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무슨 자격으로 묻는 거야? 아… 그러니까 신영이랑 신연우가 20억을 삼킨 것도 알겠네, 아니면 너도 참여한 건가?”
진철은 찔린 듯 2초간 말을 잇지 못하더니 바로 다시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
“1년도 안 된 사이에 20억이 어디서 났는데? 솔직히 말해 너 술집에서 창 x 하며 몸 팔았지?”
서아름은 섬뜩하게 두 번 웃었다.
“그때 나는 눈이 멀어서 네 여자친구가 됐지! 너를 보면 너무 역겨워. 역겨워서 토할 것 같아!”
서아름은 진철의 손을 뿌리치고 초상화를 안으며 뒤돌아보지도 않고 성큼성큼 떠났다. 하지만 돌아선 순간, 두 눈이 시뻘게 지고 마음속의 그동안의 억울함과 원한이 마치 성난 파도처럼 솟구쳤다. 서아름은 반드시 복수하고 신영 모녀와 진철이에게 대가를 치르게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서아름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상류층 유명인사의 전화번호를 많이 아는 여율에게 전화를 걸었다.
“율아, 너 혹시 부태영 전화번호 있어?”
…
부씨 가문 별장, 서재.
부태영은 창가에 서서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BOSS, 3년 전 서아름의 아버지 서광현이 파산해서 부채를 서아름이 대신 갚으려고 대리 임신을 선택했지만 20억이 계모랑 그 집 딸에게 뺏겨서 결국에 서광현은 부채 때문에 투신자살했고 그 후, 서씨 가문 별장마저 계모 명의로 변경되고, 3년 전 아이를 낳은 후 파리로 유학을 떠났다고 합니다. 여러가지 정황으로 보아 서아름은 아직 콩이 가 자신의 친딸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를 것입니다.”
서강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통화 중인 부태영의 휴대폰에 다른 전화가 들어왔다. 서강의 전화를 끊고 이 낯선 번호의 전화를 받자 휴대전화에서 방금 울었던 듯 젊은 귀에 익은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부사장님, 저는 서아름입니다. 내 몸에 관심이 있다던 말이 아직도 유효한가요? ”
부태영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교활한 눈빛으로 대답했다.
“그냥 웃자고 한 소리인데, 너무 진지하시네. ”
서아름은 침을 삼키며 어렵게 물었다.
“부사장님, 서씨 가문 별장만 살릴 수 있다면 뭐든지 하겠습니다.”
부태영의 오랜 침묵에 서아름은 마치 점점 차가운 바닷속으로 빠져들어 질식하여 익사할 것 같았다. 한참 지나서야 무심한 부태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정·부. 이런 거에 관심이 없어.”
서아름은 마지막으로 용기를 내어 눈을 감고, 천천히 입을 말했다.
“정부를 하려는 게 아니에요. 부사장님이 아내가 필요한 거 알고 저는 강력한 백이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