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화 죽은 뒤, 그가 나를 데리러 왔다
제2화 죽음보다 차가운 진실
제3화 이번에 쫓겨날 사람은 내가 아니다
제4화 너희는 짐승만도 못해
제5화 창백한 별장, 사라진 그림자
제6화 구란의 담장을 넘다
제7화 구란의 품에 안긴 도둑고양이
제8화 그럼 우리 번개 결혼하자
제9화 우리, 진짜 가족이 되었어
제10화 설마… 이런 식으로 ‘기어올라갔다'고?
제11화 큰오라버니가 그녀를 죽이려 한다
제12화 반격의 시작
제13화 이불 속의 사고
제14화 오빠가 미쳤나
제15화 서재우가 회귀했다
제16화 그녀에게 기운 첫 사람
제17화 나는 고치고, 너는 다친다
제18화 옛 원수가 돌아왔다
제19화 유연이 또 시비를 걸다
제20화 단 하나뿐인 동생
제21화 권력 확장의 첫걸음
제22화 그의 독점욕
제23화 누가 내 여동생을 건드리래
제24화 서재우의 보조카드
제25화 부모의 합작 음모
제26화 그녀를 변태에게 넘기다
제27화 공개 처형
제28화 가짜 아버지의 가면이 깨졌다
제29화 그녀의 손은 살릴 수도, 복수할 수도 있다
제30화 서연에게 혼인을 강요하다
제31화 누가 내 혼인을 결정해
제32화 한 대에 2만 원
제33화 예능 생방송 시작
제34화 그녀가 나타난 순간, 전부 무너졌다
제35화 서연, 옥상을 차지하다
제36화 형제들의 난투극
제37화 돈을 모아 방 바꾸기
제38화 정말 착하네
제39화 몇 초 만에 네티즌 충격
제40화 누구의 대본?
제41화 아낌의 기술
제42화 서린, 사고가 나다
제43화 진짜와 가짜
제44화 서린 손가락 부러진 사건
제45화 조작극의 진실 폭로
제46화 후원자는 그녀의 남편?
제47화 매니저가 뒤집어쓰기
제48화 혼인 재산 교환
제49화 약을 이용해 친딸을 해치려는 계획
제50화 그 여자가 누구야
제51화 아슬아슬한 인질 구출
제52화 구란이 마중 나오다
제53화 다친 손, 먹이는 국수
제54화 그에게 다 보여버렸다
제55화 경찰서로 오빠 데리러 가다
제56화 그녀는 돈을 원하고 있습니다
제57화 불량배들의 표적
제58화 불량배들의 굴욕
제59화 공짜로 얻은 매니저
제60화 계약과 소문
제61화 또 블랙 실트 올랐네
제62화 서연, 실트 반등
제63화 천만 원 사례금 요구
제64화 할머니에게 마사지 법을 알려드리다
제65화 팬의 적의
제66화 서연의 수능 성적
제67화 아르바이트 쟁탈전
제68화 서연 한 손으로 물통 들기
제69화 서연의 한 손 자수
제70화 음식을 낭비하는 건 정말 최악이다
제71화 팬들 마음이 싸늘하게 식었다
제72화 대립
제73화 서재문 또 미쳤다
제74화 게임하러 옥상 집합
제75화 품격 있는 사람은 아무거나 집어먹지 않는다
제76화 진심게임 대모험
제77화 노래의 압박
제78화 완벽한 우상의 균열
제79화 열한 명의 가족, 숨겨진 진실
제80화 가족의 경계선
제81화 0의 행렬
제82화 톱아이돌을 무릎 꿇리다
제83화 호텔리어와 주방 보조
제84화 금수저를 위한 맞춤형 무대
제85화 번역기가 불러온 대참사
제86화 보너스 없으면 안 가요
제87화 전설의 건반 위로 흐르는 선율
제88화 F국 여자를 제대로 눌러주다
제89화 월급 나왔다
제90화 생방송 사고
제91화 한 목숨 값도 안 되는 인생
제92화 어린 팬을 구하다
제93화 서재우의 창문 탈출
제94화 누가 진짜 배은망덕한 건지
제95화 돈 좀 빌려도 될까, 동생 보러 가야 해서
제96화 그가 그녀를 보러 달려왔다
제97화 끊이지 않는 캐스팅 제의
제98화 전생의 꿈
제99화 서재우의 동정 유발 작전
제100화 이것도 내 탓이라고?
