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 서재에 추가하기

이전 화 다음 화

제2화 비천한 여자

  • 여자애는 남자의 몸위에서 섹시한 몸을 움직이며 방탕한 소리를 냈다.
  • “ 도윤아, 벨소리가 너무 흥을 깨잖아!! ”
  • “ 가서 폰 좀 가져와봐, 전원을 꺼놓아야지! ”
  • 서도윤은 그녀의 동그란 엉덩이를 툭툭 쳐보았다.
  • “ 응... ”
  • 여자애는 흥이 깨진채 그의 몸위에서 내려와서는 까치발을 하고 소파위의 폰을 주으러갔다. 한참 지나더니 갑자기 교태를 부리며 웃는 그녀였다.
  • “ 어떻하지? 어린 아내분께서 걸려온 전화네 ”
  • 얼굴색이 돌변한 서도윤은 그 와중에도 그녀의 표현을 정정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 “ 전처!! ”
  • 그녀는 웃기만 했다.
  • “ 그럼 꺼놓을가? ”
  • “ 됐어! 그냥 네가 대신 받아줘! ”
  • “ 내가? ”
  • 그녀는 약간 멍해졌다.
  • “ 왜? 네 목소리를 알아듣을 가봐 걱정이라도 하는 거야? ”
  • 서도윤은 사악한 웃음을 내보이며 그를 흘겨보았다.
  • 그러자 살포시 웃는 여자애였다.
  • “ 어차피 언젠가는 알게 될 일인데! ”
  • 말하는 사이에 그녀는 이미 전화를 연결하고 길고 하얀 다리를 뽐내며 침대위의 남자에게로 다가갔다.
  • “ 여보세요! ”
  • 부드러운 여성 목소리가 폰 너머로 들려왔다. 이어 애매한 신음소리가 들려오더니 그녀는 아무런 꺼림이 없이 서도윤의 단단한 허리에 앉아버렸다.
  • “ 아... ”
  • 교태넘치는 신음소리가 폰을 넘어 서희의 귀막을 뚫어 핏기가 사라진 그의 얼굴을 순간 타오르게 했다.
  • “ 저... 저 서도윤 찾는데요... ”
  • 그녀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폰을 잡고 있는 작은 손도 격렬한 떨림을 멈출 수가 없었다.
  • “ 도윤이가 좀 많이 바빠서요! 무슨 일이라도 있으면 저한테 말해요! 제가 도윤이의 약혼자거든요... ”
  • “ 아...도윤아, 좀 느려줘, 느리게...흐흣... ”
  • 남자의 가쁜 숨소리가 여자의 방울 같은 웃음소리에 섞여 아무런 가림이 없이 폰을 넘어와 서희의 귀 막을 세게 때렸다.
  • 마음은 이미 뼈를 때리는 고통으로 가득찼다!
  • ‘ 약혼자 ’ ? 이혼도 아직 하지 않았는데 그쪽에서는 준비된 아내도 이미 찾아놓았단 말인가?
  • 서희는 깊은 숨을 들이키며 울음을 가까스로 삼켰다.
  • “ 부탁인데 서도윤한테 알려주세요. 내일 이혼공증처에 못 간다고... ”
  • 서희는 거의 온 힘을 다해 이 한마디를 다하고 그쪽에서 답을 주기전에 먼저 연결을 끊어버렸다.
  • 눈물은 끊어지지가 않을듯 흘러내렸다. 연약한 몸은 절망속에서 차가운 바닥에 떨어지더니 갑자기 얼굴을 파묻히며 무너질듯이 통곡하였다.
  • 서도윤, 내가 도대체 무엇을 잘 못해서 나를 이리 대하는 거야!! 나는 온 힘을 다해서 널 사랑하고 있는데 너는? 다만 일초만이라도 내가 너에 대한 집착에 마음이 아팠던 적이 있었어?!!
  • ******
  • 밤, 두시.
  • 문 여는 소리를 듣자 소파에 멍하니 앉아있던 서희의 몸이 0.5초 굳어졌다.
  • 그러나 급히 억지스런 웃음을 내보이더니 신을 신지도 않은 채 맨발로 다가가며 문앞의 남자를 반겼다.
  • “ 도윤아, 돌아왔어!! ”
  • 물기가 담긴 그녀의 눈에는 아내의 영리함과 옅은 기쁨이 넘쳤다.
  • 그녀는 그가 다시 돌아올것이라는 생각을 못했다! 그녀는 그가 마지막 밤 조차도 만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할줄 알았던 것이다.
  • 하지만 그는 돌아온것이다! !
  • 서도윤은 한서희의 기쁨을 본 순간 차가운 눈빛이 조금 멍해지더니 바로 눈을 찌프리며 그녀의 열정을 개의치도 않은 채 신을 바꾸며 안으로 들어갔다.
  • “ 한서희, 내일에는 꼭 이혼을 끝내야 해!! ”
  • 창백한 얼굴에 그려있던 한서희의 웃음이 굳어버렸다.
  • 한참 지나서야 낮은 소리가 그녀의 입에서 새여나왔다.
  • “ 내일에는 내가 시간이 안돼... ”
  • 서도윤이 돌아서 냉정한 눈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곧 비웃듯 냉소하며 소리를 냈다.
  • “ 한서희, 난 이미 네가 시원스럽게 이혼을 해줄 것이라고는 생각도 안 했어!! ”
  • 서희는 깊은 숨을 들이쉬며 차오르는 눈물을 기꺼이 참아내고는 예쁜 입술사이로 억지스런 웃음을 꺼냈다.
  • “ 도윤아, 우리 먼저 이 얘긴 그만두자, 응? ”
  • 그녀는 승인할수 밖에 없었다. 아직 시원하게 끝낼수가 없다는 것을!
  • 서도윤은 혐오스럽게 앞의 여자를 쳐다보며 한발한발 서희를 향해 다가갔다.
  • 길다란 손가락이 그녀의 창백한 턱을 단단히 잡아쥐였다. 그 센 힘은 심지어 서희더러 아픔에 눈썹을 찌프리게 했다.
  • 차가운 말이 비웃듯 그의 얇은 입술에서 나왔다.
  • “ 한서희, 설마 금방 전화에서 들은 장면을 잊지는 않았겠지? 아님 완전히 무시를 할수 있는 건가? 한 여자로서 이 정도로까지 비천할수 있다니, 기본적인 존엄도 버릴수가 있다니, 참 가소롭고도 비참하네!! ”
  • 서도윤의 각박한 말은 마치 한 쌍의 검처럼 거침없이 그녀의 심장을 찔러 바로 피가 흘려내렸다.
  • 연약한 어깨는 아픔에 인해 떨림을 멈출수가 없었다.
  • “ 한서희, 넌 아직도 나 서도윤의 사랑을 갈망하는 거니? 내가 다시 한번 말해줄게, 난 널 사랑하지 않아!! 예전이든 지금이든 아님 미래든, 널 사랑할수가 없어!! ”
  • “ 단지... 널 역겨워할뿐!! ”
  • 끝내, 눈물은 참을수가 없는듯 흘러내렸다.
  • 하지만 눈길도 주지 않고 돌아서 올라가는 서도윤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