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 서재에 추가하기

이전 화 다음 화

제8화 가연 누나 멋있어!

  • 성문 고등학교에 윤수아를 무서워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그녀는 백이 크고 성격이 난폭했으며 버릇이 없었는데 선생님들조차 그녀의 눈치를 봤다.
  • 천가연이 윤수아를 데리고 가자 적지 않은 사람이 구경하러 왔다.
  • 한선미는 사태가 심각하다고 생각했지만 선생님께 감히 얘기할 수 없어 당사자인 유건우를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
  • 천가연이 눈을 흘기더니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 “집에 대단한 아빠가 있다고 지금 신분따위를 믿고 친구들을 괴롭히는 거야?”
  • 윤수아가 차갑게 웃더니 콧방귀를 뀌었다.
  • “그래, 아빠 백 믿고 그래. 왜? 너같은 촌X의 아빠는 믿을 수 있어?”
  • 천가연이 웃음을 터트렸다.
  • “너 진짜 웃긴다!”
  • 주위에 친구들은 그녀의 말을 듣자 다들 깜짝 놀랐다. 천가연이 윤수아마저 건드리다니, 정말 죽고 싶은 건가!
  • “촌X아, 너 아직도 건우 도련님과 어울리고 싶은 거야? 자기 주제도 모르고 지X하네. 내가 너 가만 둘 것 같아?”
  • 윤수아가 한창 맛깔나게 욕을하고 있을 때 눈 앞에서 빛이 번쩍이더니 이마가 아프기 시작했다.
  • “너 이 촌X이 감히 날 때려?! 교장선생님께 말할 거야! 네가 이 학교에 다닐 수 없게 만들겠어.”
  • 윤수아의 머리는 코인에 맞았는데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
  • 천가연은 허리를 곳게 펴고 눈을 똑바로 마주하더니 싸늘한 눈빛으로 말했다.
  • “내가 너를 때리는 걸 누가 봤어?”
  • “어...”
  • 그곳에 있던 학생들은 서로 눈을 마주쳤다. 확실히 아무도 천가연이 움직이는 것을 보지 못했다.
  • 하지만 윤수아가 입을 열어 욕만 하면 코인이 날아와 그녀를 때렸다.
  • 생각밖에 더 대단한 것은 윤수아가 욕을 지껄이며 손찌검을 하려하자 천가연이 그녀의 팔목을 잡고 가볍게 비틀더니 손쉽게 제압하여 땅으로 패대기를 쳤다.
  • 윤수아는 바닥에 엎드린 채 일어나지도 못하고 처참하게 소리질렀다.
  • “살려줘, 우리 학교 촌X이 사람을 때려...”
  • 천가연은 도도한 얼굴로 차갑게 그녀를 내려다보더니 얇은 입술을 달싹이며 말했다.
  • “기억해. 앞으로 나를 보면 최대한 멀리 떨어져서 걸어.”
  • 그 말을 끝으로 천가연은 떠났다.
  • 뒤에서 학생들의 환호성이 들려왔다.
  • “대박 멋있어, 학교퀸이 이렇게 당하는 건 처음봐.”
  • 윤수아는 학생들이 미친듯이 환호하는 소리와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죽일 듯이 멀어져가는 소녀를 노려봤다.
  • 천가연이 복도에서 나오자마자 식당에서 돌아오는 유건우를 만나게 되었다. 그녀가 무사한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며 물었다.
  • “가연 누나, 걔 제압했어?”
  • 소녀의 얼굴은 담담했고 아름다운 눈으로 눈앞의 소년을 바라만 볼 뿐, 반박하지 않았다.
  • ...
  • 하씨 재벌 그룹
  • 한 남자가 통유리창을 마주하고 조용히 의자에 앉아서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주위의 공기가 마치 얼어붙은 것 같았다.
  • 한참 후.
  • 한 검은 옷 남자가 문을 열고 익숙한 듯 보고하기 시작했다.
  • “하 도련님, 천 아씨께서 학교에서 싸움에 말려들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윤씨 그룹 사장의 딸이죠. 지금 윤 사장님꼐서 학교에 따지러 간다고 합니다. 천 아씨를 퇴학시킬 거라고 했습니다.”
  • 그는 능숙하고도 자세하게 보고했다.
  • 남자는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 “누가 이겼지?”
  • 검은 옷 남자가 몸을 흠칫 떨며 말했다.
  • “제가 알기로는 천 아씨가 이겼습니다.”
  • 검은색 가죽 소파에서 별안간 남의 불행에 기뻐하는 듯한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 “서준아, 네 부하는 정말 너무 바쁠 것 같아! 너한테 어린 소녀에 관한 일까지 보고해야 하다니. 네가 언제 여자한테 관심이 있었어? 네 눈엔 권력 뿐이잖아...”
  • 사장의 방안에 한 남자가 또 있었다.
  • 그 남자는 다리를 꼬고 소파에 앉아 있었는데 미소가 요염하기 그지없었다.
  • 그의 이름은 김지한. S시 스콜라스 가문의 작은 도련님이었다.
  • 하서준이 갑자기 말을 끊었다.
  • “입 닥쳐!”
  • 주위가 한 층 더 싸늘해졌는데 보고하던 검은 옷 사내는 어쩔 줄을 몰라했다.
  • “내 명함을 갖고 교장을 찾아가.”
  • 하서준이 목소리를 내리깔고 분부했다.
  • “누가 감히 그녀를 퇴학시키는 지 두고 볼 거야.”
