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화 작은 서프라이즈
- 반주임 이 선생님이 천가연을 데리고 교실 문 앞에 나타났다.
- “왔다! 왔어!”
- 학생들은 앞다투어 목을 기린처럼 빼 들고 훔쳐봤다. 대체 그녀가 얼마나 촌스러운지 확인하고 싶었다.
- 그 결과 가늘고 아담한 체구가 이 선생님 곁에 나타났는데 그녀를 본 순간 모두가 깜짝 놀랐다.
- 이 사람이 신입생이라고?
- 요즘은 농촌의 촌닭도 이렇게 예쁘고 피부가 하얗나?
- 사람이라면 당연히 예쁜 것을 좋아한다. 대부분 사람은 아름다운 얼굴을 앞에 두고 야박한 소리를 할 수 없었다.
- 방금 전까지 떠들어대던 학생들은 대뜸 조용해졌다.
- “다들 조용!”
- 이 선생님이 교단에 오르더니 가볍게 기침하며 말했다.
- “새로 온 친구야. 앞으로 서로 도우면서 잘 지내길 바란다!”
- 그리고 이 선생님은 부드러운 표정으로 천가연을 바라보며 말했다.
- “자기소개하렴.”
- 천가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 “천가연이라고 해요.”
- 이어서 적막이 흘렀다.
- 이 선생님은 한참 기다리다가 정신을 퍼뜩 차리며 물었다.
- “끝이니?”
- 천가연이 고개를 끄덕였고 학생들은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다.
- 이 선생님은 살짝 난감했다.
- “그래, 그럼 빈 자리를 찾아 앉아.”
- 자리는 모두 지난 학기 기말성적에 따라 배치된 것이었는데 성적 순위가 앞 20위인 학생이 우선 자리를 선택할 수 있었고 나머지는 선생님이 알아서 안배한 자리였다.
- 하지만 천가연의 상황은 약간 특수했으니 일단은 아무 곳에나 앉을 수밖에 없었다.
- 그리하여 그녀는 창가 자리를 선택하여 앉았다. 이 선생님은 간단하게 몇 마디를 하신 후 나갔고 반은 다시 논쟁하는 소리로 가득하였다.
- “대박, 신입생 좀 예쁜데?”
- “학교퀸 차트도 바뀔 것 같아.”
- “...”
- 천가연은 그들의 수다에 관심이 없었기에 그저 앉아서 창밖의 풍경을 바라봤다.
- 이때 갑자기 쪽지 하나가 날아왔다.
- “안녕, 난 한선미라고 해.”
- 천가연이 고개를 돌려 여자애를 흘끗 보더니 연필을 들어 두 글자를 적었다.
- “안녕.”
- 여자아이는 매우 기뻐하며 얼른 글을 적었다.
- “만나서 반가워. 앞으로 잘 부탁해.”
- 시간을 보는 내내 수많은 눈빛과 의논하는 말이 천가연에게 집중되었다.
- 하지만 당사자는 창밖의 풍경에만 관심이 있었는데 마디마디가 선명하며 가늘고 하얀 손가락이 정교한 턱을 받쳐 들고 있는 모습은 아주 아름다운 각도였다.
- 수업이 끝나는 종소리가 울리자 A반 밖에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다.
- 전설 속의 학교퀸 윤수아도 사람들 틈에 따라왔다. 천은서는 그녀를 보자 쫄래쫄래 따라 나갔다.
- 천은서는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천천히 말했다.
- “정말 남자애들은 눈이 먼 것 같아. 어떻게 너와 그녀가 막상막하라는 소리를 할 수 있어?”
- 윤수아의 표정이 대뜸 굳어졌다.
- 그녀는 성문고등학교의 자타공인 학교퀸이었는데 이 타이틀을 2년간 유지해왔다.
- 하지만 오늘 전학생이 오고 나서 남학생들은 미친 듯이 게시판에 천가연의 사진을 올려대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그녀는 위협을 느꼈다.
- “그런데 너도 성이 천씨잖아? 쟤 설마 너의 친척이거나 그런 거 아니지?”
- 윤수아가 천은서를 흘끗 보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 “그럴 리가. 쟨 농촌에서 온 촌닭이야.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 윤수아의 찌푸려진 미간이 서서히 풀어지며 중얼거리듯 말했다.
- “촌닭이면 됐어.”
- 그때 천가연의 짝꿍 한선미가 경계하듯 윤수아를 바라보았다. 한참 지나서야 그녀는 고개를 돌리더니 목소리를 낮게 깔고 말했다.
- “가연아, 너 그거 알아? 너 큰일 났어.”
- 천가연이 멍해서 물었다.
- “무슨 일?”
