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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다시 만남

  • “ 서희야, 대체 어디 있는 거야? ”
  • 김소아의 인내심은 한서희때문에 거의 바닥을 드러냈다.
  • “ 벌써 몇 시인지 알아?! ”
  • “ 미안! 미안해... ”
  • 한서희는 연달아 사과를 하였다.
  • “ 나 곧 돌아갈게! 빨리... ”
  • 서희는 통화하며 급하게 씻기 시작하였다.
  • 그쪽의 김소아는 화를 조금 가라앉힌 듯했다.
  • “ 너 지금 어디야? 차 보내서 데리러 갈게. ”
  • “ 나... 나 지금... ”
  • 서희는 낯설지만 지극히 사치스러운 이 스위트 룸을 둘러보더니 갑자기 멍해졌다.
  • 자기가 어떻게 이런 곳에? 그리고 여긴 어디지? 어제저녁에 설마...
  • 꿈이 아녔던가?!!
  • “ 서희야? ”
  • “ 응... ”
  • 갑자기 정신을 차린 서희는 얼굴색이 하얘졌다.
  • “ 그... 소아야, 나 데리러 오지 마, 나 혼자서 택시 타고 갈게! ”
  • “ 하지만... ”
  • 그래도 김소아는 마음이 놓이지가 않았다.
  • “ 맘 편히 놓아! 여기 일본이잖아, 날 알아보는 사람도 없을 거야! ”
  • 아마 국내에서도 평범한 삼류배우인 한서희를 알아보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 “ 그래 그럼! ”
  • 김소아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 “ 오는 길에 혼자서 조심하고. ”
  • “ 응, 알겠어... ”
  • 한서희는 한숨을 내뱉었다. 만약에 어제 나이트클럽에 들어가 술에 취해 낯선 남자와 친밀한 행동을 해버린 것을 김소아가 알게 된다면...
  • 세상에! 김소아의 화끈한 성격을 보아서는 자신에게 욕을 퍼부었을 것이 뻔했다.
  • ***
  • 일본에서 거의 보름 동안 바쁘게 보냈다.
  • 어느 날, 오후 네시, 드물게도 앞당겨 퇴근하는 날이었다.
  • 서희가 메이크업 룸에서 자신의 메이크업 백을 정리하고 있는데 갑자기 드레스 몇 벌을 가지고 들어오는 김소아와 코디 정이를 발견하였다.
  • “ 서희야, 선샤인에서 협찬해준 드레스들이야, 다 입어보고 제일 맞는 드레스 두 벌 골라봐. ”
  • 서희는 의문스러운 눈길로 김소아를 쳐다보았다.
  • “ 오늘 스케줄은 이미 다 끝난 거 아니었어? 이건... ”
  • “ 응! 스케줄은 끝났는데... ”
  • 김소아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 “ 서희야, 너 이번에 진짜 대박이다!! 금방 선샤인 보스께서 직접 전화를 해서 너더러 오늘의 중요한 파티 연회를 참석하라는 거야! ”
  • 서희는 의문스레 눈을 깜박이며 의혹을 표시하였다.
  • 사실 국내에 있을 때부터 김소아는 줄곧 서희더러 연회에 참석하라는 전화를 많이 받곤 했지만 출석 비용이 상당히 높음에도 불구하고 김소아는 항상 일일이 거절하곤 하였다.
  • 하지만 이번에는, 완전히 달랐다!
  • “ 사실, 요즘에 네 상태도 별로 좋지 않아서 거절하려 했는데 주최 측에서 귀한 분이 오신대, 그래서 네가 어떤 생각을 하든 이번 연회는 꼭 참석해야 해!! ”
  • “ 귀한 분? ”
  • 서희는 눈썹을 찌푸렸다.
  • “ 차도련 님!! ”
  • “ 차도련 님?? ”
  • 차 씨 첫째 도련님, 상류사회에서 활동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사람이었다.
  • 일본 마피아 조직 차 씨의 도련님, 신비롭고 거대한 사회적 배경을 가졌고 그의 재단은 서비스업부터 통신산업, 심지어 오늘의 영화산업까지 그의 휘황스러운 발자취를 남겼다. 정치계에서는 더욱 지배력이 엄청났다.
  • 소문에 의하면 그는 미혹적이면서도 엄청 잔인한 사람이다.
  • 소문에 의하면 그의 분노는 아시아를 떨게 한다. 하지만 그는 화를 낸 적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 바로 이 헤아릴 수가 없는 남자가 아시아를 넘어 세상을 가볍게 손바닥에 거머쥘 수 있는 것이다.
  • 하지만 그의 출신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이 없었다. 사람들이 아는 것은 오로지 그가 화교고 삼분의 일의 영국 귀족 혈통을 가지고 있으며 지금은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것뿐이다.
  • 듣기로는 젊은 차도련 님께서 귀국 발전의 계획이 있다고 하기에 많은 국내 배우 가수들은 분분히 그에게 다가가려 노력하고 있다. 심지어 김소아도 서희가 이 좋은 기회를 잡았으면 했다.
  • “ 빨리 옷 갈아입으러 가! ”
  • 서희의 머뭇거림을 본 김소아는 어서 그녀를 재촉하였다.
  • “ 서희야, 이 일이 되거나 안되거나 차도련 님의 도움을 받을 수만 있다면, 아니, 아는 사이만 되더라도 너에게 더 넓은 길을 개척해줄 수 있을 거야, 이건 승인해야 해! ”
  • 김소아의 말은 틀린 곳이 없었다! 그래서, 거절할 이유도 없었다.
  • ********
  • 연회는 금란의 로비에서 열렸다.
  • 초대된 귀객들은 극히 적었다. 한눈에 봐서는 스무 명도 안됐다.
  • 인원수에 비해서 실내에는 휘황찬란하고 틈 잡을 곳이 없었다.
  • 우아한 바이올린 소리가 귀가에 울리면서 은은히 맴돌고 있었다. 모든 사람들은 이 분위기에 취해 헤어 나오지 못했다.
  • “ 차도련 님께서 오셨어... ”
  • 갑자기, 사람 무리들 속에서 작은 환호소리가 들려왔다.
  • 모든 사람은 저도 모르게 점점 열리는 금란 문으로 향했다. 모두 경악과 놀람을 금치 못했다.
  • 서희는 그 매혹적인 얼굴을 보자마자 완전히 굳어버렸다.
  • 그... 그 사람? 그, 꿈속에서 걸어 나온 그 남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