  • 검은 옷 사내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 “네!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 김지한은 다리를 꼬고 느릿느릿 입을 열었다.
  • “서준아, 너의 사냥감이야?”
  • 하서준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 “사냥감이 아니라 내 여자야!”
  • 성문대 고등학교
  • 20분도 채 되지 않아 천가연이 학교퀸 윤수아를 때려눕혔다는 소식이 온 학교에 퍼졌다.
  • 천가연은 사무실로 불려갔는데 그곳에는 낯익은 여학생들이 몇 명 있었다.
  • 윤수아의 어머니는 교장 사무실 입구에 서서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물러서지 않을 기세였다.
  • “당신들 성문 고등학교의 학생이 친구를 괴롭히고 손윗사람도 안중에 없으니 반드시 퇴학시켜요!”
  • “제가 쟤들을 괴롭혔다고요?”
  • 천가연이 눈썹을 추켜올리며 웃기다는 듯 물었다.
  • 그녀는 걸어나오며 윤수아를 가리켰다.
  • “봐봐, 네가 우리 윤씨 집안의 귀한 딸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어. 팔은 온통 멍이야. 게다가 친구들이 증언도 했어.”
  • 반주임은 몹시 난처한 얼굴로 천가연을 향해 물었다.
  • “정말 네가 그런 거야?”
  • 촌에서 온 순하디 순한 아이가 학교퀸을 이 정도로 괴롭힐 수 있다고?
  • 천가연은 담담한 얼굴로 고개를 저으며 자신과 상관없다는 듯이 말했다.
  • “쟤들이 저를 때리려고 밖으로 불렀어요.”
  • 반주임은 단번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 윤수아 등 사람이 천가연을 건드렸으나 오히려 당했던 것이다.
  • 윤수아의 어머니가 크게 소리 질렀다
  • “미친 X, 네가 지금 뭐라고 했어? 분명 네가 먼저 나를 때렸잖아. 오늘 네가 나한테 사과 안 하면 나 너 가만 안 둘 거야.”
  • 만약 학교가 이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천가연이 오늘 성문 고등학교를 떠나지 않으면 그들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 어머니가 곁에서 거들자 윤수아는 씩 웃었다 마치 천가연이 그녀에게 사과 하는 모습과 무릎을 꿇는 장면을 보기라도 하듯이 말이다.
  • 천가연은 입꼬리를 올리더니 조롱하는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 “꿈 깨.”
  • 윤수아의 어머니는 낯빛이 대뜸 변하더니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 “교장 선생님, 당신 학생 좀 보세요. 손윗 사람은 안중에도 없잖아요.”
  • 교장이 천가연을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 “가연아, 너는 윤수아 와 다른 학생들이 너를 데려갔다고 하는데 증인 있어?”
  • 교장의 그 말은 천가연에게 윤수아 일단이 먼저 시비를 걸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를 보여 달라는 것이었다.
  • 윤수아는 그 말을 듣자 승리하는듯한 미소를 지었다.
  • 그녀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성문 고등학교에서 퇴학 당하고 싶지 않은 이상 가연을 위해 말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 역시나 교장이 여러 친구들에게 물어봤으나 아무도 천가연을 위해 얘기해 주지 않았다. 대부분 모른다고 하거나 본 적 없다고 하였다.
  • 윤수아의 신분은 결코 낮지 않았다. 아버지는 S시에서 명망이 높은 사람이었는데 다들 그를 일가를 무서워 했고 밉보일까 봐 걱정했다.
  • 그녀 역시 이 점을 이용하여 제멋대로 행동하였다.
  • “교장 선생님, 봐요. 저 아이들은 제가 천 가연을 괴롭힌 것을 본 적이 없어요. 그녀가 저를 이렇게 때린 거예요.”
  • 교장선생님은 난처한 듯 천 가연을 바라보았다.
  • “가연아 얼른 윤수아에게 사과해.”
  • 윤수아는 그 말을 듣자 기세등등 하였는데 바로 이때 익숙한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 누가 먼저 손찌검을 했는지 알아요.”
  • 곧 이어 기다란 그림자가 사람들의 시선 속에 나타났다 그는 흰색 운동복 한 세트를 입고 있었는데 그 속에 훤칠하고 황금비율로 찍어 맞춘듯한 몸매가 감싸져 있었다.
  • 유건우가 나타나자 현장은 들끓기 시작했다.
  • “유 도련님께서 오셨어! 너무 멋있어!”
  • “유건우가 여기 나타나서 뭐 하는 거지?”
  • “설마 유건우가 윤수아를 위해 나서주려는 건 아니겠지?”
  • “역시 잘 생긴 남자는 예쁜 여자와 제일 잘 어울려.”
  • “교장 선생님.”
  • 유건우가 천가연을 흘끗 보더니 다시 싸늘한 얼굴로 윤서아를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