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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제2화 데려가요</p>

  • 효민은 소리칠 수도 없었고 누군가 알약을 자신의 입속에 넣는 걸 똑똑히 느꼈다.
  • 죽어라 입을 다물었지만, 상대의 힘이 너무 세서 결국 강제로 약을 삼켰다.
  • “흥, 당해보라지.”
  • 상대는 비웃고 혼란한 틈을 타 효민을 사람들 쪽으로 밀었다.
  • 7cm에서 8cm 되는 구두를 신고 있던 효민은 갑자기 중심을 읽고 바닥에 쓰러졌다.
  • 어둠 속에서 몇 초 만에 효민은 몸이 불편해졌다.
  • “팍.”
  • 배 위의 등에 갑자기 불이 들어왔고 사람들은 불빛에 적응한 뒤에야 갑판에 잔뜩 움츠려있는 효민을 발견했다.
  • 순식간에 비웃음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왔다.
  • 효민의 상태가 너무 초라하긴 했다.
  • 갑자기 갑판에 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이 나타났다. 보폭이 매우 컸고 일사분란하게 양쪽으로 줄을 섰다.
  • 그리고 한 남자가 나타났다.
  • 남자는 몸에 잘 맞게 재단된 맞춤 제작 슈트를 입고 있어서 몸이 더 길어 보였고 팔목에 찬 파텍필립 시계가 유난히 반짝였다. 또 전에 경매에서 엄청난 값에 낙찰된 조모의 녹색 커프스 셔츠를 입고 있어서 귀티가 흘렀다.
  • 정계와 민간을 꽉 쥐고 있는 백현욱이 예상밖에 결혼식에 참석하자 주위 사람들은 ‘헉’ 하고 놀랐다.
  • “누가 이렇게 만들었지?”
  • 비웃는 듯한 뉘앙스의 현욱의 낮은 목소리가 효민이 귀에 들어갔다.
  • ‘이 목소리는…’
  • 효민은 갑자기 놀라서 세게 고개를 들었고 필사적으로 눈을 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했다.
  • “당신은?”
  • “맞아, 날 기억하는 군.”
  • 현욱은 말을 마친 뒤 자신의 슈트를 벗었다.
  • 효민은 이를 꽉 깨물었다.
  • ‘저 남자가 나쁜 맘을 품고 있을 줄 알았어!’
  • ‘그렇다고 여기 남아 있을 순 없어!’
  • 효민은 그저 공손하게 나올 수밖에 없었다.
  • “절 데려가요.”
  • 효민은 말을 하지 많고 우물쭈물했고 현욱은 한눈에 눈치챈 것 같았다.
  • 몇 초 후 사람들은 늘 결벽증이 있었던 현욱이 직접 슈트를 벗어 효민에게 덮어주고 두 순에 힘을 줘 순식간에 효민을 공주님처럼 안겨서 식장을 문밖으로 걸어가는 걸 보았다.
  • “효민!”
  • 전범준은 사람들을 밀치고 나와 효민이 다른 남자 품에 안겨 있는 걸 보고 주먹을 꽉 쥐었다.
  • 백현욱은 발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사악하게 웃었다.
  • “범준 신혼을 축하합니다, 하지만 안과에 갈 일 있으면 제가 가장 좋은 의사 선생님에게 연락해 줄게요.”
  • 숨은 뜻은 효민을 곤경에서 빠져나오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 “…….”
  • 시끄러운 사람들에게서 벗어난 후에야 효민은 현욱의 옷깃을 꽉 쥐었다.
  • “어떻게 여기 나타난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