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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칠순잔치

  • 북성 삼환, 관평 고급 빌라 단지, 송 씨 저택.
  • 많은 외제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정원으로 들어왔다.
  • 오늘 손님들은 다 송 씨 집안 어른의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온 것이다.
  • 송연은 최근 사업을 확장하느라 알고 지내는 부호들이 많고 게다가 친척과 친구도 많아서 직접 딸 송유이와 미래 사위인 고시우를 데리고 문 앞에서 손님을 맞았다.
  • 현재 1층 홀 내부.
  • 송 어른이 몸에 잘 맞는 슈트를 입고 손에는 지팡이를 짚고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매우 탐탁지 않아하는 듯했다.
  • 송연은 화가 잔뜩 난 송 어른을 보고 물었다.
  • "아버지 또 왜 그러세요? 오늘 칠순 잔치인데 좋은 날에 왜 성질을 내고 있어요? 손님이 이렇게 많은데 다른 사람이 보기라도 하면 어떡해요."
  • 송 어른은 굳은 얼굴로 말했다.
  • "경아한테는 오라고 했니?"
  • 송연은 그 말을 듣고 황급히 주위를 살핀 뒤 아무도 이쪽을 보지 않자 대답했다.
  • "저 그런 딸 없어요. 아버지! 오늘은 북성에 내로라하는 사람들이 다 왔는데 할 말 있으면 사람들 가고 해요. 얼굴 굳히고 있으면서 괜히 웃음거리 되지 마시고요."
  • 말을 마친 뒤 송연은 바로 손님을 맞으러 갔다.
  • "저런 양심 없는 것을 키우다니!"
  • 송 어른은 그 자리에 앉아 화가 부글부글 끓었지만 풀 곳이 없었다.
  • 손님이 밖에 바글바글했지만 어른의 기분에 신경을 쓰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오늘은 송 어른의 생신 잔치이긴 하지만 사실상 비즈니스 모임에 더 가까웠다. 그저 송연이 송 어른 생신을 빌미로 비즈니스 파트너를 찾으려는 것에 불과하다!
  • 십몇 분쯤 지나 정원 밖에 또 차 한 대가 들어왔다.
  • 경아가 아이 둘을 데리고 차에서 내렸다.
  • 두 아이는 경아의 손을 잡고 저택을 구경했다. 동글동글한 눈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
  • 지민은 엄마의 기분을 느끼고 낮은 소리로 물었다.
  • "엄마 할아버지 여기 계세요?"
  • "그래 할아버지 여기 계셔. 이따가 착하게 굴어야 돼 알겠지?"
  • 두 아이는 밝게 대답했다.
  • "네 엄마."
  • 많은 손님들이 외부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 "저건…. 송경아 아니야?"
  • 송연은 그 말을 듣고 놀랐다.
  • 송연은 아내인 유라와 딸을 데리고 사람들 사이를 지나 그쪽을 쳐다보니 정말 경아와 아이 둘이 있었다.
  • 경아는 일찍이 그 셋을 발견했었다.
  • 경아는 매우 침착하게 눈 앞에 있는 유라를 쳐다보고 있었다.
  • 유라는 그 모습을 보고 경멸하는 표정으로 차갑게 나무랐다.
  • "이게 누구야? 송 씨 집안 어른 칠순 잔치에 초청한 적 없는데 나가줄래? "
  • 경아는 무의식 중에 두 아이를 자신의 뒤로 보내 보호한 뒤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
  • "나와요! 할아버지에게 생신 축하하러 온 거고 절 막을 자격 없어요!"
  • "여기 너희 할아버지 없다. 오 년 전 실종된 날부터 송 씨 집안에서 제외된 지 오래야. 사생아를 둘이나 데리고 오다니 낯짝도 두껍네. 여태 나가서 어떤 돈 많은 남자한테 내연녀나 한 거 아니야? 애들 아빠는 있어?"
  • 유라는 누가 못 들을세라 큰 소리로 비아냥거렸다.
  • 주변에 있던 손님들은 유라의 말을 듣고 하나 둘 경멸 섞인 눈빛을 하고 이쪽을 쳐다봤다.
  • 경아는 저 여자가 자기 자식을 모욕하자 참지 못하고 싸대기를 날렸다.
  • 이때 지민이 입을 열었다.
  • "아줌마 이 안 닦았어요? 입에서 냄새나요. 우리가 아빠가 없는 게 어때서요? 우리 엄마는 예쁘고 잘생긴 아저씨들이 쫓아다녀요. 아줌마는 못생겨서 아무도 안 좋아하죠?"
  • 하늬는 오빠의 말에 바로 애기 티 나는 목소리로 거들었다.
  • "그러니까. 우린 아빠는 없지만 윤 아저씨가 우리한테 얼마나 잘해주는데요…. 아줌마 정말 예의 없네요."
  • 유이는 두 아이가 계속 아줌마라고 하자 화가 나서 얼굴이 일그러졌다.
  • 경아는 심호흡했고 유라나 유이와 엮이고 싶지 않았다.
  • 오늘 경아가 온 목적은 할아버지를 뵙기 위한 것 하나다.
  • "우리 들어가자. 신경 쓸 필요 없어."
  • 말을 마친 뒤 경아는 둘을 데리고 모녀를 피해 돌아 들어갔다.
  • 하지만 이때 송연이 소리쳤다.
  • "송경아. 넌 송 씨 집안과 이제 아무 관계가 없다. 당장 나가!"
  • 경아의 얼굴이 경직됐다.
  • 경아는 더는 아무 감정 없다고 생각했다.
  • 하지만 눈 앞에 소위 친아빠라는 사람이 직접 나가라는 말을 하자 마음이 쓰라렸다.
  • '그저 할아버지 생신을 축하하려는 건데 왜 이렇게 힘든 거지?'
  • 둘이 대치하고 있을 때 정원 밖에서 갑자기 롤스로이스 한 대가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