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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밥을 얻어먹다

  • 서아름은 사랑스럽고 행복한 얼굴로 부태영을 바라보았지만 혹시라도 부태영이 그의 손을 뿌리치고 신연우와 진철의 앞에서 자신들의 사이를 말할까 걱정했다. 그때 콩이가 징징거리며 부태영에게 말했다.
  • “아빠, 빨리 집으로 가요! 저랑 아름 엄마는 저 두 사람 싫어요!”
  • 부태영은 지긋한 눈길로 서아름의 청순한 얼굴을 장난스럽게 바라보면서 그녀의 팔을 뺐고 그때 서아름은 나쁜 예감이 떠올랐다. 그 순간 남자는 긴 팔로 그녀의 어깨를 안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그래, 집에 가자.”
  • 서아름은 멍하니 서 있었고 진철과 신연우는 그녀가 120억 원이나 하는 차를 타고 다니는 부태영에게 안겨있는 것을 뚫어져라 보았으며 부태영은 일부러 그들의 2억 원의 레인지로버 곁에 서서 진철과 신연우를 힐끗 보더니 먼지를 날리며 지나갔다. 신연우은 열 받아 발을 동동 구르며 차 문을 열면서 하소연했다.
  • “진철! 너도 차 바꿀 때가 된 거 아니야! 남들은 마이바흐에 앉아 다니는데, 네 똥차 레인지로버를 봐! 내가 저 보잘것없는 서아름에게 지다니!”
  • 진철은 인내심 있게 그녀를 위로하였다.
  • “자기야, 화 풀어. 부태영 같은 돈 많은 사람이 120억짜리 차에 앉아 다니는 게 당연한 거 아니야? 그렇게 비교하면 자기만 힘들어.”
  • “부태영이랑 비교하는 게 아니잖아! 서아름이 사모님 되는 게 배 아픈 거잖아! 이제 무슨 낯으로 여기서 살지? 서아름이 부태영이란 발판을 밟고 우리한테 복수할 거야!”
  • 진철은 이미 떠난 마이바흐를 보면서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 “부태영이 언제 결혼했지? 왜 아무 소문도 없었지?”
  • 신연우가 실눈을 뜨며 투덜거렸다.
  • “흥, 서아름 감히 나를 속이려 들다니, 부태영은 오랫동안 솔로였는데, 어디서 갑자기 사모님이 나온 거야? 이 일은 잘 알아봐야겠어!”
  • 마이바흐 차 안, 콩이는 콜라를 꼭 쥐고 서아름의 품속에서 잠 들었고 서아름이 조심스럽게 콜라를 빼는 모습을 부태영이 백미러로 보고 말했다.
  • “누가 콩이에게 KFC를 먹이라고 했어?”
  • 서아름은 미안해하며 대답했다.
  • “……미안해요, 콩이가 너무 먹고 싶어 해서…… 하지만 가끔씩 먹는거는 건강에 영향 안 갈 거예요.”
  • “이런 방식으로 아이의 환심을 사다니, 서아름씨, 이런 수단은 너무 비열하다고 생각하지 않나?”
  • 남자가 과묵한 목소리로 인정도 없이 말하자 서아름이 언짢아하며 말했다.
  • “부 사장님, 아까 무슨 이유로 저를 도와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일에 대해서는 고맙게 생각해요. 콩이의 건강을 위해 기름진 음식도 못 먹게 하고 콜라도 못 마시게 한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세 살짜리 아이는 이유도 모르고 속상해만 할 뿐 어린 시절의 즐거움을 잃을 거예요. 그리고 콩이가 아빠와 지내는 시간이 너무 적어 유치원의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도 못해요. 거기에 아빠까지 콩이를 이렇게 잔인하게 대하니 너무 불쌍하네요.”
  • 부태영은 눈썹을 떨더니 서아름의 말에 단 한마디의 변명도 못하였다.
  • “잔인하게 대한다고?”
  • 그녀는 침을 꼴깍 넘기더니 입술을 깨물고 말했다.
