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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오늘 밤 나랑 같이 있어!

  • “하하! 진짜 문제가 있었어?”
  • 하초희는 반짝이는 눈동자로 남자를 응시한 채, 고개를 갸웃거리며 계속 도발했다.
  • ‘아, 머리 아파! 왜 사람이 겹쳐서 보여?!’
  • 머리가 빠개질 듯한 통증에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삐죽 내밀고 쉴 새 없이 고개를 흔들었다.
  • ‘겁도 없는 애송이!’
  • 남의 방에 허락도 없이 들어온 것도 모자라, 여러 차례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자신을 도발하는 모습에 부태준은 어이가 없었다.
  • 손에 들었던 담배를 비벼 끈 그는 여유롭게 손을 내밀어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고 자세를 낮추었다. 29년을 여자한테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그가 이 앳된 여자한테 반응하게 된 것이다. 부태준도 자신이 약에 취한 게 아닌지 의심할 정도였다.
  • 하지만 체내에서 치솟는 불길을 더는 억누를 수 없었다. 하초희는 순식간에 남자의 품에 안긴 채 소파에 쓰러졌다.
  •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는 네가 한번 시험해 보면 되겠네?”
  • 고개를 숙인 부태준은 뜨거운 입술을 그녀의 새하얀 귓불에 스치며 말했다. 흠칫 몸을 떠는 여자의 민감한 반응을 본 그의 얼굴에 사악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뜨거운 입술이 다시 그녀의 빨간 입술을 덮쳤고, 두 사람의 혀가 뒤엉켰다.
  • 방안에서 두 사람의 거친 숨소리와 야릇한 신음이 울려 퍼졌다.
  • 그의 갑작스러운 키스에 하초희는 모든 사고가 정지된 채, 멍한 표정으로 얼굴을 붉혔다. 여자의 부드럽고 빨간 입술이 불빛에 비쳐 요염하게 빛났다.
  • 참으로 매혹적인 모습이었다!
  • 여자의 은은한 체향이 지속적으로 코끝을 자극하자, 남자는 체내 깊은 곳의 불길과 함께 온몸의 혈액이 하반신으로 쏠렸다.
  • 부태준의 눈빛은 점점 더 어두워졌고, 꼭 가지고야 말겠다는 제왕의 카리스마를 온몸으로 풍겼다.
  • 눈앞의 앳된 여자는 상상 이상으로 매력적이었다!
  • 지금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부태준은 입술로 만족할 리 없었다. 그는 순간 고개를 숙이고 입술을 이동해 그녀의 목덜미를 살짝 깨물었다.
  • “흣!”
  • 뜨거운 전류가 목덜미로부터 대뇌를 거쳐 등까지 퍼졌다. 온몸이 마비된 것 같으면서도 미묘한 느낌이었다.
  • 눈을 동그랗게 뜬 하초희는 입술을 꽉 깨물고 이 낯선 느낌을 어설프게 받아들였다. 얼굴은 이미 잘 익은 토마토처럼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 남자는 그녀의 목덜미를 여기저기 깨물고 감빨며 뜨거운 숨결을 그녀의 보드라운 피부 곳곳에 불어넣었다.
  • “안 돼….”
  • 낯설고 야릇한 느낌에 당황한 하초희가 다급히 제지하려 했지만, 그저 힘없이 나긋나긋한 신음으로 들릴 뿐이었다.
  • 부태준은 다시 힘껏 여자의 목을 감빤 뒤, 드디어 그녀를 놓아주고 몸을 일으켰다. 남자는 마치 다 잡은 사냥감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뜨거우면서도 날카롭게 그녀를 응시했다.
  • 한편 하초희는 온몸을 감싸던 쾌감이 갑자기 사라지자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여자는 마치 사탕을 잃어버린 어린 소녀처럼 원망 가득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
  • 그녀의 촉촉한 눈동자와 열기에 달아오른 볼을 본 부태준의 눈동자도 다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 그는 더는 주저하지 않고 허리를 숙여 그녀를 안아 올렸다.
  • 하초희는 어지러운 머리를 마구 흔들며 숨 가쁜 소리로 소리쳤다.
  • “잠… 잠깐만!”
  • “잠깐만? 또 왜?”
  • 부태준이 입꼬리를 비틀며 계속 침대로 걸어갔다. 남자의 허스키한 음성이 그녀의 마음을 뒤흔들었고 야릇한 자세에 다시 온몸이 달아올랐다.
  • “하!”
  • 하초희는 더는 참지 못하고 그의 목을 끌어안고 그의 목덜미에 얼굴을 비볐다. 남자의 차가운 숨결에 조금 편안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 “시원해!”