제101화 서린을 때려주면 용서할게
제102화 이제 서 씨 가문의 사람이 아니다
제103화 남편의 의무를 다해줘
제104화 구란을 연예계로 스카우트하려는 방서구
제105화 서재문, 본색을 드러내다
제106화 사망 선고를 받은 아이
제107화 셋째 오빠, 서재정
제108화 나는 서연 같은 부류가 제일 싫어
제109화 예능 제3부
제110화 조연 게스트는 누구?
제111화 안녕하세요, 저는 구사년입니다
제112화 욕하고 싶어도 욕할 곳이 없네
제113화 남들은 죽순을 따는데 당신들은 방을 뺏네
제114화 구란은 참지 않지
제115화 단식으로 밀어붙인 절연
제116화 라이브 커머스 도전기
제117화 왜 무릎 꿇고 방송을 보냐고?
제118화 금낭묘계(錦囊妙計)
제119화 납량 특집, 귀신 이야기
제120화 카메라 있으니까, 수위 조절해
제121화 기이한 부름소리
제122화 뜻밖의 야식
제123화 이건 연애 예능이 아니야
제124화 제자가 되겠다는 건 천박한 짓이야
제125화 다 큰 어른이 부모님께 고자질이라니
제126화 마녀와의 첫 대면
제127화 구란을 위해 스파이 운전기사를 제거하다
제128화 이중간첩?
제129화 전 국민이 간절히 바라는 '비책 주머니'
제130화 두 사람, 동거하는 거야?
제131화 같은 옷 다른 느낌, 못생긴 쪽이 망신이지
제132화 그 옷 벗어
제133화 남편이 질투하면 어쩌려고?
제134화 돈만 축내는 기집애를 낳다니
제135화 산모를 구하고 실검에 오르다
제136화 그는 내 오빠를 연기할 자격이 없어
제137화 아들을 데리고 병원에 가보세요
제138화 악인이 먼저 고소하다
제139화 서린의 뺨을 때려 스스로 증명하다
제140화 연예계 퇴출
제141화 정정당당 서재우
제142화 월급날
제143화 도움을 요청하는 여인을 걷어찼다?
제144화 사건의 진상
제145화 더러운 건 질색이라서
제146화 신비한 힘
제147화 배를 한 대 쳐서 뱉게 해주지
제148화 낯선 화면과 목소리
제149화 양만만의 헌신
제150화 구사년이 질투 났다
제151화 마세라티 타고 배달하기
제152화 내숭녀 참교육 밀크티
제153화 서연은 그저 나를 질투할 뿐이야
제154화 아까는 못 한다면서요?
제155화 작은 정원의 작은 꽃
제156화 생일 축하해
제157화 당신, 그러다 돌연사해요
제158화 비녀로 뱀을 꿰뚫다
제159화 사람을 구했는데 사과하라고?
제160화 1+1 커플티
제161화 조로의 이혼
제162화 게임판이 뒤집어졌다
제163화 공개 의학 강의
제164화 서연의 실력을 시험하다
제165화 구 선생님, 제자 안 받으십니까?
제166화 정체가 탄로 날 위기?
제167화 첫눈에 반하다
제168화 내가 대신 때려줄게
제169화 너, 역시 환생했구나
제170화 주세개의 계략
제171화 계속 때려!
제172화 파산의 배후
제173화 전생인 듯 전생 아닌
제174화 이 개들이 대체 뭐라고 짖는 거야?
제175화 범자진, 스캔들을 인정하다?
제176화 서재문에게 선사하는 거대한 선물
제177화 물에 빠진 구면?
제178화 우리 공개 연애해요
제179화 무릎 꿇고 빌어라, 진실이 밝혀진다
제180화 또 월급날이다!
제181화 오빠, 변했어
제182화 배역 뽑기, 엑스트라의 운명
제183화 분장사 좀 빌릴게요
제184화 의외의 인연?
제185화 큰 기대 안 해, 한 번에만 가자
제186화 당신, 고전 복장이 정말 잘 어울리네
제187화 당신, 너무 빨리 끝나는 거 아냐?
제188화 서연이 네 동생이야?
제189화 구사년이 아프다고?
제190화 서린의 발광
제191화 누가 내가 걔를 안 해친대?
제192화 연예계 은퇴나 준비하라고 해
제193화 상대가 너무 잘 대주네요
제194화 전적으로 상대가 못해준 덕분이죠
제195화 모국어가 ‘어이상실'
제196화 여보세요, 장례식장인가요?
