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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능력을 보여주겠어

  • 효민의 당돌함에 모든 사람은 숨을 들여 쉬고 임지효는 놀라 멍하니 눈을 부릅떴다.
  • 그동안 누구도 백현욱의 말에 대든 적이 없었다. 지효는 이런 효민의 카리스마에 감탄했다. ‘역시 Te에서 일했던 내 친구!’
  • 백현욱은 불쾌함에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가운 기운을 뿜으며 앞으로 한발 걸어갔다. 그리고는 효민과 가까운 거리에서 그녀를 내려봤다.
  • “대표님, 이분은 TE 기획부 부장입니다.”
  • 지효는 정신을 차리고 황급히 말했다. 그는 백현욱이 화가 나면 누구도 피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 ‘이 무례한 여자가 Te사 직원이었구나.’
  • 해외사장에서 Te와 부 씨 그룹은 크게 경쟁한 적이 있다. 작년 부 씨 그룹은 중요한 프로젝트를 따내지 못한 이유가 바로 Te사 기획이 부 씨 그룹보다 훨씬 잘했기 때문이다. 현욱은 그 중요한 프로젝트 기획안이 눈앞에 있는 이 여자가 한 것이라는 알아챘다.
  • “데리고 들어가요.”
  • 현욱은 알 수 없는 웃음을 순식간에 띄고는 다시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 주변 사람은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다.
  • 현욱의 말에 지효는 그제야 한숨을 돌리고는 신나 입꼬리가 올라갔다. 이때 효민이가 멍한 표정으로 현욱을 쳐다보는 걸 보았다.
  • 방금까지만 해도 기세등등하고 자신감이 넘쳤던 효민은 혼이 나간 듯 했다. 현욱은 눈살을 찌푸리며 효민을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가 너무 익숙하게 느껴진 효민은 재빨리 말을 돌렸다.
  • “대표님 직원들이 뒤에서 조급하게 기다리는 것 같은데 급한 일 있으신 거 아니에요?”
  • 효민은 여유러운 표정을 다시 찾으면서 말했다. 그러자 현욱은 시선을 거두고 자리에서 떠났다.
  • ‘눈매가 조금 비슷하긴 한데 그 여자였으면 나한테 고분고분하지는 않았겠지.’
  • 백현욱은 이렇게 생각하면서 떠났다. 현욱의 보이지 않자 로비는 순식간에 웅성웅성해지면서 모두 효민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 “그 여자 일부러 그런 거죠?”
  • “이런 하수로 대표님 관심 끌려고요.”
  • “소용없지. 부 대표님 옆에 널린 게 이쁜 여자인데”
  • “그러니까요. 거울이나 좀 보지. 어디 감히 대표님한테 주제도 모르고요.”
  • 지효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제스쳐를 하면서 말했다.
  • “효민아 신경 쓰지 마. 우리 대표님이 업계에서 소문난 잘생긴 싱글이라 저 여자들이.......”
  • 지효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효민은 그녀의 말을 끊었다.
  • “나 신경 안 써. 애 둘 낳은 엄마인데 그런 말 신경 안 써.”
  • 효민은 마음속으로 아들딸을 절대 백현욱한테 들키지 않게 지켜야겠다고 다짐했다.
  • “네 말이 맞아. 그럼 난 먼저 서류 정리하러 올라갈게. 상사가 빨리 달라고 해서 넌 알아서 면접장에 가서 대기하고 있어. 15층이야. 아 맞다. 근데 너 방금 목소리 어떻게 된 거야?”
  • “집에 가서 얘기해줄게.”
  • 효민은 웃으면서 대답했다. 뜻하지 않는 일이 생기지 않게 효민은 백 씨 그룹에서 변조된 목소리를 써야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지효는 입을 삐죽이며 대답했다.
  • “알았어.”
  • 말을 끝낸 효민은 엘리베이터를 타러 기다리고 있었다. 엘리베이터가 총 3대 있었고 효민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을 때 가장 왼쪽에 위치한 엘리베이터에서 무테안경에 뽀얀 피부, 그리고 짙은 눈썹을 가진 왠 남자가 내려왔다. 박성천은 효민을 보더니 가던 길을 멈추고는 신기한 듯 그녀를 쳐다보며 말했다.
  • “당신 같이 못생긴 여자가 어떻게 우리 회사에 들어올 수 있죠?”
  • “정정당당하게 내 힘으로요.”
  • 효민은 박성천을 쳐다보며 한마디 던지고는 엘리베이터를 타러 들어갔다. 박성천은 닫친 엘리베이터와 올라가는 숫자를 지켜봤다. 엘리베이터가 15층에 멈추자 그는 놀란 듯 눈을 휘둥그레 떴다. 15층이면 광고기획팀 면접장인데 인물이 별 볼 것 없는 여자가 어떻게 최종면접까지 갈 수 있는지 의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