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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무조건 딸이어야 해

  • 할머니가 꺼낸 말은 무척 뜻밖이었다.
  • 그녀는 입을 벙긋거렸지만, 또다시 지필순에 의해 말문이 막혔다.
  • “물론, 이 할미가 살면 얼마나 더 살겠니. 나중에 두 사람 다 지금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고 함께 살려거든, 할미가 당부하는데 예전처럼 멍청하게 굴지 말고 너 자신을 위해서 살아. 특히 이젠 아이도 생긴 마당에 아이를 위해 많은 것을 쟁취해야지. 남자가 너한테 했던 약속 믿어도 된다. 하지만 그 집안 인간들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늦추어서도, 약한 모습을 보여서도 안돼. 우리가 보잘것없는 집안이라고 감히 무시하거나 괴롭히려 들지 못하도록. 이 할미는 네가 가슴 쭉 펴고 당당하게 살기를 바란다. 넌 그 누구보다도 훌륭한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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