신 하는 게 좋을 거에요. 아님 이십억 날려버릴 수도 있어요.”
  • 저녁, 곧 8시 되는 시각.
  • 서아름은 깨끗이 씻겨 별장의 어느 어두컴컴한 방에 보내졌다.
  • 방안이 조용한 나머지 벽에 있는 시계 초침이 움직이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
  •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갑자기 문이 열렸다. 어둠 속으로 한 남자가 들어오는데 어두운 주위 탓에 그 남자의 그림자조차도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을 껴안으려 했지만, 큰 손에 안겨 침대 위로 던져졌다.
  • “이십억, 자신감이 넘치네.”
  • 남자의 비웃는 목소리는 고요한 공기 중에 울려 퍼져 서아름의 가슴을 칼로 피범벅 되게 찌른 것 같았다.
  • 서아름은 눈을 찔끈 감아 입술을 깨물고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 “잔말 말고 할 거면 빨리 하세요!”
  • 남자는 경멸하며 콧방귀를 뀌며 서아름 위에 올라탔다.
  • 서아름이 입술을 깨물며 머리를 들더니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 서아름은 눈을 감으며 오늘 밤만 견뎌내면 서식 기업은 재기할 희망이 있고 아버지도 빚을 갚지 못해 감옥에 가는 일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 그녀는 애써 아픔을 참으며 손으로 남자의 목을 휘감으며 앵두 같은 달콤한 입술을 갖다 대며 앳되면서 섹시한 목소리로 남자를 유혹했다.
  • "더, 세게 해줘…"
  • 남자는 서아름의 귀에 대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 “후회하지 마.”
  • 밤새 서아름은 죽을 뻔했다. 온몸이 부서진 것처럼 뻐근해 손가락 하나도 움직일 수 없었다.
  • 커튼 밖의 훤한 햇빛이 그녀의 눈을 스쳤고 어젯밤의 남자는 이미 떠났다. 별장 안의 하녀가 문을 밀고 들어오더니 딱딱하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 “임신하기 전까지 도련님은 매일 올 거예요. 하지만 한 달 안으로 임신하지 못하면 짐을 싸고 나가셔야 할 것입니다.”
  • 서아름은 주먹을 불끈 쥐면 아이를 꼭 가질 거라고 다짐했다.
  • 꼬박 7일 동안 미친 듯이 지옥에 갇혀 죽는 것만 못한 잠자리를 나눴더니 1달 후 임신했다는 검사 결과를 받았다.
  • “도련님께서 이미 천만 원을 그 계좌로 넣어드렸으니까 이제부터 태교에 전념해주세요.”
  • 서아름은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몰라 흥분하며 하녀의 손을 꼭 붙잡고 말했다.
  • “아버지한테 전화해서 안부를 묻고 싶고 천만 원을 잘 받았는지도 물어보고 싶어요. 제발…한 번만 도와주세요. 약속해요, 다른 건 아무 말도 안 할게요… 제발…”
  • 이미 중년인 하녀는 그녀가 불쌍해 보였는지 그 말에 흔들려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 “하고 싶은 말 있으면 제가 대신해 문자로 보내드릴게요. 하지만 딱 한 번뿐이에요.”
  • 10개월 뒤, 서아름은 별장의 분만대에 누워 땀을 뻘뻘 흘렸다.
  • 귀를 찢는 듯한 날카로운 비명에 여의사는 침착하게 한쪽에 서서 출산을 재촉했다.
  • “더 세게, 조금 더 세게, 아이 머리가 이제 곧 나와요,”
  • 서아름은 마지막으로 이를 악물고 힘을 주더니, 아기를 낳았다.
  • 우렁찬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리더니 여의사는 재빠르게 아이를 인큐베이터에 넣어 즉시 보내라고 지시했다.
  • 피로 물든 분만대 위에 누워있던 서아름은 작은 얼굴에 눈물과 땀범벅인 채로 간신히 말했다.
  • "아이를 한 번만 보게 해 주세요… "
  • 하지만 서아름의 부탁은 아무 소용이 없었고 인큐베이터에 있던 아이는 금방 보내졌다.
  • 심지어 서아름은 딸인지 아들인지조차 몰랐다…
  • 별장 밖, 검은색 한정판 럭셔리 마이바흐에 앉아 있던 남자는 인큐베이터에 누워있는 쭈글쭈글하고 아직 핏물이 남아 있는 아이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 “이 아이는 부 사장님을 닮았네요.”
  • 남자는 싸늘하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 “… 어딜 봐서 닮았어? 병원으로 가.”
  • “네.”
  • 서아름은 비틀거리며 분만대에서 일어나 창밖을 바라보았다. 결국 그녀에게 남은 것이라곤 검은 차 그림자밖에 없었다.
  • 아이를 낳은 다음 날 서아름은 쉬지도 못한 채 서둘러 서씨 가문 별장에 돌아갔다.
  • 서아름은 몇 달 동안 사라진것에 대해 변명할 이유를 문밖에 서서 생각하더니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손을 들어 초인종을 누르려는데 문이 살짝 열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 그녀는 살며시 문을 밀고 들어갔지만, 거실에는 사람이 없었다.
  • 평소엔 아버지가 출근하러 나갔어도 아줌마와 연우는 집에 있었기에 서아름은 이상하게 여겼다.
  • 서아름이 위층으로 올라가려는데, 위층 긴 복도에 낯익은 두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다.
  • 남자는 희롱하듯 큰 손으로 여자의 힙업된 동그란 엉덩이를 꼬집더니, 여자는 주먹을 쥐며 남자의 가슴을 살짝 치고 애교부리며 말했다.
  • "뭐야, 언제 나랑 결혼할 건데. 설마 아직도 서아름을 기다리는 건 아니겠지? 말도 없이 사라진 지 10개월이나 지났는데… "
  • "내가 왜 서아름을 기다려. 그냥 서씨 가문의 딸이라서 걔랑 사귄 거야. 너랑 비하면 너무 재미없어. "
  • 남자는 고개를 숙이고 여자의 귓가에 엎드려 속삭이며 말했다.
  • "특히 침대 위에서 너처럼 재밌게 하지 않아."
  • 여자는 녹초가 된 듯 남자의 품에 안겨 말했다.
  • “너 때문에 아직도 다리가 시큰시큰하잖아.”
  • 아래층에서 듣고 있던 서아름의 작은 얼굴은 하얗게 질려, 분노로 가득 차, 싸늘하고 차가운 눈빛으로 위층에서 떳떳하게 바람을 피는 두 남녀를 노려보았다.
  • 서아름 계모의 딸에게 상스러운 얘기를 하는 남자는 다른 사람이 아닌 서아름의 남자친구 진철이다.
  • 서아름이 사라진 지 불과 10개월 만에, 남자친구는 어느새 여동생 신연우와 함께 사통했다!
  • 쓰레기 같은 남자! 음탕한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