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 서재에 추가하기

이전 화 다음 화

제1504화 그녀의 편에 선 사람들

  • [그제야 저는 깨달았습니다. 소원이가 서씨 가문에서 보낸 그 시간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를… 제가 아이를 찾았을 때의 모습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바람이 스치기만 해도 쓰러질 것처럼 앙상하게 야위어 있었으며 얼굴은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습니다. 분명 오랫동안 제대로 된 끼니를 챙기지 못했기 때문이겠죠. 그 아이의 손을 보면서 저는 가슴이 찢어졌습니다. 거친 굳은살로 가득했거든요. 하루도 쉬지 못하고 고된 노동을 해온 흔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제 마음을 아프게 한 건… 아이의 온몸에 남아있는 푸른 멍과 상처들이었습니다. 낫기도 전에 또 새로운 상처가 덧대어진 흔적들… 그렇게 참담한 모습을 보고서야 모든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는 배고픔에 시달리고, 잠조차 편히 자지 못했으며, 학교는커녕 하루 종일 가축처럼 일만 하며 살아왔다는 것을. 그토록 순순히 시키는 대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씨 가문의 그 두 사람에게 온갖 핑계를 뒤집어쓰고 모진 구타를 당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 세월 동안 제가 보낸 돈은 전부 서문영이 도박으로 날렸습니다. 소원이에게는 한 푼도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강소원을 보내주지 않으려 했던 건, 이런 일들이 들통날까 봐 두려웠고 소원이를 계속 돈을 뜯어내는 수단으로 이용하고 싶어서였겠죠.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소원이가 모든 걸 잃고 갈 곳 없이 곤란해졌을 때도 그들이 받아주지 않았다는 겁니다. 돈을 뜯어낼 수 있는 수단인데도 포기한 이유가… 다름 아닌 강씨 가문 때문이었습니다. 강씨 가문은 소원이가 쫓겨나면 갈 곳이 없을 거라 예상하고는, 아예 죽게 만들겠다는 속셈으로 서씨 가문에 거액을 주면서 소원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게 했던 겁니다. 물론, 이 일은 강씨 가문이 이미 사라진 후라 증명할 길은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하는 말이 사실인지 확인하고자 한다면 서씨 가문의 계좌 내역을 살펴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 후, 저는 소원이를 데리고 해외로 떠났습니다. 그동안 모든 진실을 그녀에게 알려주고 싶었지만, 너무나도 가혹한 현실이라 생각되어 그녀가 더 이상 아픔을 겪지 않도록 이 일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소원이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하고 굳건했습니다. 그런 대우를 받고도 서씨 가문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갖기는 누구라도 힘들었을 테니, 그녀가 마음 한편으로는 서씨 가문을 원망할 것이라 짐작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소원이는 서씨 가문과의 인연을 완전히 끊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능력으로 수입이 생기자 여러 차례 서씨 가문에 도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한때 제가 그녀에게 물었습니다. 은혜를 원수로 갚는 사람들에게 왜 굳이 베풀려고 하냐고요. 그녀는 담담하게 대답했습니다. 서씨 가문이 자신을 어떻게 대했든, 한 끼 밥이라도 주어 살아남게 해준 그 은혜만큼은 부정할 수 없다고요. 그래서 보답할 것은 했고, 이제는 마음의 평안도 찾았으니 서씨 가문에 더 이상 빚진 것도 없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정말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더욱더 진실을 알려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만약 그녀가 진실을 알게 된다면 얼마나 마음이 아플지, 상상조차 하기 싫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이렇게까지 악화하였습니다. 서문영과 이수지는 소원이가 성공해서 유명해지자, 이제 와서 그녀에게 빌붙어 돈을 뜯어내려고 온갖 핑계를 대며 괴롭히고 있습니다. 그녀는 괴로워하면서도 일이 커지는 걸 바라지 않아 계속 참아왔습니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은 오히려 상황을 뒤집어 그녀를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파렴치한 행동을 보며, 저는 이들이 과연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양심도, 염치도 없는 사람들이라고 밖에 할 말이 없네요. 도저히 이 분노를 참을 수가 없습니다. 서씨 가문이 이토록 뻔뻔스러워진 마당에 제가 더 이상 숨길 이유도 없어졌네요. 이 기회에 과거의 모든 일을 낱낱이 밝히려 합니다. 여러분, 부디 눈을 크게 뜨시고 이런 거짓된 모습에 속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 죄 없는 사람한테 인터넷 폭력은 멈춰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소원이는 정말 착한 아이입니다. 제가 가장 사랑하는 조카이기도 하죠. 저는 그녀가 더 이상 상처받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이것이 사실이며 진실입니다. 의심하시는 분들은 얼마든지 사실 확인을 해보시기를 바랍니다. 강소원의 결백을 밝혀주세요!]
  •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 강상희가 어렵사리 강소원을 찾고 나서, 공항에서 둘이 같이 찍은 사진이었다.
인앱결제보다 더많은 캔디 획득하기
포켓노블 앱으로 Go
후속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 해소 및 취향 저격 작품들을 포켓노블에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