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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페이브릿: 넌 내거야

더 페이브릿: 넌 내거야

Delphine

Last update: 2023-04-06

제1화 어지러운 침대

  • “ 우리 이혼해! ”
  • 서도윤은 냉정하게 담배를 재떨이에 끄고 담담히 말했다.
  • 그는 다리를 꼬고는 소파에 느긋이 앉아있으면서 그의 아내 한서희를 보지 않았다. 그녀는 입을 꼭 다물고 창백한 얼굴은 아무런 핏기가 없었다.
  • 서도윤은 아무것도 입지 않은 채 아래는 마음대로 흰색욕의를 입어 섹시하고 건전한 근육은 공기 속에 드러나게 되었다.
  • 억압한 공기 속에는 구역질 나는 냄새가 가득했다...
  • 어지러운 침대 위에 남은 흰색의 정액에서 나온 냄새였다.
  • 하지만 이걸 감당한 여자는 한서희가 아니었다!!
  • 그 여자가 도대체 누군지 서희는 몰랐다. 서희가 서도윤의 사무실에 디저트를 가져다줄 때 구역질이 나는 장면을 목격한 것이었다!
  • “ 어느 여잔데? ”
  • 그를 향해 물어보는 서희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 드디어, 서도윤은 느긋이 눈을 올려 그녀를 보았다. 날카로운 눈썹은 찌푸려져 서희의 태도에 불만이 가득한 듯했다.
  • “ 걔가 누구든 중요하지가 않아, 중요한 건, 우리... 이혼하자고!! ”
  • 종이백을 들고 있던 서희의 손이 약간 굳어졌다.
  • 눈물은 점점 고여 눈에서 일렁거렸다.
  • “ 서도윤, 네 맘속에서 혼인은 대체 뭔데? 난 또 무엇이고? ”
  • “ 한서희, 더는 굴욕을 자초하지 마, 너도 잘 알 거 아니야, 넌 내 맘속에게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우리 서 씨를 위해서가 아니라면 당시에 너와 결혼하지도 않았을 거야! ”
  • 결국, 이 남자가 자신과 결혼한 유일한 이유는 오직 한 씨 집안의 세력으로 서 씨 집안을 도와주려 하였던 것인가?!
  • 그래서, 결혼한 지 이년이나 됐는데 서도윤은 자신의 몸에 손을 댄적도 없었고?! 심지어, 결혼도 비밀리에 치뤘었다.
  • 종이백을 들고 있던 서희의 손이 떨림을 참을 수가 없었고 끝끝내 참지 못하고 눈물이 흘러나왔다...
  • “ 그래! 서도윤, 이혼하고 싶어? 원하는 대로 해 줄게... ”
  • 그녀의 강한 척하는 소리는 아직 떨리고 있었다.
  • 그녀의 단호함에 서도윤은 조금 멍한 듯했지만 곧 섹시한 입꼬리를 가볍게 올렸다.
  • “ 잘했어! 내일 아침 아홉 시, 이혼 공정처에서 만나. ”
  • “ 꼭 갈게!! ”
  • 서희의 처진 손이 점점 주먹을 쥐었다.
  • 다음 순간, 서희는 돌아서더니 결연히 이 더러운 공기가 가득한 휴게실을 떠났다!!
  • 더 있으면 숨이 막혀버릴 듯했다!!
  • 굳게 다친 문 밖의 서희는 눈물이 홍수처럼 왈칵 쏟아져내렸다.
  • 드디어 막힌 엘리베이터 안에서 몸을 움츠리고 버림 당한 아이처럼 소리 내여 통곡하였다.
  • “ 띠리링-- ”
  • 귀를 찌르는 벨소리가 갑자기 엘리베이터 안에서 계속 미친 듯이 울려 서희의 고막을 자극하였다.
  • 원래 아랑곳하지 않으려 했지만 그쪽이 어찌나 끈기가 넘치는지 서희는 끝내 전화를 받았다.
  • “ 서희야, 어디야? ”
  • 그의 매니저 겸 친구 김소아의 전화였다.
  • “ 소아야... ”
  • 서희는 폰을 들고 어린아이처럼 울먹였다.
  • “ 소아야, 도윤이가 나 버렸어, 이번엔 진짜로 나 버렸어, 흐흑... ”
  • 서희의 울먹임에 그쪽의 김소아는 몇 초 동안 침묵을 지켰다.
  • “ 그 돼지도 개도 못한 짐승!!! ”
  • 분노가 섞인 욕설이 폰의 맞은편에서 들려왔다.
  • “ 우리 아기, 울지 마! 내가 진작에 말했었지, 그 새끼는 남자가 아니라고! 넌 진작에 그한테서 벗어나야 했어!! 내 말 잘 들어, 금방 회사에서 통지가 왔는데 지금부터 한 달 동안 일본에서 일하게 될 거야!! 내일 아침 일곱 시 비행기! ”
  • 김소아는 항상 일에 열정이 넘쳤다.
  • “ 소아야, 내일 아홉 시에 이혼 공정하기로 했어. ”
  • 한서희는 소아의 스케줄 배정을 거절하고 싶었다. 지금의 기분으로는 일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 그쪽에서 김소아가 한참 동안 침묵을 하더니 오랜 시간이 지나 말을 꺼냈다.
  • “ 서희야, 잘 생각해봤으면 좋겠어, 이번 일본행, 진짜로 올라갈 수 있는 좋은 기회야! 이 년 동안 계속 서도윤의 좋은 아내로만 보내고 싶었다는 건 나도 알아, 근데 지금 걔가 널 싫어한다잖아, 너를 위해서라도 잘 생각해봐야 하지 않겠어? 그리고, 이혼 공증은 언제 하면 안 된다고. 꼭 내일이어야 해? 너 혼자서 잘 생각해봐! ”
  • ***
  • 열 시, 집에 돌아간 서희를 맞는 것은 방안의 쓸쓸함이었다.
  • 그녀의 남편은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 서희는 재빨리 과일, 음료, 면식들로 냉장고를 채웠다. 서도윤이 평시에 필요하는 것은 하나도 빠진 게 없었다.
  • 주방의 모든 것을 준비해놓고 그녀는 또 위층으로 올라가 그 남자의 피팅룸에 들어갔다.
  • 한 달, 한 달 동안 일본에 가야 하는데 한 달에 그가 입을 모든 옷을 잘 스타일해둬야 한다. 그래야 서희가 없어도 그가 생활에 신경을 더 쓸 필요가 없다.
  • 모든 것을 다 정리하니 서희는 절로 웃음이 나왔다.
  • 자기처럼 부드럽고 현숙한 아내를 서도윤이 안 좋아할 리가 없겠지?! 그러니까, 서도윤은 꼭 기에 차서 한 말이겠지? 진심이 아닐 거야!
  • 서희는 이리 자신을 위로했다.
  • 여기까지 생각하자 그녀는 또 자신의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첨에는 연결이 되지 않았다.
  • 귀 찌르는 벨소리가 침대에서 미친 듯이 구르고 있는 두 사람을 계속 방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