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1화 간만에 느껴보는 여유
- “지금 경찰 쪽 수사 결과에 의하면 첫 번째 사건이 일어난 시간이 바로 10년 전이에요. 사망자는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인데 익사한 뒤에 눈알이 파이고 얼굴이 망가졌으며 손가락이 몽땅 잘려 나갔어요. 사건이 일어난 지점은 옥천시고요. 두 번째 사건은 5년 전 송백시에서 일어났어요. 옥천시와 200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이죠. 사망자는 고등학생인데 야간자습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실종됐어요. 그러다가 강가에서 마찬가지로 익사한 시체로 발견됐죠. 하지만 부검한 결과 체내에서 환각제 성분인 바비틴이 발견됐어요. 세 번째 사건은 지난달 동림시에서 일어났어요. 사망자는 선생님인데 주말에 집안 욕조에 익사된 채로 발견됐어요. 체내에 여전히 환각제 성분이 들어있었고 손가락은 몽땅 잘려 나갔으며 눈알도 빠진 상태였어요. 하지만 얼굴을 칼에 베이지 않았죠. 경찰 측에서는 모방범 소행일거라 생각하고 있어요. 범죄 특징상 차이가 있거든요. 네 번째 사건은 이번 주 화요일, 마찬가지로 동림시에서 일어났어요. 사망자는 남성인데 기업 관리인이라고 합니다. 교외 호숫가에서 익사한 상태로 발견되었어요. 마찬가지고 체내에서 환각제 성분이 발견되고 손가락도 몽땅 잘려 나가고, 눈알도 빠지고, 얼굴도 칼에 잔뜩 베였어요. 네 사건의 공통점 모두 목격자가 없고, 현장에 아무런 지문도 발견되지 않고, 범행도구를 남겨뒀다는 점이에요. 범인은 아주 똑똑해요. 익사시키는 방식으로 숱한 증거를 없애버렸죠. 경찰 측에서는 범인이 이미 동림시를 떠났고, 범행 수법이 능숙한 것으로 보아 소시오패스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더군요. 살인도 무작위라 아주 위험한 인물이라고 해요.”
- 모진석이 자세하게 설명했다.
- “CCTV에 수상한 사람이 찍힌 적은 없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