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4화 불길로 날아드는 불나방처럼
- 김소율은 울면서도 말을 멈추지 않았다.
- “ 저 사람 좋아하는 거죠? 저 사람 좋아하는 거 맞죠? 그런 거죠? ”
- 김소율의 말에 은별은 그대로 굳었다. ‘저 사람하고는 입을 맞췄으면서 왜 나는 안되는 건데’라는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설마 아까 자신이 정신을 잃고 쓰러졌을 때 있었던 일인가? 은별은 똑같이 경악한 기색의 수진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돌아보고는 낯빛이 좋지 못한 최성준을 보았다. 맞은편에 있는 두 사람은 그 일로 싸우는 게 분명했다. 최성준의 짙은 잿빛의 눈동자가 김소율을 노려보고 있었다. 마차 당장이라도 불을 뿜어낼 듯 화난 기색이었다. 그는 돌연 손을 뻗어 김소율의 목을 감싸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고는 곧바로 물러났다. 미련 없다는 듯이 무감각한 얼굴로. 차가운 눈동자에는 그 어떤 파문도 일지 않았다. 최성준이 고저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