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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난동

  • 이번엔 소원도 마음이 조급해졌다. 바로 준혁에게 전화를 걸어 징징거렸다.
  • “준혁 씨, 어떡해요. 어떤 자식이 우리 드라마 촬영에 딴지를 걸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이제 그만 찍는대요. 스탭들 다 철수하고 있어요. 어떡하죠?”
  • 아침 조회를 하고 있던 준혁의 핸드폰이 울렸다. 원래 기분이 괜찮았던 준혁은 소원이 징징대는 걸 듣고 잠깐 짜증이 나서 목소리를 한껏낮추고 말했다.
  • “징징대지 좀 마세요. 제가 촬영 접으라고 한 거예요.”
  • “뭐라고요?!”
  • 소원은 너무 놀라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더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 “준혁 씨, 왜 그랬어요? 설마 그 여자 때문에 그런 거예요? 제 매니저가 실수로 그 여자아이 좀 밀친 거 가치고 저한테 이렇게 하시는 거예요?”
  • 준혁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몰라서 미간을 찌푸렸다.
  • “그게 무슨 소리예요!! 이 일은 제가 나중에 설명해 줄게요.”
  • 말 끝나기 무섭게 준혁은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 뚜뚜뚜 소리가 들리자 소원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사나운 눈빛으로 이를 꽉 깨물며 말했다.
  • “다 그 여자 때문이야....... 다 그년 때문이라고!”
  • 오전 10시쯤 경아는 장을 보러 나가려고 했다. 그때 외제차 몇 대가 꽃집 앞에 섰다.
  • 차 문이 열리고 소원이 내렸다.
  • 킬힐을 신고 온몸에 명품을 두른 소원의 뒤에는 검은 정장을 입고 무섭게 생긴 경호원 몇 명이 따라오고 있었다.
  • 경아는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표정이 싹 바뀌었다.
  • “소원 씨, 뭐 하시는 거예요?”
  • 소원은 못 들은 척하며 경아의 꽃집을 둘러봤다. 무시하는 눈빛이 그대로 드러났다. “부숴버려요.”
  • 소원은 손을 까딱하며 말했다.
  • 경호원들이 바로 안으로 들어와서 부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깨진 화분이 바닥에 나뒹굴고 꽃들은 바닥에서 짓밟혔다.
  • 경아는 사색이 되어서 막으려고 했다.
  • “그만 해요. 다들 하지 마요.......”
  • 소원은 가만히 서서 썩소를 지으며 보고 있었다.
  • ‘이 나쁜 년, 누가 우리 준혁 씨 꼬시래? 이번 기회에 제대로 보여줘야지. 날 건드는 사람은 다 가만히 두지 않는다는 거.’
  • 그때 지민이와 하늬가 마침 밑으로 내려와서 비명을 질렀다.
  • 경아는 황급히 두 아이에게 가서 아이들을 막아섰다.
  • “지민아, 하늬야, 괜찮아. 엄마가 있잖아.”
  • “엄마, 보겸이 삼촌 빨리 부르자.”
  • 지민은 엄마 품에 안겨있었다. 침착한 척하려 했지만 몸이 살짝 떨리고 있었다.
  • 가게 안은 이미 아수라장이었다.
  • 경호원들은 여전히 멈출 생각이 없어 보였다.
  • 경아는 마음이 찢어지듯이 아팠다.
  • 가게 앞에 차 두 대가 왔다.
  • 보겸이 온 것이다.
  • 항상 부드럽고 침착한 보겸이었지만 가게가 난장판이 되어있고 한쪽 구석에서는 경아와 두 아이가 덜덜 떨고 있는 모습을 보자 분노가치솟았다.
  • 핏발이 가득 서 있는 눈에는 증오가 가득했다. 서둘러 다가가 소원의 목을 졸랐다.
  • “하소원 씨, 죽고 싶지 않으면 멈추라고 하세요. 안 그러면 사는 것이 죽는 것보다 못한 게 뭔지 알게 해줄 테니까.”
  • 소원은 그에게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쳤다.
  • 보겸은 소원을 힘껏 내동댕이쳤다.
  • 소원은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모를 이 남자를 보며 분노에 가득 찬 눈빛이 원망으로 바뀌었다.
  • “감히 내 목을 졸라? 당신 뭐 하는 사람이길래 내 몸에 손을 대??”
  • 보겸은 벌레 보듯 소원을 보며 말했다.
  • “꺼지세요! 여기에 다시 나타난다면 제가 꼭 후회하게 만들 겁니다.”
  • 소원은 보겸의 기세에 눌려 파랗게 질렸다.
  • “감히 날 협박해? 누가 후회하게 될지 한번 두고 봅시다!”
  • 소원은 핸드폰을 꺼내 아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 “아빠, 방금 누가 나 죽이려고 했어요! 빨리 강 씨 집안에 연락해서 준혁 씨에게 전해줘요. 약혼녀가 맞아 죽을 것 같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