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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감히?!

  • 강우영은 주건후를 바라보았다.
  • “나 강우영은 일처리를 할 때 항상 정정당당하고 절대 권력을 믿고 사람을 괴롭히지 않아. 주건후,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내가 왜 너를 찾아왔는지 얘기해.”
  • 강우영은 말을 하며 주건후의 목을 잡고 있는 손에 살짝 힘을 주었다.
  • 주건후는 그의 손이 목을 점점 조여오는 것 같았다. 이내 강한 질식감을 느낀 그가 다급하게 말했다.
  • “내가 얘기할게! 얘기할게! 내가, 내가 잘못했어. 내가 당신의 부모님과 여동생을 다치게 했어. 내가 잘못했으니 사과할게. 나를 놓아줘, 제발 놓아줘.”
  • “그들을 어떻게 다치게 했는데? 왜 그들을 다치게 했는지 곧이곧대로 전부 다 얘기해.”
  • “나… 나…”
  • 주건후는 더듬거리기만 할 뿐 말을 하지 못했다. 주건후 자신조차 그가 한 짓이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하지만 항상 귀공자 같은 이미지였던 그가 손님들 앞에서 사실을 얘기한다면 자신의 이미지가 망가질 뿐만 아니라 집안 명성도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 당연히 그걸 알고 있는 주정호가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 “강씨 라고 했죠? 강 사장님, 우리 아들하고 어떤 원한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내 생일이에요. 지금 사람을 풀어주면 뭐든 상의할 수 있어요. 내가 약속할게요. 만약 우리 아들이 정말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내가 꼭 당신을 위해 정의를 되찾아 줄게요!”
  • 사람들은 둘째 아들은 저 지경이 되고 큰 아들은 목이 잡혀있는데도 저런 말을 하는 주정호의 넓은 아량에 탄복하며 의논이 분분했다.
  • “주 부총장님은 정말 아량이 넓으시다니까. 나였으면 진작 사람을 불러서 저 놈을 죽여버렸을 거야!”
  • “한 도시의 부총장 자리까지 올라가신 분은 역시 대단해! 이토록 공평하고 공정한 장관님이 계시니 우리가 살기 더 좋아지지 않겠어요?”
  • 심지어 강우영을 향해 큰 소리로 떠들어댔다.
  • “이봐, 주 부총장님께서 이렇게까지 얘기하시는데 주제를 알고 얼른 사람을 풀어줘!”
  • 그들이 어찌 주정호는 단지 이 곳에서 소란이 크게 일면 주씨 가문의 명성과 그의 앞날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까 걱정한다는 걸 알 수 있을까.
  • 비록 오늘 손님들은 대부분 전체적인 실력이 주씨 가문보다 훨씬 못한 사람들이었지만 주씨 가문과 대등한 실력의 강대한 가문도 있었다. 그리고 표운형처럼 주씨 가문마저도 아부하면서 빌붙으려는 큰 인물들도 있었다.
  • 이런 상황에는 일단 상황을 진정시키고 사람들에게 자신의 선비처럼 넓은 아량을 보여줘야 했다. 나중에 사적으로 다시 방법을 강구하여 강우영을 죽이거나 병신으로 만들어서 다시는 부활조차 하지 못하도록 지옥에 처넣을 것이다.
  • 하지만 강우영은 그에게 넘어가지 않고 차갑게 웃었다.
  • “주정호 씨, 주씨 가문에서 온갖 나쁜 짓을 다 했으면서 내가 먼저 도발하려 찾아온 것처럼 말하네요. 허!”
  • 한 손으로 주건후의 목을 움켜쥐고 다른 손으로 주건후의 귀를 잡은 그는 마치 솜사탕을 찢듯이 찢었다.
  • 순간 피가 뚝뚝 흐르고 주건후는 고통에 소리를 질렀다.
  • “말해!”
  • 강우영이 고함을 질렀다.
