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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우리사이

  • 그는 핸드메이드의 블랙 코트에 클래식 셔츠를 입었다. 옷깃 아래의 세 단추는 자연스레 널려있어 보이는 구릿빛 피부가 그의 섹시한 느낌을 더해주었다.
  • 깊은 블루빛 눈동자를 가진 그는 여유롭게 들어오면서 한 바퀴 둘러보는 것마저 제왕처럼 고귀한 분위기가 넘쳐 나왔다.
  • 의심할바 없이 이런 남자는 천하 만물에 위압을 주려 태어난 것이다.
  • “ 이... 이 남자라니... ”
  • 서희는 참지 못해 소리를 내버렸다. 심장은 북이 치는 것처럼 불안하게 뛰기만 했다.
  • “ 서희야, 뭐라고 중얼대는 거야? ”
  • 김소아는 소리를 낮추어 얼굴색이 불편해 보이는 서희를 향해 물었다.
  • “ 아... 아니야. ”
  • 서희는 눈을 치켜들어 블랙의상의 남성들에게 둘러싸여 들어오는 남자를 경악이 담긴 채 쳐다보았다.
  • 공교롭게도 남자의 눈길도 그녀의 몸에 가버렸다...
  •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
  • 하지만 남자는 한 눈길만 주고는 다시 이곳을 보지 않았다. 그의 눈에는 아무런 흔들림도 보이지 못했고 경악이란 건 더더욱 없었다.
  • “ 차도련 님, 이쪽으로... ”
  • 선샤인의 주최 측 보스가 예의를 한껏 갖추어 차우빈을 향해 다가갔다.
  • 조용하던 자리는 다시 뜨거워졌고 우아한 멜로디가 다시 안을 채웠다.
  • 서희는 와인잔을 들고 구석의 소파에서 멍하니 앉아있었고 김소아는 주위 사람들과 얘기하기에 바빴다.
  • “ 한서희 양, 혹시 차도련 님을 대신하여 춤 한곡을 초대해도 괜찮으실까요? ”
  • 갑자기, 예의 바른 소리가 머리 위에서 울려왔다.
  • 놀란 서희는 머리를 들어 선샤인 강 보스의 야무진 웃음과 마주쳤다.
  • 강보 스는 웃으며 서희 맞은편을 가리켰다.
  • 그가 가리킨 곳으로 시선을 향한 서희는 더 놀랐다.
  • 맞은편의 남자는 다름이 아님 신비로운 차도련님이였다!!
  • 그는 이곳의 서희를 보지도 않은 채 옆의 귀부인과 귀속말을 하고 있었다. 입가에는 여유롭고 매혹적인 웃음이 걸려있었다.
  • “ 한서희 양, 이 기회를 꼭 잡아야 해요, 이런 일은 단 한 번만... ”
  • 강보 스는 ‘ 착한 ’ 웃음을 보이며 서희를 쳐다보았다.
  • 서희는 끝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는 이 기회를 잡고 싶은 것이 아니라 많은 의문들의 답을 찾고 싶어서였다.
  • 낭만 가득한 음악이 울려 퍼졌다.
  • 예쁜 두 사람은 우아한 몸짓으로 화려한 무도장으로 들어가 음악에 맞춰 춤을 펼쳤다.
  • 무도장밖에는 부러운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사람들과 믿기지 않는 기색을 띤 김소아가 있었다
  • “ 차... 우빈? ”
  • 드디어 서희는 조심스레 같이 춤을 추고 있는 남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 “ 내 이름을 이렇게 부르는 사람은 이 세상에... 너 하나뿐이야!! ”
  • 바다 같은 눈동자에는 알지 못할 기색이 감추어져 있었다. 그는 물보다 맑은 서희의 눈동자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 매혹적인 웃음을 띤 입가가 위협적으로 느껴져 서희는 떨림을 참지 못했다.
  • “ 죄송합니다. ”
  • 그녀는 가볍게 사과하였다.
  • 조금 멈칫한 후 다시 남자를 바라보았다.
  • “ 차도련 님, 저희 혹시... 어디서 만난 적이 있나요? ”
  • 차우빈의 예쁜 위험한 눈을 가늘게 떴다. 그는 차갑게 서희를 쳐다보며 입을 굳게 다물고 말을 하지 않았다.
  • “ 설마 진짜로 꿈을 꾼 건가... ”
  • 그가 답이 없자 서희는 이상하게 느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 “ 나이트클럽! ”
  • 갑자기 차우빈이 소리를 내여 그녀의 의문을 답해줬다.
  • “ 우리 나이트클럽에서 만났었어! ”
  • 경고하듯 그녀의 얇은 허리를 잡더니 연약한 몸이 자신의 차가운 몸과 맞대어 붙게 하였다.
  • 서희의 입술이 살짝 벌리더니 그를 경악스럽게 쳐다보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얼굴을 붉히며 사과를 하였다.
  • “ 죄... 죄송해요, 제가 그때 취해버려서, 당신을 착각해버렸어요... ”
  • “ 제비로!! ”
  • 차우빈은 차갑게 두 글자를 내뱉었다.
  • “ 죄... 죄송합니다... ”
  • 세상에! 술에 취해서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차 씨 도련님을 나이트클럽의 제비로 착각했다니?!
  • “ 그날 제가 너무 많이 마셨나 봐요! 너무 죄송해요, 차도련 님, 신경 쓰지 마셨으면 좋겠어요. ”
  • 서희는 얼굴이 빨개져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당장 들어갈 기세였다!
  • “ 신경은 안 쓰는데, 다만... 그날 밤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는 일들이 너무 많이 벌어져서... ”
  • 차우빈은 긴 팔로 서희를 잡아당기더니 그의 부드러운 가슴을 자신의 몸으로 붙여왔다. 그는 섹시하게 웃어 보이더니 차가운 입술을 서희의 민감한 귀가에 대여 애매하게 속삭였다.
  • “ 아직 결혼도 안 한 여자들과 비하면 네가 훨씬 낮네. ”
  • “ 당신... ”
  • 서희의 얼굴은 그의 애매한 말투에 당황하여 빨갛게 달아올랐다. 부드러운 몸이 조금씩 움직이며 이 위험한 남자와 거리를 두려 했다.
  • “ 차도련 님, 그날 밤은 제 잘못이 먼저였어요, 마음에 두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둘이서 만나지 않았던 것처럼! ”
  • “ 그래서, 우리 사이가... 원나잇이라는 거야? ”
  • “ ... ”
  • 서희는 입술을 깨물며 말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