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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천지개벽!

  • 허둥지둥 고개를 돌린 주건후의 부하들은 순간 깜짝 놀랐다.
  • 엄청난 살기였다!
  • 깡패 출신인 그들은 칼로 사람도 찔러봤고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독한 사람도 봤지만 지금 눈 앞에 있는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살기는 너무나도 공포스러웠다.
  • 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인 거지!?
  • “당신 누구야?”
  • 우두머리가 침을 삼키며 비수를 꼭 움켜쥔 채 강우영에게 칼날을 겨누었다.
  • 강우영은 들리지 않는 것처럼 그들 뒤에 있는 사람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개처럼 묶여 있는 부모님과 이미 인사불성이 된 여동생을 본 순간.
  • 펑!
  • 머리속에서 뭔가 폭발한 것처럼 순식간에 하늘땅이 빙빙 돌았고 몸을 휘청거리다 쓰러질 뻔했다.
  • “연우야! 아버지! 어머니!”
  • 목소리는 갈라졌고 몸은 더욱 세게 떨렸다. 한없이 휘둥그래진 두 눈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눈물은 놀랍게도 빨간색이었다.
  • 성실하고 순박한 부모님은 평생 다른 사람을 건드리는 법이 없었고 괴롭힘을 당해도 대부분 참고 지나갔다. 여동생 연우는 더더욱 순진하고 귀여운 티없이 맑은 아이였다.
  • 그런데 그들이 이 지경이 되도록 수모를 당하다니!
  • 엄연한 다크 나이트의 수장인 그의 부모님이 사람들에게 짐승 취급을 당하며 치욕을 겪은 것이다!
  • 강우영은 뼈가 으스러질 정도로 단단한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 ‘죽여야 해! 이 인간들 전부 죽여야 해!’
  • 강우영의 목소리를 들은 강 어머니는 몸을 떨며 고개를 번쩍 들었다.
  • “아들, 너였구나. 정말 너였구나!”
  • 놀라던 그녀의 표정은 어느새 무한한 감격으로 바뀌었다. 생기라고는 전혀 없던 눈도 환하게 빛났다.
  • 이내 그는 벽을 힘껏 두드렸다.
  • “가! 빨리 가, 얘야!”
  • 생지옥에 있으면서도 그녀는 제일 먼저 강우영의 안위부터 걱정했다.
  • 혹여 나쁜 사람들이 아들을 해치기라도 할까 두려웠던 그녀는 온 힘을 다해 벽을 두드렸다.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랬던 아들이 왔는데도 빨리 도망가게 하려는 것이었다.
  • 사내는 험악한 몰골을 드러내며 비수를 쳐들고 다가왔다.
  • “강우영 맞지? 눈치가 있다면…”
  • 쿵!
  • 살기가 하늘을 찌르는 강우영이 우두머리 사내를 노려보았다. 용솟음치는 분노가 마치 용암처럼 그의 두 눈에서 뿜어져 나왔다.
  • 우두머리 사내는 그의 두 눈에서 시체가 산을 이루고 피가 바다같이 흐르는 모습을 보는 것만 같았다. 지옥에서 온 수천만의 악귀들이 자신을 향해 기어오는 듯한 광경에 우두머리는 순간 놀라서 머리까지 덜덜 떨렸다.
  • 우두머리가 비명소리와 함께 바닥에 쓰러지자 비수가 바닥에 떨어지며 “쨍그랑” 소리를 내었다.
  • “아니, 아니야…” 
  • 그는 놀라서 용서를 빌었다.
  • “뒤져!”
  • 강우영이 날린 주먹에서는 불꽃이 튀는 것만 같았다.
  • “쿵!”
  • 우두머리의 머리가 마치 수박통처럼 산산조각이 났다.
  • “악!!!”