  • “그래! 내가 말할게! 말하면 되잖아!”
  • 이런 극심한 고통을 도무지 참을 수 없었던 주건후는 타협할 수 밖에 없었다.
  • “내가, 내가 사람을 보내 당신 부모와 여동생을 잡아놓고 그들을 쇠사슬로 묶은 채 집에 감금시켜놨어. 그리고 그들더러 자신의 분뇨 속에서 생활하게 하면서 물과 밥도 먹이지 않고 매일 찾아가서 괴롭혔어. 내가 이렇게 한 건 당신의 아내, 아니, 전처 송지유를 좋아하기 때문이야. 전에 그녀를 처음 본 순간 마음이 움직인 내가…”
  • 주건후는 어떻게 송지유를 유혹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송지유, 고우빈과 담합해서 강우영을 모함했는지, 또 왜 강우영 가족들을 괴롭혔는지에 대한 이유를 곧이곧대로 얘기했다.
  • 송지유 오누이와 송씨 가문 사람들, 주씨 가문 사람들 모두 안색이 점점 일그러졌다. 그들을 바라보는 주변 손님들의 눈빛이 이제는 혐오, 분노, 공포로 완전히 뒤바뀌었기 때문이다.
  • 참지 못하고 강우영을 매섭게 노려보는 그들 눈에는 끝없는 원망이 가득했다. 만약 눈빛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강우영은 이미 수천 수백번을 죽었을 것이다.
  • 강우영은 그들을 완전히 무시하고 계속 주건후를 몰아세웠다.
  • “그리고? 네 부하한테 어떻게 하라고 시켰어? 내 여동생이 왜 입원했어?”
  • “왜냐하면, 왜냐하면 내가 그들에게 당신 부모님이 보는 앞에서 당신 여동생의 살을 도려내라고 했기에 수모를 견디지 못한 당신 여동생이 혀를 깨물고 결국…”
  • 그 말에 주위가 떠들썩해졌다.
  • 앞서 주건후가 말한 일들만 해도 이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충분히 놀라게 만들었는데 사람을 시켜 부모님 앞에서 여동생을 잔혹하게 고문하다니…
  • 어린 여자아이를 그렇게 학대하다니. 짐승들도 이런 짓을 하지 않을 것이다!
  • 순간 사람들은 주정호가 왜 관대한 척 그런 얘기를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진상을 알게 될까 숨기려는 가식적인 행동에 불과했다.
  • 동시에 강우영이 왜 이렇게 하늘을 찌르는 분노를 띈 채 직접 찾아와서 소란을 피우는지 알게 되었다.
  • 이런 일은 처지를 바꿔 생각해 보면 정의감이 흐르는 그 누구라도 절대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
  • 사람들은 강우영에 대한 반감이 사라지고 되려 그에게 공감하거나 심지어 존경심이 생겼다.
  • 바꿔놓고 생각해서 만약 자신의 가족들이 주씨 가문의 괴롭힘을 당했다면 그들은 자신이 아무리 화가 났다 해도 직접 찾아와서 복수를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건 엄청난 용기와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이 필요했다.
  • 반대로 주건후, 심지어 주씨 가문 사람들에 대한 호감도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만약 주씨 가문의 실력이 너무 강해서 건드리지 못하는 것만 아니면 그들을 강우영에게 도움을 보태고 싶다는 마음도 갖고 있었다.
  • 강우영이 주정호를 쳐다보았다.
  • “나에게 정의를 되찾아 주겠다고 했는데 내가 오늘 찾아온 목적이 바로 정의를 되찾기 위한 거예요. 사람들도 보고 있는데 어떻게 할 거예요?”
  • 주정호는 잔뜩 굳은 표정으로 큰 소리로 말했다.
  • “허튼 소리!”
  • 그는 사람들을 향해 마주섰다.
