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 서재에 추가하기

이전 화 다음 화

제19화 도대체 무슨 문제가 생긴 거야?

  • 현관문 앞에 놓인 신발이 유이가 자주 신는 것이 아니었다면 소윤천은 아마 자신이 벨을 잘못 눌렀나 하고 생각을 것이다.
  • “소 사장님.”
  • 성동남은 손을 내밀고는 소윤천을 행해 우호적인 미소를 지었다.
  • “전에 화열 호텔에서 만난 적 있죠. 전 성동남입니다. 유이의 선배이기도 해요.”
  • 그가 말하자 소윤천은 전에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고객을 데리고 화열 호텔에 가서 밥을 먹었는데 성동남과 유이를 마주쳤고 그 당시 그 두 사람은 화기애애하게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선후배 사이라곤 하기엔 아주 친밀했다.
  • 소윤천은 마음이 불편했지만 예의상 성동남과 악수를 했다.
  • “소윤천입니다.”
  • 소파에 앉아 패드를 놀고 있는 여자애를 본 소윤천은 무의식적으로 성동남을 힐끗 보았고 그의 딸이라고 추측했다. 왠지 모르게 속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 유이의 어머니와 유이는 주방에서 바삐 돌아치고 있었다. 소윤천은 걸어가서 유이한테 물었다.
  • “도와줄까?”
  • “아니요, 당신은 손님이니 거실에 앉아 계세요.”
  • 유이가 고개를 돌려 자신을 보지도 않자 소윤천은 미간을 찌푸렸다.
  • 그는 이번 식사에 다른 목적이 있는 것 같았다.
  • 곧 푸짐하게 한 상이 차려지고 모두들 식탁 앞에 앉아 밥을 먹었다.
  • 유이의 어머니는 성동남과 얘기를 나누었고 소윤천은 성동남은 유이 아버지의 옛 제자였고 지금은 이혼했다는 것을 알았다.
  • 유이의 어머니는 성동남을 아주 좋아했고 수시로 그의 밥그릇에 음식을 집어 주며 소윤천은 보지도 않았다. 식탁 위의 분위기는 좋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조용하진 않았다.
  • 밥을 다 먹고 나자 유이가 움직였다.
  • 유이는 이혼 협의서를 소윤천의 앞에 놓고 평온한 얼굴로 말했다.
  • “소윤천 씨, 여기에 사인을 하셨으면 해요.”
  • “이혼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겠다고 했잖아.”
  • 소윤천은 이번에 식사 목적이 있다는 것은 눈치 챘지만 이런 것일 줄은 몰랐다.
  • “네가 먼저 알려줘. 왜 내 사무실에 가서 반지를 남겨 놓고 간 거야?”
  • 그때 소윤천이 급히 사무실로 갔을 땐 유이가 이미 떠난 지 오래였고 배설주가 탁자 위의 반지를 가리키더니 난처해하며 말했다.
  • “윤천 오빠, 제가 오빠를 기다리면서 유이씨를 모시고 밖을 구경시키겠다고 하니까 유이씨가 안색이 나빠지더니 반지를 빼놓고 가시면서 오빠한테 전해 달라고 했어요.”
  • 그는 그저 일주일 동안 출장을 갔다 왔을 뿐인데 그녀가 왜 이렇게 단호하게 반지를 빼 버렸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거야?’
  • “그 반지 당신이 산거잖아요. 우리 이혼하면 제가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어요.”
  • 유이는 거짓말들을 들추어내고 싶지 않았다. 그렇지 않으면 옆에 있는 사람들이 더 난처해질게 뻔했다.
  • “우리의 3년간의 결혼생활을 생각해서라도 흔쾌히 이혼 협의서에 사인을 했으면 좋겠어요.”
  • 소윤천은 목구멍이 뜨거워 났고 단념하지 못하고 말했다.
  • “왜, 너도 결혼한 지 3년이라고 했잖아.”
  • 그는 결혼 4년 후 쌍방이 평온하게 이혼하는 것을 생각했었다. 하지만 유이의 이런 행동에 그는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했고 마음이 편치 않았다. 하지만 왜서 마음이 편치 않는지 이유를 설명할 수 없었다.
  • “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거든요.”
  • 유이는 부드러운 눈길로 성동남을 보았다.
  • “제가 좋아하는 이 사람은 저한테 모든 걸 다 주려고 하고 진심으로 저와 결혼하고 싶어 해요. 결혼 전 계약도 없거든요.”
  • 소윤천은 그녀의 모습을 보고 모든 것을 깨달았다. 그는 전에 사람을 찾아 유이 아버지의 일을 부탁했었는데 뇌물로 받은 돈을 모두 갚았고 유이의 아버지는 판결을 받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 일이 생각난 그는 얼굴색이 점점 어두워졌다.
  • “그래서 3억도 저 사람한테서 빌린 거야?”
  • 유이가 대답하지 않자 소윤천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 “유이, 내가 말하지 않았다고 해서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건 아니야. 난 그저 네가 직접 나한테 말해주길 바랐어. 근데 넌 남에게 가서 돈을 빌렸구나, 참 대단해!”
  • 분노한 소윤천이 과격한 행동을 할까 봐 두려워 성동남은 즉시 유이의 앞을 막아 나섰다.
  • “소윤천 씨, 유이가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그녀를 존중해서라도 깨끗하게 헤어지시죠.”
  • 소윤천은 검고 어두운 눈으로 그의 뒤에 있는 유이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 그는 자신이 구겨 놓은 이혼 협의서를 마지못해 조금씩 펴서 탁자에 올려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