제197화 서린아, 네가 어쩌다 이렇게 갔니!
제198화 내가 대신 신고해 줬어
제199화 안녕, 난 여와야
제200화 나 남자 안 좋아한다고!
제201화 인간이라고 부르기도 아깝네
제202화 내가 당신들 ‘플레이'의 일환인가?
제203화 당신이 원하는 거라면, 허락할게요
제204화 이에는 이, 마녀의 자업자득
제205화 서재정, 또다시 제 발로 무덤을 파다
제206화 상은 없나요?
제207화 고슴도치가 순한 토끼가 되길 바란다면
제208화 서연의 매니지먼트 계약 해지
제209화 한 판당 20만 원
제210화 한 판당 200만 원
제211화 내가 좀 빌려줄게
제212화 줄을 서서 서재문을 저격하다
제213화 서재문에게 남은 음식을 포장해 주다
제214화 또 매니저에게 독박을 씌우다?
제215화 도망치고 싶다
제216화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제217화 같이 랭크전 하자
제218화 그 이름, 부르는 것조차 역겨워
제219화 무식한 게 이렇게 무섭다니까
제220화 서재우가 자살했다
제221화 윤해 할머니의 시비
제222화 입에서 구린내가 나더니
제223화 마트에서의 긴급 구조
제224화 다시 만난 구면(1)
제225화 다시 만난 구면(2)
제226화 부행침의 선택(1)
제227화 부행침의 선택(2)
제228화 우리 사귀어요(1)
제229화 우리 사귀어요(2)
제230화 속마음이 튀어나오다
제231화 옛 제자들(1)
제232화 옛 제자들(2)
제233화 서재현을 장난감으로 던져주다(1)
제234화 서재현을 장난감으로 던져주다(3)
제235화 정체가 탄로나다
제236화 정체가 탄로나다(2)
제237화 정체가 탄로나다(3)
제238화 쫓아온 서재정
제239화 쫓아온 서재정
제240화 서재우를 소변기에 처박다
제241화 서재우를 소변기에 처박다(2)
제242화 걔가 네 머리에 오줌이라도 쌌니?
제243화 걔가 네 머리에 오줌이라도 쌌니?(2)
제244화 부행침을 압박하는 선택지
제245화 부행침을 압박하는 선택지(2)
제246화 서재우가 보낸 파격적인 선물
제247화 서재우가 보낸 파격적인 선물(2)
제248화 서재우의 계략
제249화 서재우의 계략
제250화 그에게 빚진 두 개의 목숨
제251화 그에게 빚진 두 개의 목숨(2)
제252화 서재우를 배웅하러 왔다
제253화 서재우를 배웅하러 왔다(2)
제254화 서재우가 죽었다
제255화 서재우가 죽었다
제256화 서재우 사망의 진실
제257화 서재우 사망의 진실(2)
제258화 조 감독이 협박당하다 (1)
제259화 조 감독이 협박당하다 (2)
제260화 진자도의 위독 (1)
제261화 진자도의 위독 (2)
제262화 서재우 죽음의 진실(1)
제263화 서재우 죽음의 진실(2)
제264화 서재우 죽음의 진실(3)
제265화 서재우의 신장(1)
제266화 서재우의 신장(2)
제267화 서재우의 신장(3)
제268화 서연이 임신했다고?(1)
제269화 서연이 임신했다고?(2)
제270화 서연이 임신했다고?(3)
제271화 아이 아빠가 누구라고?(1)
제272화 아이 아빠가 누구라고?(2)
제273화 아이 아빠가 누구라고?(3)
제274화 서씨 부자와 임해의 난투극(1)
제275화 서씨 부자와 임해의 난투극(2)
제276화 진 할머니의 든든한 지원사격(1)
제277화 진 할머니의 든든한 지원사격(2)
제278화 진 할머니의 든든한 지원사격(3)
제279화 부자의 잔머리(1)
제280화 부자의 잔머리(2)
제281화 부자의 잔머리(3)
제282화 부자의 잔머리(4)
제283화 억지로 초상집에 앉히겠다고?(1)
제284화 억지로 초상집에 앉히겠다고?(2)
제285화 억지로 초상집에 앉히겠다고?(3)
제286화 억지로 초상집에 앉히겠다고?(4)
제287화 사생팬들의 추격전(1)
제288화 사생팬들의 추격전(2)
제289화 사생팬들의 추격전(3)
제290화 서재문을 차에서 던져버릴 기세로(1)
