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화 사고
- 쏟아지듯 장대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하늘에는 천둥번개가 치고 바닥에는 비가 고여 웅덩이가 생겼다. 진우한의 차 바퀴가 요란한 소리를 내더니 내 얼굴에 흙탕물을 튀겼다. 나는 얼굴에 묻은 더러운 물을 닦아내며 마음속의 화를 애써 억눌렀다.
- “잘 곳 없지? 이렇게나 비가 많이 오는데 우리 장우 떠돌이 개 다 됐네. 지금 네 꼴을 좀 찍어서 임연한테 보내줘야겠다. 딱 불쌍한 생쥐 꼴인데 이런 모습을 보면 아마 널 상대도 안 해줄 텐데.”
- 그는 휴대폰을 꺼내 내 얼굴에 들이밀고서는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는 일부러 놀리기라도 하듯 손에 있는 휴대폰을 눈 앞에서 이리저리 흔들어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