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화 내가 왜 널 도와줘야 돼?
- 화장실에서 서희는 안남석 손이 잡았던 자기 손을 빡빡 씻어냈다. 어지로 운 머릿속에 차우빈과 한서연이 키스하는 장면이 끊임없이 맴돌았다. 그는 모든 여자에게 다 다정한 건가? 포옹하고 껴안고 키스하고 그리고... 지금 이런 거 생각할 때가 아닌 걸 알지만 서희도 어쩔 수가 없었다. 서희는 정신 차리려는 듯 손에 물을 묻혀 자기 이마를 톡톡 쳤다. 그녀는 거울 속에 창백하고 초라한 자기 얼굴을 보며 씁쓸하게 웃었다.
- “ 한서희, 이번에 너 진짜 끝났어... ”
- 안남석을 건드렸으니 회사에서 매장당하는 건 물론이고 소아도 어쩌지 못할 것이다. 서희는 화장실을 나오다 긴 복도에서 차가운 벽에 등을 기댄 채 담배를 피우고 있는 차우빈이 눈에 들어왔다. 잠깐 정신이 멍해졌지만 이내 모른 척 가려는 찰나 차우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