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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했지만 남남입니다[제1부]

결혼했지만 남남입니다[제1부]

박규리

Last update: 2021-11-04

제1화 서경천, 당신 수 아니었어요?

  • 서경천의 할머니가 병원에 입원했고 그의 전화는 도무지 걸리지 않아서 나는 그를 찾아 회사에 올수 밖에 없었다.
  • 그의 아리따운 여비서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나를 가로 막았다.
  • "소아가씨, 미안하지만 잠시 기다려 주세요. 저희 사장님이 지금 만나주실 사정이 못됩니다."
  • "그 사람 지금 목욕하고 있어요?"
  • 아마 서경천이 시킨거겠지. 분명 결혼한 사인데 그의 아랫 사람들은 줄곧 나를 소아가씨라고 부르고 있다.
  • 할머니께서 갑자기 심장병으로 병원에 입원을 하셨다. 근데 누구도 만나려고 하지 않고 서경천만 보고 싶어 하는데 내가 저 사람을 찾아 오지 않으면 어떡하겠는가?
  • 예쁜 여비서를 밀어 젖히고 문을 두드릴 새도 없이 곧장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따라 들어 오는 여비서가 다급하게 말한다.
  • "소아가씨, 사장님, 저......."
  • 여비서의 반응이 너무 컸다. 
  • ‘서경천이 사무실에서 무슨 떳떳지 못한 짓을 할 수 있겠어.’
  • 라고 생각을 했는데…
  • 앞에 소파에서 일어나고 있는 장면을 본 순간 나는 뱉은 말을 다시 삼켰다.
  • 내가 본 것은 참으로 놀랍고도 괴상한 화면이다.
  • 소파위에 몸매가 늘씬한 두 남자가 겹겹이 둘러 싸인채 소파 위에 엎드려 있었다.
  • 서경천은 홀딱 벗은채 밑에 누워 있었고 사람들이 부러워할 정도의 근육선을 자랑하고 있었다. 바지는 모자이크를 해야 할 부위까지 내려갔으며 좌측 엉덩이 문신을 다 드러내놓고 있었다. 문신에 새긴 것이 무슨 그림인지 정확히 보지는 못했는데 좌측 엉덩이를 쓰다 듬고 있는 손 하나는 확실히 봤다. 또한 그의 위에 누워 있는 사람이 바로 청아하고 의젓하며 희고 뽀얀 피부를 가진 개인 비서 백우인 것 또한 알아차렸다.
  • 헐, 대박. 나 지금 뭔가 대단한 것을 발견한 것 같다.
  • 소파에 있던 두 사람은 소리를 듣자 재빨리 소파에서 일어났다.
  • 나를 본 백우는 얼굴부터 시작해서 목, 머리 끝까지 빨개졌다.
  • 서경천도 소파에서 일어나 바지를 올려 입고는 의자 등받이에 걸쳐둔 셔츠를 입었다. 그는 머리카락 사이로 나를 곁눈질하며 보았다.
  • 순간 다리가 떨릴 만큼 두려웠다. 분명 그의 비밀을 알아차린 사람은 난데 내가 무슨 켕기는 게 있다고.
  • "사장님, 막을 수가 없었어요.."
  • 여비서는 울먹였고 백우는 빨개진 얼굴로 내 옆을 스쳐 지나갔다.
  • 시국을 잘 파악하는 사람이 똑똑한 놈이라고, 나도 황급히 몸을 돌려 그들을 따라 도망칠 생각을 했다.
  • 그러나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더니 그는 한 손으로 내 손목을 잡고 미세한 힘으로 나를 자기의 품 속으로 잡아 당겼다.
  • 빵처럼 빵빵하고 딱딱한 그의 가슴 근육에 부딪치는 순간 내 심장은 당장 튀어 나올 것만 같았다.
  • 나의 언어 시스템은 완전히 마비 되었고 말이 전혀 이어지지가 않았다.
  • "난 아무것도 보지 못했어요. 말하지 않을게요. 당신의 비밀을 꼭 지켜 줄게요."
  • 갑자기 그의 손이 내 허리를 감쌌다. 손바닥은 열기로 타올랐다. 마치 다리미처럼 뜨거워서 내 살갗이 화상입을 것만 같았다.
  • "무슨 비밀?" 
  • 그가 웃으니 하얀 이가 빽빽하게 보였다.
  • “아, 그니까 난 당신을 차별하지 않아요. 성적 취향이라든지 남자를 좋아하든 여자를 좋아하든 다 괜찮다구요. …"
  • 내 몸이 갑자기 공중에 떠오르더니 그에 의해 소파 속으로 던져졌다.
  • 그는 내 몸을 내리 눌렀고 나는 방금 백우가 그를 내리 누르던 모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 그의 셔츠는 아직 단추를 채우지 않아 옹골진 가슴 근육 뿐만 아니라 섹시한 복근도 보였다.
  • “이런 사람이 어떻게 수 일수가 있지?”
  • 나는 내가 그냥 생각만 한 줄 알았는데 어리석게도 말을 내뱉고 있었다.
  •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 "보아하니 정말 당신의 입을 막아야 겠군."
  • 뭐라고?
  • 내 머리는 사고를 멈췄다. 서경천의 얼굴은 나를 향해 눌려졌고 그는 나에게 입을 맞추었다.
  • 저질 스웨터를 입은 듯한 정전기 같은 촉감이 나를 후려쳤고 내 머리는 멍해졌다.
  • 정신을 차렸을 때 그의 옅은 술냄새를 풍기는 혀가 내 입 안에서 낼름거렸다.
  • ‘뭐야 이거? ‘
  • ‘게이 아니었어? 수 아니었냐고? 왜 나한테 이러지?’
  • 결혼한지 반년이나 됐지만 그는 나를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제와서, 내가 그의 비밀을 알게 된 이제야 와서 오히려 나한테 …
  • 찌익하는 소리와 함께 나의 레이스 스웨터가 완전히 찢어졌고 내 어깨 위에서 흘러 내렸다.
  • 나는 눈을 크게 뜨고 서경천의 잘생겼지만 빙산처럼 싸늘한 얼굴을 보고 갑자기 깨달았다.
  • 이건 벌이다.
  • 내가 제멋대로, 노크도 하지 않은채 사무실로 쳐들어가서 그의 비밀스러운 장면을 목격한 대가였던 것이다.
  • "서경천."
  • 나는 그의 밑에서 꿈틀거리며 말했다.
  • "놓아 줘요. 고의적으로 본 게 아니잖아요. "
  • "움직이지 마. 움직일수록 난 더 흥분돼."
  • 살짝 가빠진 숨소리가 내 귓가에 맴돌았다.
  • 나의 목소리는 목구멍에서 쥐어짜듯이 나왔다.
  • "당신 게이인데 여자한테도 흥분돼요? "
  • "맞춰봐." 
  • 그는 손으로 내 브래지어를 움켜 집더니 힘껏 잡아 당겼다. 브래지어의 어깨끈이 내 어깨 위에서 찢어져 어깨쪽의 살갗이 벗겨졌다.
  • 나는 아프다고 소리를 쳤지만 더 아픈 느낌은 신체의 다른 곳에서 폭발했다.
  • "서경천, 당신은 수 아니었어요? " 
  • 나는 이를 악물고 소리를 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