  • 이토록 공포스러운 기세와 주먹을 본 적 없던 두 패거리는 놀라서 처량하게 울부짖었다. 한 사람은 바닥에 주저앉아 대소변을 지리고 있었고 다른 한 사람은 그대로 무릎을 꿇고 이마를 바닥에 찧으며 연신 용서를 구했다.
  •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저희는 강요를 당한 거예요, 다 주건후가 우리에게 시킨 거예요! 그의 아버지는 영남시 부총장이라 거역할 수 없었습니다. 제발 자비를 베풀어 미천한 저희들을 살려주세요! 제발…”
  • “죽어!”
  • 강우영의 손바닥이 마치 커다란 산처럼 날아와 순간 그의 몸을 곤죽으로 만들었다.
  • 그가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사람의 가슴을 짓밟자 가슴팍에 구멍이 뚫렸다.
  • 빠르게 집안으로 걸어간 강우영은 손바닥으로 부모님을 묶고있는 쇠사슬을 쪼개고 맨 손으로 부모님 목에 걸려있는 쇠고리를 끊어 부모님을 구해냈다.
  • 이어 그는 다급하게 피바다에 쓰러져 있는 여동생을 안아들고 청하에게 소리를 질렀다.
  • “부모님 챙겨서 병원으로 가! 빨리!”
  • 수술실 밖, 강우영은 문 위에 켜진 빨간 불을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불안한 마음은 감히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 그때 청하가 걸어왔다.
  • “부모님 몸의 상처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이미 처치도 마쳤어요. 하지만 여동생의 소식을 전해 듣기 전에는 쉬지 않으려고 합니다.”
  • 바로 그때 수술실 문이 열리자 강우영이 다급하게 다가갔다.
  • “의사 선생님, 어때요? 제 여동생은…”
  • “걱정마세요, 아가씨는 괜찮아요. 에휴, 정말 위험했어요. 몇 분만 더 늦었으면 아까운 목숨을 하나 잃을 뻔했어요. 다만…”
  • 이제 막 안도의 숨을 내쉬었던 강우영은 “다만”이라는 말에 다시 한번 움찔했다.
  • “다만 뭡니까?”
  • “아가씨가 어찌나 강직한지 깨문 혀의 상처가 너무 깊어서 흉터가 남을 가능성이 크고 말을 할 때 아마 약간 영향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에휴, 정말… 오빠라는 사람이 어떻게 된 겁니까, 대체 여동생을 어떻게 보호하는 거예요?”
  • “네, 다 오빠인 저의 불찰입니다.”
  • 강우영은 눈시울을 적시며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고개를 떨구었다. 마음속에서는 자책, 고통, 분노가 파도처럼 밀려왔다.
  • 그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부모님이 계신 병실로 걸음을 옮겼다.
  • “우영아, 연우는? 연우 괜찮지?”
  • 강 부모님이 초조한 안색으로 물었다.
  • “괜찮아요, 연우도 괜찮아요.”
  • 강우영은 말을 하며 무릎을 굽히고 두 사람 앞에 꿇어앉아 힘껏 머리를 조아렸다.
  • “아버지, 어머니, 아들이 불효를 저질러서 두 분을 고생시켰습니다!”
  • 목이 꽉 잠긴 그의 눈에서 눈물이 비오 듯 흘러내렸다.
  • 가족들이 이렇게 괴롭힘을 당하는데 자신이 곁에 없으면 다크 나이트의 제왕이 아니라 온 세상을 얻었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 왜, 왜 일찍 집에 돌아오지 않았던 거야!
  • 그는 자기 자신이 너무 미웠다.
  • 아무리 바쁘고 힘들었어도 약간의 시간은 쥐어짜낼 수 있었을 텐데, 대체 왜!
  • 강우영은 이마가 빨개질 정도로 힘껏 머리를 박으며 처절하게 울부짖었다.
  • “얘야, 일어나. 얼른 일어나.”
  • “돌아왔으면 됐어, 네가 돌아왔으면 됐어.”
