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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단독인터뷰

  • 사도한은 여우처럼 웃으며 사무실에 들어오는 정찬성을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 “네가 정당한 이유가 있거나, 혹은 그 여자의 소식이 있어서 예고 없이 들어오는 것이지?”
  • “당연하지, 내가 어떻게 바쁘신 사도 총재님을 방해하겠어.”
  • 정찬성은 웃음을 감추지 못했고 그의 웃음에는 고소함이 가득한 것 같았다.
  • “이 택배는 그 여자가 보낸 것이야, 네가 분명 관심 있을 거야!”
  • 사도한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택배 상자를 여니, 그의 정장 외투와 한 장의 종이가 들어있었다.
  • “네 옷을 한번 빌려 입은 것뿐인데, 소심하게 수배령을 내리다니, 옷 돌려주고 10만원 더 넣었으니 이번 일은 깨끗하게 정산된 것이야! 내가 경고하는데, 다시는 나를 귀찮게 하지 마!”
  • 종이에 쓰인 내용을 본 사도한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당장 함부로 날뛰는 그녀를 찾아내고 싶었다!
  • 빌어먹을, 나를 술집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보다니, 고작 10만원을 넣고 나를 엿 먹이다니! 옷을 한번 빌려 입은 것뿐이라고? 얼마나 빌어먹을 짓을 한 건지 모르나 보네?!
  • “빌어먹을 년!”
  • 정찬성은 배꼽을 잡고 웃었다.
  • “우리 친애하는, 모든 여성의 이상형이라 불리는 사도한 씨를 술집에서 일하는 남자로 생각하다니, 너무 재밌는걸! 그나저나 네가 만약 그 여자를 찾았다면 나를 봐서라도 사정 봐주면 안 돼?”
  • 정찬성의 말은 불난 집에 부채질했다. 사도한은 정찬성을 36층에서 내던지고 싶은 마음을 꼭 참고 이를 악물며 말했다.
  • “네가 요즘 한가한가 본데, 네 현재 상황을 너희 아버지한테 말해버릴까 생각 중이야!”
  • 정찬성은 웃음기를 싹 지우고 손을 번쩍 들고 말했다.
  • “미안, 미안해, 우리 아버지한테 아무 말도 하지 마. 안 그러면 나 죽어.”
  • 사도한은 코웃음을 치고 택배 상자에 주소와 전화번호가 적혀있지 않은 것을 보고 말했다.
  • “알면 됐어. 그리고 택배회사에 연락해, 이 여자의 주소를 알아야겠어!”
  • “네가 그럴 줄 알고, 내가 아까 연락했어.”
  • 예서진은 슈퍼에서 돌아오는 길에 검은색 정장을 입은 두 남자를 마주쳤고, 그들은 택배에 관하여 물었다.
  • “저는 육지호이고, 성호 그룹 대표님 비서인데요. 혹시 이 택배가 그쪽이 부친 것인가요?”
  • 예서진은 한눈에 하율의 글씨체를 알아보고 하율이가 오전에 부친 택배라는 것을 알았지만 태연자약하게 말했다.
  • “아니요, 저는 처음 보는데요.”
  • “하지만 택배기사님께서 그쪽 집에서 부친 것이라고 말했는데, 혹시 친구분께서 부친 것은 아닌가요?”
  • 예서진은 바로 부인했다.
  • “요즘 친구가 우리 집에 찾아온 적이 없어요.”
  •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든 예서진은 똑같은 대답만 했다.
  • “몰라요.”
  • “모르겠어요.”
  • 그들은 아무 단서도 찾지 못하자 그만 떠났다.
  • 예서진은 급히 문을 잠그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그들이 혹시나 위험한 일을 저지를까 봐 실제로는 너무도 긴장해 등에 땀이 흥건했다. 하율이 아주 큰 인물을 건드려 큰일에 휩싸일 것이라는 직감이 들었다.
  • 그는 떨리는 손으로 하율한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하율은 전화를 받지 않았고, 예서진의 마음은 타들어 갔다, 율아, 빨리 전화 받아, 빨리 전화 받아!
  • 뷰티 잡지사, 하율의 가방 안에서 전화가 진동하고 있었지만, 누구도 받지 않았다. 하율이 편집장 사무실에 있기 때문이다.
  • 하율은 몸이 안 좋다는 이유로 오전에 휴가를 신청하고 오후에 잡지사로 출근하자마자 편집장이 그녀를 사무실로 불러들였다.
  • “리사 언니, 찾으셨어요?”
  • 잡지사 편집장 리사는 패션 트렌드를 이끄는 여자답게, 샤넬 슈트로 우아한 자태를 뽐냈다. 그녀는 가늘고 긴 초승달 눈썹을 치켜들고 물었다.
  • “하율아, 몸은 괜찮니?”
  • “괜찮아요, 걱정해 주셔서 고마워요.”
  • “그래, 네가 해야 할 단독 인터뷰가 있어.”
  • 리사는 자료를 건네주며 말했다.
  • “이번 해 CEO 선정 이벤트가 어제 끝났는데, 성호 그룹의 사도한 대표님께서 연속 3년째 1위를 독차지했어, 네가 사도한 대표님의 인터뷰를 따와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