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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너 찍혔어!

  • 아침 식사를 마친 하시연은 바로 위층으로 올라가지 않았다. 그녀는 이곳 환경도 익숙할 겸 여기저기 둘러보고 있었다.
  • 위층으로 돌아갔을 때, 손 집사가 방안에 있었다.
  • 그때, 남자 간병인 한 명이 또 임준에게 마사지를 해주고 있었다.
  • 하시연은 가까이 다가갔다. 임준의 상태에 대해 물어보려던 때, 갑자기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렸다.
  • 손 집사는 혐오하는 표정을 지었다. 하시연은 그 표정에 뜨끔하더니 바로 폰을 들고 방 밖으로 나갔다.
  • 수신 버튼을 누르자마자, 젊은 남자의 통곡소리가 들려왔다.
  • “너 사적인 일 때문에 휴가 중인 거 알지만…. 선생님께서 과로로 쓰러지셔서 지금 응급실에 계셔!”
  • 하시연은 깜짝 놀랐다.
  • 그리고 그 젊은 남자는 계속해서 흐느꼈다.
  • “지금 연구소 정말 개판이야. 거기다 최악인 건, 투자자 쪽에서 5일 뒤에 트롬빈 약물 프로젝트 내놓으래. 만일 우리가 투자자 요구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우리 연구소 명예는 물론이고 아마 앞으로도 투자자가 찾아오지 않을 거야. 그렇게 되면, 우리 연구소는 그냥 끝나는 거지! 게임오버라고!”
  • 하시연은 몇 마디 위로를 건네고 무거운 마음으로 전화를 끊었다.
  • 휴가? 역시 망상이었어. 일이나 하자.
  • 준비가 돼야 일을 시작할 텐데…. 하지만 그녀의 짐은 전부 하 씨 집안에 있었다.
  • 하시연은 어쩔 수 없이 하홍빈에게 연락을 했다.
  • 연락을 받은 하홍빈은 하시연이 입을 열기도 전에 한탄했다.
  • “시연아, 네가 힘든 거 알아. 이 아비가 미안해, 내가 무능력해서….”
  • 예의 바른 하시연은 하홍빈의 얘기를 들어주다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근데 제가 깜빡하고 트렁크를 두고 와서요, 좀 부탁해도 될까요?”
  • 하홍빈은 흠칫하더니 바로 대답했다.
  • “알았어, 금방 갖다 줄게!”
  • 그다음 하시연의 얘기를 기다리지도 않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 하시연은 핸드폰을 들고 다시 방으로 돌아갔다.
  • 그때, 간병인은 오늘의 마사지를 끝내고 떠나려던 참이었다.
  • 손 집사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하시연을 쳐다보았다. 경고하는 눈빛이었다.
  • 하시연은 냉큼 장담했다.
  • “저 절대 손 안 대요.”
  • “명심하세요!”
  • 손 집사가 떠난 후, 하시연은 그제서야 숨을 돌릴 수 있었다.
  • 그녀는 침대 가까이로 다가가 임준의 볼을 찌르며 삐죽거렸다.
  • “건드리면 뭐, 뭐 어떻게 할 건데! 흥!”
  • 그렇게 몇 번을 찌르고 난 후, 하시연은 갑자기 트롬빈 프로젝트가 떠오르더니 두통이 심해졌다.
  • 5일 내로 완성해야 하니까 이제부터 정신없이 일만 해야겠네.
  • ….
  • 오후, 하시연의 짐이 도착했고 도우미는 트렁크를 방까지 옮겨다 줬다.
  • 하시연의 트렁크 안엔 옷이 별로 없었다. 고작 노트북 하나랑 크지도 작지도 않은 상자 하나가 있었다.
  • 하시연은 노트북을 꺼내들고 책상 앞에 앉았다.
  • 노트북을 켜고 홈에 있던 파일을 누르는 순간, 화면은 갑자기 번쩍거렸다. 원래 있었던 파일은 없어졌고 새빨간 사진 한 장이 나타났다.
  • 사진 속엔, 선홍색의 피로 쓰여진 네 글자가 있었다.
  • 너 찍혔어! ! !
  • 하시연은 등골이 서늘해났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노트북을 끄려고 했지만 화면 속의 사진은 갑자기 갈기갈기 찢기더니 금세 사라져버렸다.
  • 화면은 또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갔다.
  • 사진은 일초만에 나타났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쿵쾅거리는 심장 때문이 아니라면 헛것을 본 게 아닌가 의심할 정도였다.
  • 하시연은 놀란 마음을 다독이려 가슴팍을 두드렸다. 달콤한 목소리로는 굉장한 불만을 느낄 수 있었다.
  • “감히 내 컴퓨터를 해킹해? 이게 도덕을 밥 말아먹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