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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내연녀를 다시 만나다

  • 서강예는 숨을 꾹 참았다. 그녀가 그렇게 가르친 게 아니라 다 진아라의 가르침을 받고 아이가 과하게 영리해진 것이었다.
  • 그래서 서현은 쉽게 속아넘어가지 않았다.
  • 서강예는 남자를 스쳐 지나며 말했다.
  • “씻으러 가. 오늘 집 알아보러 가려고 하는데 너도 같이 가!”
  • 그녀는 해성시에서 오랫동안 산 차재운이 부동산 상황에 대해 더욱 잘 알 거라고 생각했다.
  • 계속 진아라의 집에서 신세를 지는 것은 말이 안되었다. 서현을 데리고 돌아오기로 했으니 아이가 자라는 환경을 신경 써야 했다.
  • ‘집도 하나 사고 차도 한 대 사야지. 휴, 돈을 펑펑 써야겠네.’
  • 서강예는 속으로 돈을 계산해보았다.
  • 집 한 채, 차 한 대를 사고 나면 그녀에게는 몇십억 원의 유동자금밖에 남지 않을 것이다.
  • ‘빈털터리가 되어버렸네!’
  • 부동산 업체.
  • “손님, 로얄캐슬은 파라지오와 인접해 있고 시세도 비슷합니다. 특히 이 집은 같은 가격이지만 풀옵션으로 되어 있어 입주하기 더 편리할 것입니다. 두 분처럼 신분이 있는 분들이 묵으시기에는 가장 완벽한 집이지요.”
  • 부동산 직원이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
  • 차재운과 서강예가 모두 비싼 브랜드의 옷을 입고 있는데다가 포스 넘치는 남자와 아리따운 여자의 조합은 누가 보아도 돈 많은 부부처럼 보였다.
  • ‘돈줄이 생겼네.’
  • 서강예는 해성시를 떠나기 전에 파라지오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었다.
  • 파라지오는 해성시의 옛 별장 지역으로 안에서 사는 사람은 모두 권력이 있거나 돈 많은 부자였다. 집값도 비싸서 금값이라서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 그렇다면 파라지오 근처에 있는 로얄캐슬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 서강예는 로얄캐슬의 별장들을 둘러보며 직원의 허풍 섞인 칭찬을 들었지만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 파라지오 근처에 있다고 하지만 상업 지역이 모두 파라지오 쪽에 있는 데다가 로얄캐슬은 다리 위쪽에 있어 위치도 좋은 편이 아니었다.
  • ‘현이가 아직 어린데 소음 때문에 잘 자지 못하면 키가 어떻게 크겠어?’
  • 둘은 부동산에 앉아서 아파트 사진을 보고 있었다. 서강예가 입을 삐죽이며 물었다.
  • “어떤 것 같아?”
  • “별로야.”
  • 차재운이 싸늘한 어조로 간결하게 한마디 했다.
  • 지리적으로 꽝이었다. 차재운은 이런 지역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편이었다. 그가 가지고 있는 수십 채의 별장 중 여기보다 못한 곳이 없었다.
  • 그러자 부동산 직원 안색이 급변했다.
  • “손님, 저희 로얄캐슬은 위치도 좋고 모두 풀옵션이라 바로 입주 가능하세요. 이 정도 가격이면 완전히 이득이죠.”
  • “그래요?”
  • 차재운은 고개를 돌리고 경멸 어린 시선으로 그녀를 힐끗 바라보았다.
  • 그에게서 풍기는 위험한 기운에 부동산 직원은 좀 당황했다.
  • 그녀는 서강예가 해외에서 돌아온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몰래 가격을 높이 불렀던 것이다. 그런데 차재운이 이렇게 되묻자 그녀는 당황해서 차재운의 눈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 “매니저님?”
  • 고개를 돌리자 멀지 않은 곳에서 사람들이 걸어오고 있는 게 보였다. 직원은 구세주라도 만난 것처럼 표정이 환해지며 급히 그들을 불렀다.
  • 이인혜가 직원들을 감시하러 왔다가 직원이 부르는 소리에 이쪽으로 고개를 돌렸던 것이다. 그녀는 손님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보자 표정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 짧은 정적이 흐른 뒤, 이인혜는 빠른 걸음으로 걸어와 날카로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 “서강예, 너 죽은 거 아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