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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쓰레기를 처리하다!

  • 부식 그룹 사옥, 사장 사무실.
  • 부태영이 전화를 끊자 서강은 코를 만지면서 의문스러운 듯 물었다.
  • “BOSS, 콩이를 서아름씨에게 맡겨도 되나요? 비록 이 몇 년간 콩이를 잘 보호했지만 그래도 수많은 사람들이 콩이를 납치하여 협박하였는데……”
  • 남자는 느긋하게 검은색 의자에 앉아 뼈마디가 뚜렷한 늘씬한 손가락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는 생각이 있다는 듯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
  • “마침 이 기회에 도대체 무슨 목적이 있는지 보려고 해. 돈 때문인지, 진심인지.”
  • 그때 KFC에서는 콩이가 배부르다며 트림을 하고 있었고 서아름이 휴지로 꼬맹이의 입가를 닦아 주었다.
  • “배불렀어? 이만 갈까?”
  • 서아름이 일어서려던 그때 전화 벨 소리가 울렸고 발신 번호를 확인해 보니 부태영이었고 전화를 받자 저음의 두꺼운 목소리가 듣기 좋게 전해왔다.
  • “어디에 있어?”
  • 서아름은 주변을 돌아보고 대답했다.
  • “백화점 옆 KFC에 있어요.”
  • 남자가 덤덤하게 말했다.
  • “금방 갈게.”
  • 전화를 끊고 서아름이 말했다.
  • “콩이야, 아빠가 오신다니 밖에 나가서 기다리자.”
  • 꼬맹이는 들은 체도 않고 포도같이 큰 두 눈으로 서아름의 콜라를 바라보았고 서아름은 콜라를 보며 웃으며 말했다.
  • “콜라 마시고 싶어?”
  • 좀 전 꼬맹이가 먹던 어린이 세트는 오렌지 주스 밖에 없어 콜라가 마시고 싶은 모양이다. 꼬맹이는 작은 손을 턱에 받치면서 입을 삐죽 내밀며 불만스러움을 토로했다.
  • “아빠가 콜라를 못 마시게 해요. 명이가 콜라 맛있다고 하던데, 콩이도 맛보고 싶어요.”
  • 콩이의 말을 들은 서아름은 웃음이 터졌다. 부태영은 아이에게 이것도 못 먹게 하고 저것도 못 먹게 하는 모양이다. 비록 건강에 좋은 것은 아니지만 한 입 정도 맛보는건 괜찮지 않을까?
  • “여기 앉아서 기다려, 선생님이 콜라 사올게.”
  • 서아름은 대기줄을 서면서 꼬맹이가 납치라도 당할까 꼬맹이의 자리를 보았다. 콜라를 사 오자 꼬맹이는 너무 기뻐 퐁퐁 뛰었다.
  • “저는 아름 이모가 너무 좋아요!”
  • 서아름이 콜라를 건네주었다.
  • “하지만 많이 마시면 안 돼, 너 아까 너무 많이 먹었어, 콜라까지 많이 마시면 배탈 날지도 몰라.”
  • “네, 한 모금만 마실게요.”
  • 서아름이 콩이의 손을 잡고 KFC를 나오자 레인지로버 한 대가 그녀들의 앞에 섰고 동승석에 어떤 샤넬 백을 든 젊은 여자가 내렸고 고개를 들어보니 자신의 새엄마의 딸 신연우였다.
  • “여기에서 마주칠 줄은 몰랐네, 철이한테 네가 돌아왔단 말을 듣고 놀랐어. 왜 먹고살기가 힘들어서 다시 서울로 돌아왔어?”
  • 신연우는 일부러 비둘기 알처럼 큰 다이아몬드를 만지면서 그녀를 비꼬았다.
  • “철이가 며칠 전에 청혼을 했어, 나랑 철이 다음 달에 결혼식 올려.”
  • 그때 진철이 차에서 내려 신연우의 허리를 안으면서 말했다.
  • “아름아, 우리 결혼식에 참석해 주길 바래. 너 그래도 연우의 언니잖아.”
  • 서아름이 차갑게 대답했다.
  • “쟤는 심 씨이고, 나는 서 씨인데 우리 둘이 어떻게 가족이지? 다른 일 없으면 나 먼저 갈게.”
  • 서아름이 콩이의 작은 손을 잡고 가려 하자 신연우가 샤넬 백에서 결혼 청첩장을 꺼내 건네주면서 서아름의 귓가에 대고 자랑하였다.
