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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돈 값을 해야지

  • 그녀는 성큼성큼 걸어가 가는 손가락으로 남자의 가슴팍을 쿡 찌르며 경고했다.
  • “차재운, 저 여자 누구야? 6억으로도 부족해서 손님을 받는다는 거야? 사는 게 힘든 거 알겠어. 10억 줄 테니 앞으로 반경 일 미터 안에 그 어떤 여성 생물을 들이지 마. 알았어?”
  • ‘애가 얼마나 영리한데 어린 나이에 지 아빠에게서 여자 꼬시는 방법만 배우는 거 아니야?’
  • 이렇게 생각한 서강예는 차재운을 힘껏 흘겨보았다.
  •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돼!”
  • 차재운은 싸늘한 얼굴로 실눈을 뜬 채, 말했다.
  • “내가 알아서 하니까 자꾸 강조하지 마.”
  • 그러지 않으면 그는 자신의 정력으로 서강예에게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려고 할 수도 있었다.
  • ‘흥, 부디 그러길!’
  • 서강예는 씩씩거리며 돌아와서 아들의 손을 잡고 집으로 들어갔다.
  • 서현은 동정 어린 시선으로 뒤떨어진 차재운을 보았다.
  • ‘저 차는 분명 아빠 차잖아. 기사는… 아빠 옆에는 예쁜 아줌마들이 아주 많은가 봐?’
  • 서현은 휴대폰을 꺼내서 고정임에게 문자를 보냈다.
  • [증조할머니, 아빠를 모셔다준 아줌마 아주 예쁘게 생겼던데 엄마가 그 아줌마 보고 화가 났어요.]
  • 고정임은 손자에게서 온 문자를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가정부에게 시선을 돌렸다.
  • “재운이의 기사 말이야, 비서더라?”
  • “네, 왕민이라고 몇 달 전에 출산휴가를 냈잖아요. 컴백한지 얼마 안되는데 일 열심히 하더라고요.”
  • 고정임은 그제야 안심했다.
  • “남자 기사 좀 알아봐. 눈치 있는 남자기사로 말이야. 그렇게 멍청하니 여자 마음 하나 잡지 못해 아들이 밖에서 크게 내버려 두지. 멍청한 놈.”
  • “…”
  • 파라지오. 서강예는 저녁 내내 기분이 나빠 씩씩거렸다. 그녀는 싸늘한 얼굴로 아이와 놀아주는 차재운을 노려보았다.
  • ‘아침에 한 생각은 다 틀렸어. 현이는 전혀 자상하지 않아. 내가 화난 걸 뻔히 알면서도 달래주지 않고. 흥!’
  • 그녀는 9시가 되자마자 뛰어가서 말했다.
  • “9시니까 얼른 들어가서 자.”
  • 서현은 고분고분 대답한 뒤, 아쉬운 얼굴로 안방에 들어갔다.
  • 서강예는 서현이 방에 들어간 것을 확인한 뒤, 의기양양한 얼굴로 샤워하러 들어갔다.
  • 그녀가 문을 닫으려는 찰나, 차재운의 그윽한 눈과 마주쳤다.
  • 그녀는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치며 가슴을 가렸다. 그리고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 “왜 따라오는 거야? 깜짝 놀랐잖아?”
  • 차재운은 눈썹을 치켜세우고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 “자려고 그러지.”
  • ‘잔다고? 나랑 같이 잔다는 거야?’
  • 오늘 일을 떠올린 서강예는 화가 나서 다른 방문을 가리켰다.
  • “여기 방 많으니까 아무 곳이나 골라서 자. 나한테 붙지 말고.”
  • ‘저번에는 소파가 작아서 불편하다고 했지? 어디 침대도 불편하다고 하는지 보자고!’
  • 아이에게 온전한 가족을 만들어 주기 위해 차재운과 함께 살려고 마음먹었고 그에게 돈까지 주면서 스폰하는 입장이었지만 사실 서강예는 차재운과 그렇고 그런 사이로 발전하고 싶지 않았다.
  • 차재운은 턱을 괸 채, 방문에 기대서 여자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흥미진진한 표정이 가득했다.
  • “고용주가 월급을 올려줬으니 돈 값을 해야지. 같이 밤을 보내주는 게 당연한 거 아니야?”
  • “필요없다고 했으니까 이러지 마.”
  • 서강예는 뒷걸음질치며 말했다.
  • ‘이 인간 왜 이렇게 말을 잘 듣지 않는 거야? 저번에도 집에서 주인처럼 굴더니 오늘에는 왜 갑자기 같이 자겠다고 하는 거지?’
  • 그러다 서강예는 어떤 이유가 생각나서 다급히 말했다.
  • “걱정하지 마. 같이 안 잔다고 해서 월급을 깎거나 하지는 않을 거니까.”
  • 이 말을 들은 차재운은 표정이 어둡게 변했다. 그녀는 그런 차재운이 더더욱 이해가 되지 않았다.
  • “대체 왜 이러는 거야? 나 잘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