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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겁먹지 마, 내가 있잖아.

  • “하 선생님, 들으셨죠? 서과고에 어떻게 이런 학생이 있을 수 있어요? 안하무인이라도 너무 안하무인이잖아요.”
  • 이혜원은 화가 나서 소파에서 벌떡 일어섰다.
  • “아줌마 딸이 어떤 물건인지 모르시나 보네요?”
  • 강시연은 이혜원의 공격적인 태도가 몹시 불편했다.
  • “하 선생님이 처리 못 할 일이면 교감 선생님을 모셔와요.”
  • 이혜원도 교감 선생님이 바쁜 사람이라 이런 일을 처리할 시간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지금은 이미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라서 기다릴 수 없었다.
  • “은비 어머님, 이 일은…”
  • “이 일이 왜요? 명백히 쟤가 아무런 이유 없이 제 딸을 괴롭히고 있잖아요, 아직도 쟤를 보호하려고 해요? 하 선생님, 쟤랑 도대체 무슨 관계죠?”
  • 하 선생님은 어쩔 수 없이 교감 선생님을 모셔왔다.
  • 교감 선생님을 보자마자 이혜원은 불평을 시작했다.
  • “교감 선생님, 오늘 반드시 제게 만족스러운 답변을 줘야 해요. 제 딸 발을 보세요. 만약 오늘 당신들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면 저는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 이건 고의로 사람을 다치게 한 거잖아요.”
  • 교감 선생님은 잔뜩 화가 난 이혜원과 한마디도 하지 않는 강시연을 번갈아 보았다.
  • “하 선생님,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죠? 이 학생은 전학 온 지 얼마 안 된 학생 아닌가요? 첫날부터 왜 이렇게 소란을 피우는 거죠?”
  • “교감 선생님, 여학생 사이에 약간의 갈등이 있는 것도 정상이죠. 저는 일을 이렇게 크게 만들 필요까지 없다고 생각해요.”
  • “일을 크게 만들어요? 하 선생님,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 “강시연 학생의 잘못이니 부모님한테 연락해서 데려가라고 하세요.”
  • 교감 선생님은 조은비의 발을 보고 결정을 내렸다.
  • 유영지는 강시연이 불려가고 나서 바로 유지훈에게 전화 걸었다.
  • “삼촌, 빨리 와. 학교에서 누가 날 괴롭혀.”
  • 유영지의 전화를 받았을 때 유지훈은 한창 회의를 하고 있었다.
  • “네 아빠한테 연락해.”
  • “삼촌, 아빠가 알면 날 죽여버릴 거야, 빨리 와!”
  • 유영지는 곧 울음을 터트릴 것 같았다. 어쨌든 강시연은 그녀를 위해 조은비의 발을 밟은 것이다.
  • 유지훈은 어르신이 손녀딸을 얼마나 아끼시는지 알고 있어 결국 수중의 일을 멈추고 김무열을 데리고 서과고로 향했다.
  • 다른 한편, 교감 선생님은 강시연에게 부모님을 학교에 모셔오라고 했다.
  • 유영지는 노크를 하고 허락을 받고 바로 들어왔다.
  • “교감 선생님, 이 일은 강시연과 관련이 없어요. 조은비가 저를 괴롭혔어요.”
  • 유영지를 보더니 교감 선생님은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었다.
  • “이봐 학생, 네가 뭘 알아? 우리 은비는 줄곧 품행과 학업이 모두 뛰어난 학생이었고 강시연은 줄곧 평판이 좋지 않았는데, 네가 그렇게 말한다고 교감 선생님이 믿을 것 같아?”
  • “제가 말한 것은 전부 사실이에요. 하 선생님, 정말 조은비가 그랬어요.”
  • 그들이 믿지 않자 유영지는 울 것 같았다.
  • “유영지, 너랑 상관 없는 일이야, 돌아가.”
  • 강시연은 유영지가 여기까지 찾아올 줄 몰랐다.
  • 유영지는 강시연의 곁으로 갔다.
  • “시연아, 겁먹지 마. 내가 있잖아!”
  • 강시연은 다른 여자아이의 입에서 이런 말을 들을 줄은 몰랐다.
  • “교감 선생님, 보세요 이 두 학생은 한 패라니깐요.”
  • 이혜원은 계속 따지고 들었다.
  • “둘 다 퇴학시키세요, 이런 학생들이 남아 있는 것은 서과고의 명성만 떨어뜨릴 뿐이에요.”
  • 교감 선생님은 유영지의 배경을 알 수 없어서 당장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 “은비 어머님, 이 일은…”
  • “교감 선생님, 오늘 이 일을 처리하지 못하면 저는 교장 선생님께 전화를 드리겠어요.”
  • 이혜원은 교감 선생님을 압박했다.
  • 교감 선생님은 조 씨 가문의 서울 내 지위를 알고 있고, 자신과 같은 한낱 교감 선생님이 감히 미움을 사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다.