  • “철이랑 결혼식에 필요한 물건을 사려고 백화점에 왔는데, 마침 만났으니 청첩장을 줄게. 언니, 우리 결혼식에 참석해서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봐.”
  • 서아름은 입술을 씹으면서 받은 청첩장을 갈기갈기 찢으며 두 쓰레기를 쳐다보며 말했다.
  • “동생아, 이번 결혼식은 참석 안 할 거지만 다음 결혼식에는 큰 선물을 준비하여 참석할게.”
  • 신연우는 열받아 얼굴이 빨갛게 변한채 발을 동동 굴렀다.
  • “철아, 쟤가 뭐라고 지껄이는 거야!”
  • 진철은 신연우를 위로하였다.
  • “저런 말 신경 쓰지 마, 네가 너무 행복해 보여서 질투 나서 저러는 거야.”
  • 그때 서아름의 곁에 서 있던 콩이가 갑자기 서아름을 보며 말했다.
  • “엄마, 아빠 언제 와?”
  • 그 말을 들은 서아름은 흔들리는 눈빛으로 대답했다.
  • “도착할 때 되셨어.”
  • 꼬맹이는 무슨 이유인지 갑자기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
  • “엄마, 안아 줘.”
  • 서아름은 꼬맹이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라며 콩이를 안았고 그녀의 곁에 서 있던 진철과 신연우는 너무 놀라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
  • ‘서아름이 언제 결혼하였지? 이렇게 큰 딸이 있다고?!’
  • 진철은 믿을 수가 없어 질문했다.
  • “서아름, 너 언제 결혼했어?!”
  • 콩이를 안은 그녀는 웃으며 대답했다.
  • “내가 언제 결혼했는지, 너희가 알 바야?”
  • 신연우는 이간질 시키려 했다.
  • “너 설마 철이랑 사귈 때 바람난 거야? 아이의 나이를 보아 세살은 된 듯한데, 서아름 너 정말 염치없구나!”
  • “염치없다고? 누가 할 소리야? 너는 언니의 남자친구와 바람피우고 너희 엄마는 서 씨 가문의 집과 재산을 갖고 도망쳤는데, 도대체 누가 염치없는 거야?”
  • 신연우는 말로 안 되니 팔을 들어 아름을 때리려 하였고 그 모습을 본 콩이는 재빨리 주변을 살피면서 낯에 익은 마이바흐를 손으로 가리키더니 격동되어 소리 질렀다.
  • “아빠 왔어”
  • 콩이가 소리 지르자 세 어른의 시선은 길 옆에 세운 한정판 고급 차로 향했고 신연우는 자신의 두 눈을 의심했다.
  • ‘이 마이바흐, 120억도 넘는 차인데, 서아름 언제 이렇게 돈 있는 남자에게 시집갔어? 혹시 돈 많은 대머리 할아버지 아니야?’
  • 신연우가 마음속으로 비웃던 그 순간 차 문이 열리더니 길쭉한 다리에 고급스러운 검은색 셔츠, 검은색 정장 바지, 넓은 어깨, 꼿꼿한 허리의 기품 있고 배우보다 더 잘 생긴 남자가 내렸으며 신연우가 예측한 대머리 할아버지가 아니라 킹카급의 남자였다. 부태영이 긴 다리로 서아름과 콩이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자 그때 콩이가 신연우와 진철을 가리키며 불만을 토로했다.
  • “아빠, 저 사람들이 아름을 괴롭혔어요!”
  • 남자는 눈썹을 찌푸리며 진철과 신연우를 차갑게 바라보았고 그 눈빛은 마치 뜨거운 물도 얼릴 수 있을 것 같았다.
  • “부, 부 사장님?”
  • 진철과 신연우는 서로 시선을 맞추었다. 서아름의 남편이 부 씨 그룹의 사장 부태영이라니?! 서아름이 비아냥 거리며 말했다.
  • “서아름, 너 우리를 놀리는 거지? 부 사장님은 결혼도 안 했어! 너 꿈 꾸는거 아니야?”
  • 서아름은 쓰레기 남녀에게 복수를 하고 싶었지만 혹시라도 부태영에게 말을 시키면 부정 할까 봐 콩이를 한 손으로 안고 그의 팔짱을 끼면서 화사하게 웃으며 말했다.
  • “여보, 우리 집으로 가자. 저 두 사람 상대하기도 싫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