  • “여러분들에게 장담하건대 저의 아들은 절대 그런 일을 한 적이 없습니다! 방금 그 말은 아들이 강씨 이 자의 협박에 어쩔 수 없이 꾸며낸 것입니다. 전부 다 거짓이에요!”
  • 사람들은 그의 말을 시큰둥하게 여기며 믿는 사람이 몇 명 없었다.
  • 그 모습을 본 주정호의 얼굴은 분노로 인해 잔뜩 일그러졌다. 그는 주씨 가문의 명성이 끝장났다는 걸 알고 있었다.
  • 그는 갑자기 강우영을 노려보며 엄숙하게 질문했다.
  • “너 대체 누구야? 왜 수단을 가리지 않고 우리 주씨 가문을 모함하려 하는 거야? 누가 너에게 이렇게 하라고 시켰어?!”
  • 강우영은 차갑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 만약 주정호가 정말 그가 말했던 것처럼 공평하고 공정하고 최대한의 성의를 표시해서 그의 정의를 찾아주려 했다면 강우영은 주건후에게만 복수하고 다른 사람들은 끌어들이지 않을 수도 있었다.
  • 하지만 주정호는 지금 사건의 연유를 알고서도 일말의 죄책감 따위는 없이 되려 비난을 퍼부으면서 그를 궁지로 몰아넣으려 했다. 역시 주씨 가문 인간들은 전부 한통속이었다. 그렇다면 더 얘기할 것도 없었다.
  • “당신이 나의 정의를 되찾아줄 수 없다면 내가 직접 찾을게요! 나는 평생 피는 피로 갚는다는 말을 굳게 믿어왔어요!”
  • 그가 말을 마치자 무서운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넓은 별장 홀 안이 순식간에 얼어붙는 것 같았다.
  • 주정호는 부들부들 떨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 “너, 너 뭐 하려는 거야?”
  • 강우영이 사악하게 웃었다.
  • “오늘은 당신의 생일이자 당신 아들과 나의 전처가 약혼하는 좋은 날이라는데 당연히 제일 좋은 선물을 해야죠. 세가지 경사를 만들어 줄게요.”
  • 말을 하며 손에 힘을 주자 주건후는 순간 숨이 막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랐고 혀도 길게 내밀었다.
  • 강우영이 그의 혀를 움켜쥐었다.
  • “내 여동생이 혀를 깨물고 자결하다가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어요. 그러니 감사의 뜻으로 당신 아들의 혀를 선물할게요.”
  • 그리고 송씨 가문 사람들을 바라봤다.
  • “주정호 씨의 아들, 송지유의 예비신랑, 당신들의 금두꺼비 사위.”
  • 그 말을 들은 송씨 가문 사람들과 주씨 가문 사람들 모두 소름이 끼쳤다.
  • 주정호가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 “너… 안 돼!”
  • 주정호의 큰 형 주정재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서서 성난 목소리로 말했다.
  • “너 감히?!”
  • 강우영은 차갑게 답했다.
  • “내가 왜 감히 못하겠어요?!”
  • 주정재가 외쳤다.
  • “전부 다 들어와!”
  • “촤르륵!”
  • 요란한 발자국 소리가 들리더니 한 무리의 검은 옷 차림의 체형이 건장한 경호원들이 물 밀 듯 밀려들어왔다.
  • 1층에 도착해서 심상치 않다는 걸 발견한 주정재는 바로 연락해서 사람들 불렀다. 비록 시간이 급박하긴 했지만 주씨 가문은 힘이 강대했기에 잠깐 사이에 수백 명이 모였다.
  • 수백 명 전부 실력이 특전사에 뒤지지 않는 고수들이었다.
  • 안으로 들어온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포위망을 형성하여 강우영 일행 세 명을 겹겹이 포위했다.
  • 주정재가 사납게 외쳤다.
  • “오늘 내 조카의 털끝 하나 건드리면 너희 셋은 절대 살아서 나갈 수 없을 줄 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