- 한선미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아무도 그녀들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 말했다.
- “방금 우리 학교의 학교퀸이 왔어. 윤수아라고...”
- “응.”
- 천가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선미는 그녀의 반응이 이렇게 미미한 줄 몰랐는데 마치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 “휴, 가연아, 넌 이게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 몰라! 있잖아, 윤수아보다 예쁘면 반드시 그녀에게 찍히게 돼!”
- 천가연은 자신의 짝꿍이 이토록 겁이 많은 모습을 보고 위로하며 말했다.
- “얘기해줘서 고마워. 하지만 난 무섭지 않아! 난 하늘이 다 생각이 있다고 믿어. 만약 그녀가 나를 귀찮게 굴면 하늘이 벌을 내릴 거야.”
- “...”
- ‘됐어, 말귀도 못 알아듣네!’
- 방과 후, 천씨 가문에서 데리러 왔으나 천가연은 차에 타는 것을 거부하고 혼자 걸어서 집으로 돌아갔다.
- 돌아가는 길에 그녀는 뒤에 누군가가 따라오고 있음을 느꼈다. 그녀는 걸음을 멈추고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 “나와.”
- 고개를 휙 돌려 보니 팔팔한 청년 몇 명이 보였다.
- “하하, 네가 성문고등학교의 학교퀸이라는 소리를 들었어! 오빠들이랑 같이 놀래?”
- 그가 말을 마치자 옆에 있던 친구들이 따라서 천박하게 웃기 시작했다.
- 천가연은 속으로 기뻐했다. 왜냐하면 아주 오랫동안 몸을 풀지 못해서 참는 것이 고역이었기 때문이다!
- 그녀는 낮게 욕했다.
- “죽고 싶어 환장했군!”
- 몇 명의 남자들은 그녀의 백옥같이 하얗고 부드러운 피부를 보자 흑심을 품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의 눈을 보니 그녀가 웃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 모습은 그녀에 대한 승리욕을 불러일으켰으며 두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행동을 개시하려 했다.
- 천가연도 반격할 준비를 마쳤으나 갑자기 어딘가에서 사람이 튀어나왔다.
- 남자는 앞으로 다가와 그녀를 품에 안았다.
- 청년들이 타이밍을 노리며 한 공격이 남자의 몸을 향했다.
- “퍽!”
- 묵직한 소리와 함께 남자는 등이 한 발 크게 차였다.
- 천가연이 그녀를 가슴팍으로 보호하고 있는 남자를 보자 살짝 놀랐다.
- “너!”
- 청년들도 갑자기 중도에 차질이 생길 줄 몰랐다. 하지만 다 같이 쓸어버리면 된다!
- 그들은 속으로 기뻐했으나 곧이어 남자의 몸이 갑자기 움직였다.
- 그는 발로 그들을 뻥 차버리더니 미간을 찌푸린 채 긴장한 얼굴로 품에 있는 소녀를 향해 물었다.
- “괜찮아?”
- “왜 나를 따라다니는 거지?”
- 천가연이 남자의 품에서 빠져나와 눈썹을 치켜들며 되물었다.
- 몇 명의 불량배 청년들은 발에 채자 바로 줄행랑을 쳤다.
- 하서준은 천가연 앞으로 다가와 걸음을 멈추더니 말했다.
- “왜냐하면 너에게 감사를 전하려고.”
- “???”
- 천가연은 아름다운 눈썹을 찌푸렸다.
- “UN 경매에서 너를 구하지도 않았어. 그러니 더는 따라오지 마.”
- 집 앞까지 다다랐으나 하서준은 여전히 그녀의 뒤에 따라오고 있어서 그녀는 머리가 아팠다.
- 결국 참지 못한 그녀가 씩씩거리며 말했다.
- “따라오지 않으면 안 돼?”
- 그 말을 듣자 하서준이 눈썹을 추켜세우며 갑자기 몸을 숙여 천가연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리고 입꼬리를 섹시하고 유혹적인 각도로 치켜들며 말했다.
- “방금 너를 구하려다 다쳤어. 어떡할래?”
- “하!”
- 천가연이 싸늘하게 웃었다.
- “네가 아니었더라면 그 사람들 진작 내 손에 끝장났어!”
- 하서준은 낮게 웃으며 천씨 가문의 대문을 바라봤다.
- “됐어, 그만 놀릴게! 일단 들어가. 나중에 다시 찾아올 테니까.”
- 천가연은 대답하지 않고 등을 돌렸다. 그때 그가 갑자기 손을 뻗어 그녀를 품에 안더니 귓가에서 나지막이 속삭였다.
- “만나서 반가워. 난 하서준이라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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