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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애처럼 심술부리지 마

  • 유이는 소윤천인 것을 보고 조금 의아해났다. 예전에는 한 달에 몇 번밖에 보지 못했다. 요 며칠은 아마 그녀가 그를 보는 회수가 가장 많은 날들이었고 심지어 그녀를 병원에까지 데려왔으니 꿈을 꾸는 것 같았다.
  • 그의 물음에 유이는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돌렸다.
  • 소윤천은 한숨을 쉬었다. 의자를 당겨 앉고 포장된 죽을 열면서 반박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어투로 말했다.
  • “오늘부터 담배 끊어. 알겠어?”
  • 유이는 코웃음 치고 욱하며 말했다.
  • “허! 무슨 자격으로 저한테 명령하세요?”
  • “유이야, 어리지도 않는데 애처럼 심술부리지 마.”
  • 소윤천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고는 식은 죽을 그녀의 입술에 댔다.
  • “설탕을 넣으라고 했어. 네가 좋아할 거야. 한 입 먹어.”
  • “먹고 싶지 않으니 가져가요!”
  • 유이는 몸을 더 돌리며 듣기 좋지 않은 말투로 말했다.
  • 그는 보기에는 자상했다. 그녀가 좋아하는 것과 좋아하지 않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 ‘그러면 왜 우리의 결혼생활은 살얼음 위를 걷듯 이렇게 힘든 거지? 나도 어리지 않고 또 애처럼 심술부리지도 않았어!’
  • 그녀가 이렇게 고집을 부리는 것을 보자 소윤천은 눈썹을 찌푸리더니 머리를 숙여 죽을 먹고는 손으로 그녀의 입술을 눌러 키스했다. 강제적으로 그녀의 입을 벌려 입안의 죽을 먹게 하였다.
  • “웁!”
  • 유이는 그의 가슴을 세게 치며 반항했다. 그러자 소윤천은 올라와 그의 긴 다리로 그녀의 두 다리를 꽉 꼈다. 더 진해지는 키스에 유이는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 이렇게 반복하여 몇 번 먹이자 죽 한 그릇이 다 없어졌고 품에 안긴 사람도 조용해졌다. 그저 용서받지 못할 죄를 저지른 사람을 보듯 눈을 부릅뜨고 그를 노려보았다.
  • 소윤천은 손으로 그녀의 탱탱한 입술을 만지작거렸다.
  • 부드러운 연분홍색 입술에 키스를 한 것뿐인데도 그는 반응이 생겼다. 하지만 그녀는 몸이 좋지 않았고 또 여긴 병원이기에 진도를 더 나가고 싶어도 참아야 했다.
  • 소윤천은 손으로 유이의 머리 쪽을 지탱하였는데 마치 가냘픈 그녀를 품에 안고 있는듯했다. 그는 조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 “유이야, 네가 담배 피우는 걸 내가 또 발견하게 되면 그땐 나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 “쳇, 당신이 뭔데요!”
  • 그가 얼굴이 굳어진 것을 보자 유이는 조금 위축되었고 그와 눈을 마주치고 싶지 않아 몸을 옆으로 돌려 이불을 뒤집어쓰고 속으로 안절부절못했다.
  • ‘내가 아프니깐 남아있는 거겠지? 남아서 날 보살펴주고 태도가 좋으면 난 심술부리지 않을 거고 무조건......’
  • 하지만 유이가 너무 좋게 생각했다. 1분도 되지 않아 비닐봉지를 치우는 소리와 함께 소윤천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가봐야겠어. 넌 쉬고 있어. 내일 아침 시간 나면 데리러 올게.”
  • 실망한 유이는 이불을 더욱 꽉 잡았다.
  • 그의 마음속에서 그녀는 일보다 중요하지 않았다.
  • 유이가 반응이 없자 소윤천은 문 앞에서 멈추고 물었다.
  • “너 뭐 도움이 필요한 거 있어?”
  • “없어요! 없어!”
  • 유이는 그가 말한 것이 자신의 아버지의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도움이라는 두 글자를 듣자 그녀는 가슴이 아팠고 짜증이 났다.
  • “문제가 있어도 저 혼자서 해결할 거니까 가세요!”
  • 소윤천은 그녀가 애처럼 심술을 부린다고 생각하며 한숨을 쉬었다.
  • 그는 이 결혼이 싫었지만 적어도 그녀는 명의상 그의 아내였다. 결혼한 지 꽤 오래 지났지만 그녀는 말을 잘 들었고 그를 귀찮게 하지 않았기에 그도 그녀를 완전히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 병실에서 나간 소윤천은 생각에 잠기더니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 “성동남 씨한테 연락해서 언제 시간이 있으면 내가 가서 방문하겠다고 전해.”
  • 아침에 일어난 유이는 병원에서 11시까지 기다렸지만 소윤천은 오지 않았다.
  • 그는 그녀를 속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