  • 강 부모님은 눈물을 글썽이며 동시에 손을 내밀고 바닥에 있는 아들을 일으켰다. 세 식구는 부둥켜안고 통곡했다.
  • 한참 뒤 마음이 좀 진정되자 강우영은 부모님더러 쉬게 했다. 그는 부모님이 잠들 때까지 옆을 지키다가 병실 밖으로 나왔다.
  • “제가 이미 사람을 보내서 보스의 본가 현장을 정리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할까요?”
  • 청하가 물었다.
  • 강우영은 병실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깊은 잠에 빠진 여동생을 보고 있었다. 그녀가 피바다에 쓰러져 있던 모습과 흉터가 남아서 말을 하는데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는 의사의 말을 떠올리며 한참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 한참 뒤, 그가 서서히 입을 열었다.
  • “소집명령 발표해서 다크 나이트의 모든 사람들을 전부 소집해. 천지개벽이 뭔지 보여줄 거야!”
  • 사실 다크 나이트의 실력이라면 아무리 주씨 가문의 권력이 세다 해도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일 필요가 없었다.
  • 강우영이 지난 번에 소집명령을 내린 건 2년 전이었다. 외국 군대 조직에 납치된 화국의 출장 사절단을 구할 때였다.
  • 그날 다크 나이트의 삼천 강자들이 전쟁터에 모여들었고 사방이 캄캄해 질 정도로 사람을 죽였는데 그야말로 어둡고 처참했다. 겨우 하룻밤 사이에 중소형 국가급의 군인 조직을 소멸해서 온 세상을 놀라게 만들었다.
  • 그가 이번에 이렇게 한 건 수모를 당한 부모님과 여동생의 정의를 되찾으려는 것 외에 화국의 고위층에게 신호를 주기 위한 것이 더 큰 의미였다.
  • 강우영, 그가 돌아왔다!
  • 다크 나이트가 분노했다!
  • 그가 죽이려고 마음먹은 사람은 하느님이 와도 지켜줄 수가 없다는 걸 말이다!
  • 이 신호를 전달하면 당장 주씨 가문을 상대할 때에도, 나중에 과거의 원한을 청산할 때에도 훨씬 편해지기 때문이다.
  • 청하는 그의 분부대로 다크 나이트 지휘부에 명령을 전달했다. 5분 뒤, 다크 나이트의 전체 인원들이 이 소식을 받았다.
  • 순간 수천 줄기의 살기가 세계 각지에서 하늘로 치솟았다.
  • 모든 사람들은 전혀 망설임없이 하던 일을 멈추고 제일 빠른 속도로 공항으로 향하거나, 전세기 혹은 전용기로 화국으로 향했다. 화국 경내의 가까운 곳에 있었던 사람들은 바로 차를 몰고 다급하게 영남으로 향했다.
  • 국제적으로 각 나라와 조직들이 매우 꺼리는 존재인 다크 나이트의 큰 움직임은 빠르게 여러 세력의 주의력을 끌었다.
  • “세상에, 저 미친놈들이 또 다시 집합한다고? 이번에는 또 누구를 죽이려는 거야?”
  • “테러리스트들이 몰려온다, 방어를 강화해! 방어를 강화해! 밑에 있는 사람들더러 잠을 자지 말고 눈도 깜빡이지 말라 하고 다크 나이트의 사람을 발견하면 바로 보고해!”
  • “빨리, 빨리! 사람을 보내서 다크 나이트 쪽 사람들과 교섭하고 만약 우리를 죽이러 온 거라면 바로 땅을 떼어주고 돈으로 배상해!”
  • 여러 크고 작은 조직들은 흉흉해졌다. 반대로 실력이 강대한 나라들은 이 정도로 당황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정신을 바짝 차릴 수밖에 없었다.
  • 그리고 다크 나이트의 집결지가 화국인 것 같다는 걸 발견하고 순간 긴장을 풀며 환호를 질렀다.
  • “저 인간들이 화국으로 갔으니 재밌는 볼거리가 있겠어.”