제291화 서재문을 차에서 던져버릴 기세로(2)
제292화 서재문을 차에서 던져버릴 기세로(3)
제293화 날 납치해 봐, 당장 쇠고랑 차게 해줄 테니(1)
제294화 날 납치해 봐, 당장 쇠고랑 차게 해줄 테니(2)
제295화 날 납치해 봐, 당장 쇠고랑 차게 해줄 테니(3)
제296화 날 납치해 봐, 당장 쇠고랑 차게 해줄 테니(4)
제297화 서연, 그년은 더 이상 살려둘 수 없다(1)
제298화 서연, 그년은 더 이상 살려둘 수 없다(2)
제299화 서연, 그년은 더 이상 살려둘 수 없다(3)
제300화 서연, 그년은 더 이상 살려둘 수 없다(4)
제301화 전생의 기억을 꿈꾸다① (1)
제302화 전생의 기억을 꿈꾸다①(2)
제303화 전생의 기억을 꿈꾸다①(3)
제304화 전생의 기억을 꿈꾸다①(4)
제305화 전생의 기억을 꿈꾸다 ②(1)
제306화 전생의 기억을 꿈꾸다 ②(2)
제307화 전생의 기억을 꿈꾸다 ②(3)
제308화 전생의 기억을 꿈꾸다 ②(4)
제309화 전생의 기억을 꿈꾸다 ②(5)
제310화 전생의 기억을 꿈꾸다 ②(6)
제311화 전생의 기억을 꿈꾸다 ③(1)
제312화 전생의 기억을 꿈꾸다 ③(2)
제313화 전생의 기억을 꿈꾸다 ③(3)
제314화 전생의 기억을 꿈꾸다 ③(4)
제315화 전생의 기억을 꿈꾸다 ③(5)
제316화 서재문, 전생의 결말(1)
제317화 서재문, 전생의 결말(2)
제318화 서재문, 전생의 결말(3)
제319화 서재문, 전생의 결말(4)
제320화 서재문, 전생의 결말(5)
제321화 장례식장을 뒤집어놓은 병동 동기들(1) 。
제322화 장례식장을 뒤집어놓은 병동 동기들(2)
제323화 장례식장을 뒤집어놓은 병동 동기들(3)
제324화 장례식장을 뒤집어놓은 병동 동기들(4)
제325화 서연의 등장(1)
제326화 서연의 등장(2)
제327화 서연의 등장(3)
제328화 서연의 등장(4)
제329화 서연의 등장(5)
제330화 가짜 부모를 위한 진짜 장례식(1)
제331화 가짜 부모를 위한 진짜 장례식(2)
제332화 가짜 부모를 위한 진짜 장례식(3)
제333화 가짜 부모를 위한 진짜 장례식(4)
제334화 가짜 부모를 위한 진짜 장례식(5)
제335화 장례식장에서의 신장 이식 수술(1)
제336화 장례식장에서의 신장 이식 수술(2)
제337화 장례식장에서의 신장 이식 수술(3)
제338화 장례식장에서의 신장 이식 수술(4)
제339화 장례식장에서의 신장 이식 수술(5)
제6화 구란의 담장을 넘다
구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다는 생각이 스치자, 서연은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서연은 곧바로 가방을 메고 계단을 내려갔다. 예상대로 거실에는 서린의 뒷바라지를 하느라 서연을 붙잡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미 짙은 어둠이 내려앉은 밤이었다. 맞은편 저택의 현관 조명은 불안하게 깜빡거리고 있었다. 서연이 초인종을 눌렀지만 한참이 지나도 안에서는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 서연의 미간이 저절로 좁혀졌다.
서연은 잠시 높은 담장을 바라보았다. 어린 시절 한의사였던 할아버지를 따라 산을 타며 약초를 캐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 정도 높이라면 서연에게는 그리 어렵지 않은 장애물이었다. 서연은 망설임 없이 담장을 넘었다.
저택 안쪽은 입구보다 훨씬 더 황량했다.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있었고, 어둠 속에서 짐승이 스치는 기척까지 느껴졌다. 사람이 사는 집이라기보다는 버려진 폐가에 가까운 풍경에 서연은 의아함을 느꼈다.
‘대체 왜 이런 곳에서 지내고 있는 거야…….’