  • “둘 다 퇴학으로 처리하죠.”
  • 교감 선생님은 어쩔 수 없이 입을 열었다.
  • “교감 선생님, 두 학생 다 큰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는데 어떻게 이렇게 퇴학시킬 수가 있어요?”
  • 하 선생님은 너무 성급한 결정이라고 생각했다. 하 선생님은 학급의 모든 학생들을 책임지려고 하기 때문에 강시연의 성적이 형편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에 대해 어떠한 편견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 “하 선생님, 이 일은 이렇게 결정합니다. 은비 어머님, 요즘 회사가…”
  • “교감 선생님…”
  • 아무리 유영지가 토끼 같은 성격이라고 해도 화가 나는 상황이었다.
  • “시연아, 걱정하지 마. 내가 우리 삼촌한테 전화했어, 우리 삼촌은 아주 대단한 사람이야.”
  • 강시연은 눈썹을 치켜세웠다. 걱정은 무슨? 고작 서과고일 뿐인데.
  • 누구를 퇴학시키는 건 그녀의 전화 한 통이면 가능한 일이다.
  • “누굴 퇴학시킵니까? 교감 선생님, 제가 보기에 당신도 교감 선생님 할 자격이 없겠어요.”
  • 김무열은 입구에서 교감 선생님이 유영지를 퇴학시킨다는 소식을 듣고 화를 참지 못했다.
  • 이 말이 끝나고 김무열은 문을 열고 유지훈을 먼저 들어오게 했다.
  • 강시연이 서과고에 있는 걸 알았지만 유지훈은 이곳에서 그녀를 볼 줄 몰랐다. 일을 보고 그녀를 보러 갈 생각이었다.
  • “당신들은 누구죠?”
  • 교감 선생님은 유지훈과 김무열을 본 적은 없지만 두 사람의 포스를 보고 상대가 만만치 않다는 걸 느꼈다.
  • “이런 우연이.”
  • 김무열은 강시연을 보고 약간 놀랐다.
  • 이 두 사람을 본 강시연은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떻게 가는 곳마다 그들과 마주치지?
  • “저희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당신이 이 두 학생을 퇴학시킬 자격이 없다는 거죠.”
  • “웃기고 자빠지셨네, 이게 무슨 당신 집인 줄 알아요! 여긴 학교예요, 교감 선생님이 퇴학시킨다는데 당신들이 무슨 상관이에요?”
  • 이혜원은 유지훈과 접촉할 기회가 없었기에 그녀 앞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었다.
  • “교감 선생님, 두 학생 바로 퇴학시키세요. 뒷감당은 저희 조영 그룹에서 합니다.”
  • “조영 그룹?”
  • 유지훈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 “무열아, 조영 그룹이 대단해?”
  • “모르겠어. 조영 그룹은 뭐 하는 회사지?”
  • 순간 무열은 조영 그룹에 대해 전혀 생각나는 게 없었다.
  • “교감 선생님, 보셨죠? 이 사람들 조영 그룹도 모르면서 지금 여기서 잘난 척하고 있어요!”
  • 이혜원은 경멸을 금치 못하고 그들을 힐끗 보았다.
  • “왜요? 조영 그룹이 대단한가요?”
  • 김무열이 되물었다.
  • “믿거나 말거나, 내 전화 한 통이면 당신들은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을 수 있어요.”
  • 이혜원은 더욱 으쓱해졌다. 이제 좀 겁이 나겠지?
  • “솔직히 정말 무섭네요, 책임져야 할 가족만 해도 수두룩한데 일자리를 잃으면 어떡하죠?”
  • 김무열이 비꼬았다.
  • 이혜원은 조영 그룹에 자신만만한 데다가 이 말을 들으니 더욱 득의양양했다.
  • “어때요? 지금이라도 무릎 꿇고 사과하면 한 번 봐줄 수 있어요.”
  • “뭐라고 했죠?”
  • 봐주면 봐줄수록 아주 머리 꼭대기까지 기어오르려고 한다!
  • 유지훈은 이미 참을성을 잃어 더는 이런 사람과 이곳에서 시간 낭비를 하고 싶지 않았다!
  • “무열아, 세 시간 줄게. 저분이 말하는 조영 그룹 서울에서 사라지게 만들어. 조영 그룹 그 누구든지 내가 있을 법한 곳에 나타나게 하지 마.”
  • 아마 이 세상에 유지훈보다 더 막무가내인 사람은 없을 것이다.
  • “무슨 소리죠? 꿈꾸고 있어요? 우리 조영 그룹을 사라지게 만든다고? 당신이 뭐 유지훈이라도 되는 줄 알아요?”
  • 서울에서 유지훈 밖에 이런 소리를 못 한다!
  • “교감 선생님, 오늘 일은 아무도 알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 유지훈은 말을 마치고 돌아서서 밖으로 나갔다.
  • 유영지는 바로 강시연을 끌고 따라 나갔다. 역시 삼촌이 손을 쓰면 바로 해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