  • 그녀의 행동에 부태준도 하마터면 참지 못하고 온몸이 경직됐다. 그는 성큼성큼 침대로 다가가 그녀를 침대에 내팽개쳤다. 하초희는 모이 공중에 붕 뜨는 것을 느끼며 눈앞이 빙빙 돌았다.
  • 남자의 훤칠하고 건장한 몸집이 순간 그녀 위에 올라탔다.
  • “애송이, 그렇게 급해?”
  • 뜨거운 숨결이 곧장 그녀를 덮쳤고 온몸에 전류가 흐르는 느낌이 다시 들었다. 남자의 낮고 부드러운 음성이 고막을 자극하자, 그녀는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 “더워….”
  • 백옥같이 하얀 얼굴이 핑크빛으로 물들었고 긴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하초희는 참을 수 없다는 듯이 옷깃을 잡아 뜯으며 그의 몸에 바싹 밀착했다.
  •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부태준의 눈에 의아함이 스쳤다.
  • ‘약에 취한 건가?’
  • 그의 큰 손바닥이 뜨겁게 달아오른 그녀의 여린 볼을 감싸자, 하초희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그의 손에 얼굴을 비볐다.
  • “시원해. 너무 좋아….”
  • “네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는 알아?”
  • 부태준은 그녀의 턱을 부여잡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하초희는 시원한 느낌이 사라지자 남자의 날카로운 눈빛을 똑바로 마주하며 욕설을 내뱉었다.
  • “알아. 하지만… 오늘 당신이랑 잘 거야. 그런 늙고 병든 할아버지랑 자기 싫어. 변태 같아. 다 죽게 생겨서는… 나한테 아이까지 낳으래. 미친놈! 나는 아기 낳기 싫으니까 그냥 죽어버리라고 해….”
  • ‘애인이 따로 있었어?’
  • 부태준이 그녀의 새빨간 볼을 살기가 번뜩이는 눈으로 내려다보았다. 한참이나 여자를 응시하던 그는 모든 동작을 멈추고 그녀의 몸에서 내려갔다.
  • “가지 마!”
  • 하초희는 그의 옷깃을 잡고 힘껏 잡아당기고 몸을 뒤집어 부태준의 몸에 올라탔다.
  • 입술을 동그랗게 내민 그녀가 남자를 향해 큰소리로 선포했다.
  • “오늘 밤, 내가 당신을 가질 거야!”
  • “난 다른 남자랑 잤던 여자는 싫어!”
  • 부태준이 냉랭한 시선으로 그녀를 응시하며 대꾸했다. 몸은 이미 참기 어려울 정도로 뜨거웠지만, 어쩐지 이유를 알 수 없는 분노가 치밀었다.
  • “다른 남자가 어디 있어! 난… 아직 처음이란 말이야. 왜, 당신도 내가 싫어?”
  • 말을 마친 하초희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부태준은 이마를 잔뜩 찌푸리고 멍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 “난 왜 이렇게 재수가 없는 거야! 비웃음당하는 것도 모자라, 모든 걸 빼앗기고 늙은 영감한테 팔려 가서 애까지 낳으라니! 왜…..”
  • 그녀는 엉엉 흐느끼며 어깨를 들썩였다. 눈물범벅으로 서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를 보고 있자니 부태준은 갑자기 마음이 약해졌다. 그는 입술을 질끈 깨물고 어색한 목소리로 울고 있는 여자를 달랬다.
  • “울지 마. 네가 싫어서 그런 거 아니야!”
  • “진짜?”
  • 순간 울음을 멈춘 하초희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망울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 사랑스러운 모습에 부태준도 저도 모르게 마음이 아파서 부드럽게 대답했다.
  • “진짜야!”
  • “그럼 아저씨가 주도권을 잡을래? 아니면 내가….”
  • 하초희는 순진무구한 미소를 지으며 손으로 그의 가슴을 만졌다.
  • ‘참 시원해!’
  • 그 도발적인 모습에 부태준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 “좀 가만히 있어!”
  • 그가 시뻘게진 눈으로 그녀의 손을 잡으며 소리쳤다. 하지만 하초희는 이내 남자의 손을 뿌리치고 그의 셔츠를 힘껏 잡아당겼다. 단추가 하나둘씩 땅에 떨어지는 광경에 그녀는 알 수 없는 쾌감을 느꼈다.
  • “싫어. 가만히 안 있을 거야! 나도 깨물래!....”
  • 말을 마친 그녀는 진짜 고개를 숙여 그의 몸에 마구 입맞춤했다. 그 아찔한 자극에 부태준은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