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2화 임신하다
- 눈앞의 남자는 흐지부지 넘어가겠다는 얼굴이었고 유아린은 미간을 좁혔다. 그녀는 자신이 청춘을 다 바쳐 얻은 것들이 유언비어에 의해 눈 깜짝할 사이에 깨끗이 사라지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다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그녀는 자신이 더는 이 회사에 남아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 “ 당신들은 이용 가치가 있을 때는 악착같이 이용하다가 이용 가치가 없어지면 주저하지 않고 걷어차 버리는 겁니까? ”
- 질책하는 것 같기도 또 자조하는 것 같기도 한 말이었다. 그녀는 두 주먹을 불끈 쥐고도 목구멍에 핏대를 세워지는 것을 막지 못했다. 돈만 밝히는 사람 앞에서 그 어떤 말도 통하지 않을 것이고 아무런 의의도 없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