서연은 영혼 깊숙이 새겨진 기억을 따라 곧장 2층으로 향했다. 구란이 머물던 방 앞에 도착하자 문이 살짝 열려 있었고, 희미한 벽등 하나만이 방 안을 밝히고 있었다. 침대 위에는 구란이 힘없이 누워 있었다. 숨결은 가늘었고, 얼굴은 종잇장처럼 창백했다. 이마에 감긴 거즈는 땀과 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서연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역시, 일이 터졌구나.’
가까이 다가가자 구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가 그대로 전해졌다. 서연이 구란의 이마에 손을 대는 순간, 타오르는 듯한 뜨거움에 놀라 움찔했다. 이불을 걷어내자 상황은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오른손과 이마뿐만 아니라 드러난 가슴 위에도 크고 작은 상처들이 가득했다. 아직 선혈이 맺힌 찰과상부터 시퍼렇게 멍든 타박상까지 처참한 몰골이었다.
그때 구란이 천천히 눈을 떴다. 초점 없는 시선으로 허공을 응시하던 구란은 서연을 인식하고는 힘겹게 입술을 뗐다.
“……너냐?” “말은 하네. 죽지는 않았나 봐.”
서연이 퉁명스럽게 중얼거렸다. 이 정도 상태라면 당장 병원 응급실에 있어야 정상이었다. 구란은 미간을 찌푸리며 낮게 읊조렸다.
“누가 마음대로 들어오래. 나가.” “……뭐?”
서연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 전생의 기억이 틀린 것인지, 아니면 나 혼자만의 착각이었는지 혼란스러웠다. 혹시 아직은 구란이 서연을 좋아하기 전의 시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허탈감이 스쳤지만 서연은 금세 정신을 다잡았다. 구란이 나를 좋아하든 말든 상관없었다. 이번 생에서는 반드시 전생의 빚을 갚아야 했으니까.
“상처가 곪기 시작했어. 당장 치료 안 하면 열이 더 오를 거야.”
구란이 반항하려 하자 서연은 아랑곳하지 않고 구란의 허리를 짚었다.
“허리 좀 들어봐. 바지 내려야 하니까.”
구란의 몸이 눈에 띄게 굳었다. 검은 눈동자가 서연을 뚫어지게 노려보자 서연은 곧바로 이유를 덧붙였다.
“하반신 상태를 확인하려는 거야.” “아래는 안 다쳤어.” “그럼 휠체어는 왜 타고 다니는데?”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서연은 강제로 구란의 바지를 내렸다. 그 순간 구란은 완전히 얼어붙어 버렸다. 상체는 선이 살아 있는 탄탄한 몸이었지만, 하체는 지나치게 말라 생기가 없었다. 힘을 잃은 두 다리는 안쓰러울 정도로 위태로워 보였다.
“원래 다리가 안 좋았던 거야?”
서연은 대답이 돌아오기도 전에 이미 구란의 다리 곳곳을 짚어보며 상태를 살폈다.
“그만……!”
구란이 저항하려 했지만, 고열과 통증 때문에 손끝조차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서연은 멈추지 않고 꼼꼼히 살피다가 손길이 사타구니 근처에 닿았을 때서야 멈췄다.
“큰 부상은 아닌데 왜 바로 치료 안 했어?”
구란은 숨이 가빠졌고, 수치심 때문인지 포기한 것인지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귀 끝까지 새빨개진 채 눈을 질끈 감는 모습에 서연은 속으로 피식 웃음이 났다. 전생에 서연이 구란에게 모든 것을 보였을 때도 구란은 이렇게까지 부끄러워하지 않았었다.
“말 안 하면 계속 확인할 거야.”
서연의 손이 다시 움직이려 하자 구란이 급히 서연의 손목을 붙잡았다.
“……약에 독을 탔어. 그래서 다리가 낫지 않아.”
서연은 잠시 말을 잃었다. 약에 손을 댈 수 있는 사람이라면 구란과 가장 가까운 사람일 수밖에 없었다.
“지금 당장은 회복하기 힘들어. 일단 열부터 내리고 상처 소독부터 할게.”
서연은 눈에 띄는 곳에서 구급 상자를 찾아 해열제를 먹이고, 이마의 거즈를 풀어 상처를 정리했다. 다행히 상처는 깊지 않았지만 봉합 자국 위로 피와 땀이 엉겨 심하게 부어오른 상태였다.
“좀 참아. 다시 약 바를 거니까.”
서연이 조심스럽게 손을 움직였지만, 구란은 고통을 참지 못하고 낮은 신음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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