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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쳐들어가서 죽여!

  • 저녁 무렵, 두 명의 낯선 얼굴이 센트럴 병원을 찾아왔다.
  • 그들의 기세는 병문안을 하러 온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사람을 죽이러 온 것 같았다.
  • 한 명은 키가 2미터는 족히 되고 온 몸에 근육질인 쇠로 만든 사람 같았다.
  • 이 사람은 강우영의 오른팔 중 하나인 동진이었다.
  • 다른 한 사람은 키가 1.5m에 불과하고 왜소한 어린아이 같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에게서 느껴지는 무서운 살기는 저도 모르게 두려움이 느껴졌다.
  • 사실 그녀는 실력이 막강하고 수단이 악랄하며 동진마저도 두려워할 정도였다.
  • 그녀의 이름은 아진이였고 역시나 강우영이 가장 의지하는 사람이었다.
  • 두 사람은 강우영의 소집명령을 받자마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제일 빠른 속도로 달려와서 강우영의 곁을 지켰다.
  • 강우영이 두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간호사 한 명이 걸어왔다. 그녀는 겁에 잔뜩 질린 표정으로 동진과 아진을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강우영에게 휴대폰을 건넸다.
  • “강… 강우영 씨를 찾는 전화입니다.”
  • 강우영은 의아해하며 전화를 받았다.
  • “여보세요?”
  • “강우영 맞지, 나 주건후야! 내 사람을 묻어버리고 내 약혼녀와 처남을 욕보게 했다며? 씨발, 능력이 아주 대단해! 어? 5년을 못 봤다고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왔네! 지금 내가 하는 말 한 글자 한 글자 잘 새겨들어! 오늘 밤 우리 아버지의 60세 환갑에서 나와 지유가 약혼을 할 거야. 아주 기쁜 날이니 내가 자비를 베풀어서 너에게 기회를 한 번 줄게. 기회는 단 한 번이야. 우리 집 문 앞에 와서 바닥에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해. 내가 만족할 정도로 절을 하면 개 같은 너의 목숨은 살려줄게. 아니면 이번에는 사람을 시켜 네 눈 앞에서 네 여동생을 겁탈하고 너와 네 아비어미가 함께 똥오줌을 마시게 할 거야! 배가 터져 죽게 만들 거라고!”
  • 강우영이 손가락에 힘을 주자 핸드폰에서 빠직 소리가 나며 거의 산산조각이 났다.
  • 그는 살기를 넘실거리며 말했다.
  • “좋아, 반드시 시간 맞춰서 갈게.”
  • 주건후가 껄껄 웃었다.
  • “시간 맞춰서 오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아, 맞다. 네가 그때 강제로 덮쳤던 그 여자에 관해 잊고 얘기하지 않은 게 있어. 너는 아직 모르겠지만 그녀가 너를 위해 애새끼 하나 낳았다지? 그녀도 겁탈당하기를 원하지 않으면 이번 기회를 잘 잡는 게 좋을 거야.”
  • 강우영의 머리가 윙윙 울렸다.
  • ‘나에게 아이가 있다고?’
  • 5년 전, 고우빈에게 모함을 당한 강우영은 무고한 여자에게 상처를 주었고 그 일은 계속 그의 마음속 응어리로 남아있었다.
  • 그는 그녀의 미모가 뛰어나고 한창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이였다는 것만 어렴풋하게 떠올랐다. 그녀는 아름다운 인생을 누려야 했다…
  • 그녀는 수도 없이 강우영의 꿈에 나타나 그를 괴롭게 만들었다. 그런 그녀가 그의 아이를 낳았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 겁탈까지 당한 불쌍한 여자가 홀몸으로 죄악의 씨앗인 아이를 낳아 키우고 있을 테니 얼마나 처참하게 살고 있을까!
  • 마음속에서 더욱 미안한 마음이 드는 동시에 강우영은 주건후를 반드시 죽여야겠다는 마음을 더욱 굳혔다.
  • 자신과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그리고 그 모녀를 위해서라도 주건후는 죽어야만 마땅했다.
  • 그는 전화를 끊고 청하에게 말했다.
  • “가장 빠른 속도로 5년 전 나에게 상처받은 그 여자의 모든 것에 대해 빠짐없이 조사해!”
  • 시간이 빠르게 흐르고 눈 깜짝할 사이 어느새 어둠이 내려앉았다.
  • 모진 고초를 겪은 강우영의 가족들은 며칠 동안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던 터라 어둠이 이 도시를 완전히 뒤덮을 때까지도 여전히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 청하가 돌아와서 낮은 소리로 보고했다.
  • “분부하신 그 사람은 아직 소식이 없습니다. 제가 사람들을 더 풀어 조사하라고 했으니 금방 결과가 있을 겁니다. 그리고 저희의 1차 인원들이 이미 도착했습니다. 8명은 부근에 남겨두고 나머지 인원들은 수시로 명령을 따르도록 병원 주변에 배정했습니다. ”
  • 강우영은 고개를 끄덕이고 시간을 확인했다. 어느새 저녁 일곱시였다. 지금쯤이면 주건후 아버지의 환갑연회와 주건후, 송지유의 약혼식이 시작되었을 것이다.
  • 그가 몸을 일으킨 그때 갑자기 강 어머니가 비명을 질렀다.
  • “안돼! 우리 딸을 다치게 하지 마요, 제발 부탁이에요! 그만해요!”
  • 악몽을 꾸는 것이 분명했다. 그녀는 소리를 지르며 허공에 대고 손을 마구 흔들었다. 눈을 감고 있어도 눈물이 흘러내렸다.
  • 강우영의 가슴은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아팠다. 앞으로 걸어간 그는 어머니의 손을 잡았다.
  • “어머니, 괜찮아요. 이제는 다 괜찮아요. 제가 돌아왔으니 두려워하지 말고 주무세요.”
  • 강 어머니는 또 다시 깊은 잠에 빠졌다.
  • 강우영은 눈에 살기를 번뜩이며 강 어머니를 위해 이불을 여며준 뒤 문을 나섰다.
  • “청하야, 내가 떠난 뒤 우리 가족의 안전은 너에게 맡길게. 무관한 사람은 그 누구라도 이 문에 들어서게 해서는 안 돼.”
  • 청하가 공손하게 그에게 약속했다.
  • “보스 가족을 다치게 할 의도를 가진 사람은 그 누구든 저의 시체를 밟고 지나가야 할 겁니다!”
  • “동진아, 개 사슬은 준비가 되었느냐?”
  • “준비됐습니다.”
  • “아주 좋다, 지금 바로 주씨 가문으로 가서 주건후 가족들 앞에서 그의 세치 혀를 뽑아버리고 그를 끌고 가자!”
  • 강우영이 돌아서서 성큼성큼 걸음을 옮기자 동진과 아진은 그림자처럼 그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 세 사람은 동진이 몰고 온 도요타 프라도 차량을 타고 주건후의 큰아버지 집이 있는 임강원 별장 구역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