  • “어쩌면 화국에서 911보다 더 큰 뉴스가 생길지도 모르겠어, 하하!”
  • “화국은 세계 제2강국이라고 하지 않았어? 저 미친놈들을 어떻게 상대하는지 봐야겠어!”
  • 같은 시간, 이 소식은 “S”급 극비 군사 정보로 표기되어 화국 군부 최고 지휘 센터로 보내졌다.
  • 1호 장관 양진석은 바로 각 고위층에 알려 긴급 회의를 소집했고 5대 전역의 책임자들을 영상통화 방식으로 참여했다.
  • “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누가 얘기 좀 해봐요!! 다크 나이트는 우리 화국과 줄곧 우호적인 관계였는데 대체 무슨 일 때문에 그들이 이토록 큰 움직임을 보이는 겁니까? 그들의 목표는 어디예요?”
  • 양진석이 나지막하게 물었다.
  • 세계 강국의 군부 1호 장관으로서 그는 당연히 다크 나이트가 두렵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크 나이트와 적이 될 생각도 없었다.
  • 이 조직의 비할데 없이 강대한 파괴력 때문만이 아니라 그는 줄곧 다크 나이트가 어두운 곳에 숨겨진 화국의 예리한 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 가족의 칼날은 응당 똑같이 적을 겨눠야만 했다.
  • 때문에 그는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알고 평화적으로 해결하기를 간절히 원했다.
  • 사람들은 침묵했다.
  • 자리에 있는 사람들도 다크 나이트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 있었고 수장이 화국 사람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비록 이 조직에 선과 악이 공존한다고 하지만 화국에 위협이 되는 일은 한 적이 없었다. 도리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화국을 위해 적지 않은 번거로움을 제거해 주었다.
  • 때문에 그들도 똑같이 다크 나이트가 이번에 왜 화국 경내에 모여드는지 너무 의아했다.
  • “탁!”
  • 양진석이 책상을 쾅 내리쳤다.
  • “나에게 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어요?”
  • 그는 군부 3호 장관 유장우를 바라보았다.
  • “유 장관? 다크 나이트의 수장인 밤의 제왕을 만나본 유 장관이 말해 봐.”
  • 생각에 잠겨있던 유장우는 양진석의 질문에 집중한 채 답했다.
  • “다크 나이트는 절대 화국에 불리한 일을 벌이지 않을 거라는 건 제가 장담할 수 있습니다. 제가 2년 전에 사절단으로 출국할 때 마침 그 나라의 군벌 조직이 정변을 일으켜 하마터면 해외에서 목숨을 잃을 뻔했던 일을 기억하십니까? 그때 다크 나이트의 수장인 강우영은 이 일을 알고 다크 나이트의 모든 엘리트들을 소집해서 군벌 조직과 싸움을 벌였고 꼬박 하룻밤을 싸워 군벌 조직을 소멸했습니다. 그 뒤로 감히 화국 사람들을 건드리려는 군벌 조직이 더이상 없었죠. 그때 제가 강우영과 마주 앉아 긴 얘기를 나눈 적 있었는데 그는 애국심이 아주 강하고…”
  • 말을 하던 유장우는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듯  허벅지를 탁 치며 겸연쩍은 표정으로 말했다.
  • “생각났습니다, 그때 강우영은 저에게 국내에 있는 그의 가족들을 돌봐달라 부탁했습니다. 화국으로 돌아온 뒤 확실히 그의 가족들을 몰래 돌봐주었지만 최근 업무가 너무 다망하여 거의 신경을 쓰지 못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강우영이 가족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을 발견한 것이 틀림없습니다. 다 저의 잘못입니다!”
  •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양진석에게 경례를 했다.
  • “양 장관님, 이 일은 저에게 큰 책임이 있으니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제가 지금 바로 영남으로 떠났겠습니다!”
  • 발만 구르면 전체 화국이 움찔할 수 있는 초특급 거물이 바로 영남으로 남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