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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투자 철회

  • 보겸은 속으로 흠칫 놀랐지만 겉으로는 태연한 척하며 물었다.
  • “이 두 분은 누구셔?”
  • 준혁도 보겸을 보았다.
  • ‘이 남자는... 저 여자랑 무슨 관계인 거지? 외모나 분위기는 괜찮아 보이는데 저 애들이랑은 안 닮은 것 같네.’
  • 그때 경아가 황급히 나와서 대답했다.
  • “선배, 꽃 사러 온 손님이셔.”
  • 경아는 꾸밈없는 눈빛으로 준혁을 바라봤다.
  • “오늘 일은 정말 감사드려요. 주문하신 꽃은 제가 조금 있다가 호텔로 보내드릴게요.”
  • 준혁도 목례를 하며 말했다.
  • “그럼 부탁드릴게요.”
  • 준혁은 뒤돌아서 나가려다 뭔가 생각났는지 다시 몸을 돌리고는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 주먹을 폈다. 그 안에는 그날 밤 경아가 잃어버린반지가 있었다.
  • “경아 씨, 반지 이제 잘 챙기세요.”
  • 경아는 화들짝 놀라 허둥지둥 반지를 받았다.
  • “감사해요. 이렇게 가져다주실 줄은 몰랐어요. 너무 감사드려요.”
  • 준혁은 무표정으로 담담하게 대답한 후 꽃집을 떠났다.
  • 경아가 준혁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던 보겸은 준혁이 나가자마자 다가와서 물었다.
  • “경아야, 아까 저 남자랑... 무슨 관계야? 왜 그 반지를 저 사람이 가지고 있어?”
  • 경아는 보겸의 표정을 보고 뭔가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바로 해명을 했다.
  • “선배, 오해하지 마. 이 반지는 내가 어젯밤에 이분께 꽃 배달하러 갔을 때 실수로 떨어뜨리고 왔던 거야. 나 이분 알지도 못하고 심지어이름도 몰라.”
  • 보겸은 바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 “다행이다. 저 사람이랑은 좀 멀리하는 게 좋겠어. 뭔가 심상치 않은 사람 같아.”
  • ‘돈 많은 사람 중에 좋은 사람이 몇이나 있겠어?’
  • 경아는 담담히 웃으며 답했다.
  • “알았어.”
  • 준혁은 차에 타서 옆에 있는 문범에게 물었다.
  • “저 사람은 누구야?”
  • 문범은 바로 보고했다.
  • “윤보겸이라고, 해외 명문대 출신의 유학파 수재라고 합니다. 해외에서 거액의 투자를 꽉 잡고 있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최근 5년 동안 저사람 손을 거친 투자는 다 성공적으로 유치했다고 합니다. 그중에 상장된 회사만 열 몇 곳이고 상장 준비하고 있는 회사만 수십 개입니다. 천기투자라는 회사가 있는데 지금 국내에서 잘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 “그래?”
  • 준혁은 오히려 의문이 들었다.
  • 윤보겸이라는 사람이 이렇게 대단한 이력을 가졌을 줄은 몰랐다.
  • ‘작은 꽃집 하나 운영하는 송경아가 어떻게 윤보겸 같은 인재를 알고 있는 거지?’
  • 그날 밤 “여생, 너와 나의 이야기”, 촬영장
  • 소원이 도착했을 때 촬영장이 뭔가 어수선했다. 소품들이 여기저기 어질러져 있고 사람들이 다 크고 작은 가방을 메고 오가고 있었다. 심지어 저 앞쪽에는 이미 설치된 세트를 해체하고 있었다.
  • 예민해진 소원이 물었다.
  • “이게 무슨 일이야?”
  • 전에 촬영할 때 스탭들이 늘 소원의 짜증을 받아줬었는데 오늘은 갑자기 아무도 대꾸하지 않았다.
  • 소원은 자신이 무시 받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표정이 일그러졌다.
  • 소연이 무슨 일인가 알아보러 가더니 사색이 되어 돌아왔다.
  • “언니, 어떡해요. 우리 드라마 투자 철회돼서 그만 찍는대요!”
  • “뭐라고?”
  • 소원은 정색하며 반문했다.
  • “강훈 이 쓰레기 자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