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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화 그때 이혼하자고 했던 거, 네 뜻이 아니었다고?

  • 멀리 떨어져 선 진우현은 심하연이 비석에 대고 조곤조곤 말하고 있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비록 뭐라고 말하는지 들리지 않았지만 진우현은 그녀의 몸에서 풍겨져 나오는 짙은 슬픔과 절망을 읽어낼 수 있었다. 심하연은 지금 할머니의 부고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의 진우현처럼, 아니, 오히려 그보다 더 심하게 슬퍼하고 있었다.
  • 진우현은 5년 전 할머니가 수술을 받기로 했던 그날, 환각 속에 갇혀 허우적대던 심하연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녀가 할머니를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었는지를 아는 진우현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그는 할머니와의 재회로 심하연이 무너져 내릴까 걱정되기 시작했다.
  • 얼마나 흘렀는지 모를 시간이 지나고 하늘에서 또 다시 우뢰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찬군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봤다. 짙은 색의 구름이 점차 몰려오고 있었다. 미간을 찌푸린 이찬군이 진우현에게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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