  • “아닌가요? 자주 낯선 여자들을 데리고 집에 가는 것은 당신의 권리이긴 합니다만 그 여자들이 콩이를 괴롭히는 것도 모르는 것은 아버지의 실책입니다.”
  • 부태영은 화를 내지도 않고 오히려 웃었고 자신의 딸이 이런 귀여운 소설을 써서 서아름이 콩이를 불쌍하게 여기길 바란다는 것을 알고 있다.
  • “내가 좋은 아빠가 아니라고 비난하는 거야?”
  • 그녀는 창밖을 보더니 입을 뗐다.
  • “제가 어떻게 감히 당신을 비난하겠어요. 저는 그런 권리도 없어요. 그냥 콩이가 사랑이 부족한 듯하여 콩이의 선생님으로서 콩이가 더 많은 부애를 받았으면 하여 말한 것뿐이에요.”
  • 이 여자, 아이를 낳고 삼 년이나 사라져 엄마의 소임도 하지 않았으면서 되려 나에게 콩이에게 사랑을 못 줬다고?
  • “저기 앞에 세워주세요. 제가 알아서 갈게요.”
  • 하지만 부태영은 들은 체도 안 했다.
  • “…”
  • 서아름은 분위기가 이상한 것을 인지하고 입술을 깨물면서 혹시라도 자신이 충동스러운 말을 해서 부태영이 화가 나 자신을 어떻게라도 할까 겁이 나서 심장이 콩콩 뛰었다.
  • ‘무슨 생각을 하고 부태영같은 사람을 건드린 거야?’
  • 부태영은 서아름의 생각이라도 꿰 뚫은 듯 얇은 입술로 두 글자를 뱉었다.
  • “주소.”
  • “푸르미 아파트요.”
  • 부태영의 기 때문인지 서아름은 순순히 자신이 사는 아파트의 이름을 댔고 푸르미 아파트에 도착하자 서아름의 품에서 잠들었던 꼬맹이가 눈을 비비며 물었다.
  • “아빠, 저희 아름 이모의 집에 도착했어요?”
  • “응, 거의 다 왔어.”
  • 푸르미 아파트에 도착하자 서아름이 차에서 내렸고 콩이도 따라 내리며 서아름의 손을 잡으며 부태영에게 말했다.
  • “아빠, 오늘 저녁은 아름 이모의 집에서 밥 먹어요!”
  • “콩이야, 선생님 집이……”
  • 그녀가 거절할 새도 없이 부태영이 차에서 내려 주머니에 손을 넣으면서 응답했다. “좋아.”
  • “…”
  • 서아름은 입술을 떨면서 생각했다.
  • ‘이 남자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 서아름은 두 명을 데리고 아파트에 입구에서 천천히 집 키를 꺼내며 고민했다.
  • ‘혹시라도 여율이 집에 있으면 뭐라고 하지?’
  • 그때 옆에 서 있던 콩이가 눈을 깜빡깜빡하며 순진하게 물었다.
  • “아름 이모, 문 열 줄 몰라요? 아빠에게 도와달라고 해요.”
  • “아니야, 괜찮아, 문 열 줄 알아.”
  • 서아름은 하는 수없이 집 문을 열었고 집에 아무 소리도 안 나자 여율이 집에 없음을 인지하였고 마음속의 돌덩이가 내려갔다. 서아름은 슬리퍼를 갈아 신고 여유분의 슬리퍼가 없어 문밖에 있는 두 사람에게 어색해하며 말했다.
  • “들어오세요, 슬리퍼 갈아 신을 필요 없어요.”
  • 꼬맹이는 머리를 끄덕거리더니 신나서 퐁퐁 뛰며 들어왔고 부태영은 손을 주머니에 넣고 쭈볏쭈볏거리면서 들어갔다. 다행히도 냉장고에 요리할 재료가 있었다. 분명 자신과 콩이는 KFC에서 저녁밥을 해결하였는데 왜 직접 음식까지 만들어서 부태영에게 줘야 하는 것인가? 서아름이 냉장고 앞에 서서 머리를 두드리던 그때 남자의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나 파, 마늘 안 먹어, 그리고 담백한 음식을 좋아해.”
  • “…”
  • 그는 정말 지휘도 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