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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날 따라와

  • 차우빈은 고개를 돌려 눈을 가늘게 떨고 그를 쳐다보았다. 눈에는 위험한 기색을 띠며 차갑게 웃었다.
  • “ 한서희, 넌 도대체 네가 지금 얼마나 못 생겼는지 알기나 하는 거야?! ”
  • “ 너... ”
  • 한서희는 화가 치밀었다.
  • 이 남자 너무 예의가 없는 거 아니여? 아님, 둘의 관계가 많이 익숙한 건가?
  • 차우빈은 게으르게 몸을 뒤로 가누더니 눈을 감고 옆의 여자를 관두고만 있었다.
  • “ 우리 지금 어디 가는 거야? ”
  • 드디어, 기분이 약간 가라앉자 서희는 그제야 관건적인 문제를 의식했다.
  • “ 일 좀 하려. ”
  • 차우빈은 차갑게 말을 이었다.
  • “ 나 데리고 가는 거야? ”
  • 서희는 의심스레 무표정한 차우빈을 바라보았다.
  • 드디어 차우빈은 느긋하게 눈을 떴다.
  • “ 넌 차 안에서 기다려. ”
  • “ 응... ”
  • 서희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갑자기 뭔가 문제가 생긴 듯 말했다.
  • “ 그, 차도련 님, 나... 나 여기서 내릴게! ”
  • 차우빈의 요염한 눈길은 다시 그녀를 향했다.
  • 갑자기 팔을 벌리더니 큰 손을 서희의 부은 얼굴을 붙잡으며 차가운 손가락으로 세게 비벼줬다.
  • “아파... 아파... ”
  • 서희는 아픔에 소리를 질러 눈물이 또다시 흘러나올 뻔 하였다.
  • “ 차우빈, 뭐 하는 거야!! ”
  • 서희는 화가 나서 그의 손을 밀어버리려 했지만 차우빈의 큰 손은 그녀의 얇은 목을 붙잡고 움직이지 않았다.
  • 유혹적인 눈빛은 냉랭하게 그녈 을 바라보았다.
  • “ 고작 이것 때문에 아파하는 거야? ”
  • “ 너 대체 뭐하고 싶은 거야? ”
  • 서희는 그의 매 한마디, 매 동작을 전혀 짐작할 수 없었다.
  • 첫눈에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 “ 네가 서도윤과 섹스 하 여자를 알게 될 때는 더 아파할 거야... ”
  • 차우빈은 심오스럽게 말을 하였다. 두 눈 속에는 짐작하지 못할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 “ 너... 서도윤 알아? 그 여자는 누군데, 아는 거야? ”
  • 서희는 놀라서 그를 쳐다보았다.
  • “ 아쉽네. ”
  • 그는 차갑고 소름 끼치게 웃었다.
  • “ 어쩌다 알게 됐어, 그리고... 잘 알지. ”
  • 서희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다.
  • “ 그... 그럼 우리 사이에 일도... 도윤이한테 알려줬어? ”
  • 차우빈의 매력적인 입술은 냉정하게 기울어져 조롱하는 듯하였다.
  • “ 나 차우빈의 일인데 서도윤이 무슨 자격으로? ”
  • “ 너... ”
  • 서희는 그의 오만한 태도를 싫어하지만 그의 오만함 때문에 남편이 그날 밤에 벌어진 일을 알 수 없었기에 다행스레 느끼기도 하였다.
  • 그날 밤의 모든 일을 생각할 때마다 서희는 속으로 자신을 욕했다. 남편의 바람에 분노하는 동시에 자신도 같은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취하긴 했지만 이건 실신의 핑계가 아니었다.
  • “ 그럼 너도 그 여자를 아는 거야? ”
  • 차우빈을 바라보는 서희의 창백한 얼굴은 긴장이 가듯 했다.
  • “ 넌 그 여자한테 정말 흥취가 많이 가나 보네. ”
  • 차우빈은 그의 얼굴을 받쳐 들고 의미심장한 듯 요염스레 웃으며 얇은 입술을 문질렀다.
  • “ 근데 난 내 여자가 다른 남자한테 관심 보이는 걸 싫어하거든!! ”
  • 그의 웃음은 서희더러 모골이 송연해져 떨림을 참지 못하게 하였다.
  • 물기가 어린 눈에는 당황한 기색이 어려있었고 자신을 붙잡고 있는 그의 손바닥을 밀어버리려 하였다.
  • “ 차우빈, 난 이 여자가 아니야!! 유부녀거든!! 남편이 있는 사람이라고! 그리고, 그 남자도 무슨 다른 남자가 아니라, 내 남편이라고!! ”
  • “ 응? 그래서? ”
  • 차우빈은 매혹적으로 웃으며 자신이 넘쳤다.
  • “ 한서희 양도 언젠가는 바람을 피울 것이 아닌가? ”
  • “ 너... 차도련 님, 자부심이 넘치지 생각하지 않나요? ”
  • 서희는 이 남자가 말투부터 행위까지, 속으로부터 밖까지 여자더러 미치게 할 자본이 있다고 승인하지만 그는 포함하진 않았다!
  • 차우빈은 예쁜 눈썹을 치켜들 뿐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
  • 마치 모든 것이 다 그의 손바닥 안에 장악돼있는 것처럼 말이다.
  • *****
  • 차는 편벽한 공장에서 멈췄다.
  • “ 차도련 님, 도착했습니다. ”
  • 부좌석에 있는 블랙의상의 남자가 소리를 냈다.
  • “ 응... ”
  • 차우빈의 담담하게 답했다.
  • “ 너넨 내려가서 기다려! ”
  • “ 네! ”
  • “ 차 안에는 서희와 차우빈 둘만 남았다. ”
  • 창문의 커튼을 내리자 두 사람은 철저히 외계에서 격리되었다.
  • 서희는 옆의 남자를 보며 방비의 태도를 보였다.
  • “ 차... 차우빈, 뭐 하려 하는 거야? ”
  • 차우빈은 눈을 게슴츠레 뜨며 그를 쳐다보았다.
  • “ 너랑 섹스하고 죽이려고. ”
  • 이 몇 글자가 장난을 섞인 채 얇은 입술에서 뱉어 나왔다.
  • “ 너... ”
  • 그의 말을 듣자 서희의 빨간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당황한 기색이 여린 서희는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났다.
  • “ 너... 너 맘대로 하지 마! 사람 죽이는 건 위법이야!! ”
  • 차우빈은 웃어대면서 고개를 떨구어 정교한 신식 권총을 다루고 있었다.
  • “ 니 뜻은... 섹스하는 건 된다는 거네? ”
  • 차우빈은 약실을 채우며 물었다. 서희를 바라보는 차우빈은 여전히 차가운 웃음을 띠고 있었다.
  • 차우빈이 들고 있는 총을 바라보는 공포에 빠진 서희는 머릿속이 순간 하얘졌다.
  • 총은 많이 봤었는데 모두 단순한 도구용이었었다!! 하지 마, 차우빈 손에 든 이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