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 서재에 추가하기

이전 화 다음 화

제8화 행동력은 없는 비주얼

  • 보안요원은 임지효의 이름을 듣자 머뭇거렸다.
  • 그때 또랑또랑한 여자 목소리가 울렸다.
  • “효민, 누가 이렇게 하고 면접 오래?!”
  • 지효는 아무리 생각이 있어도 이렇게는 첫 면접을 통과 못 한다고 다그쳤다.
  • “난 괜찮은데 왜 그래?”
  • 효민은 자신감 있는 표정이었다. 업계에서 유명한 대표 밑에서 지내봤기 때문이다.
  • 그깟 면접은 효민에게 아무것도 아녔다.
  • “정말 대단하다. 어떻게 TE에서 있었는지 모르겠다.”
  • 지효는 한숨을 쉰 뒤 효민의 면접실로 데려갔다.
  • 절반쯤 갔을 때 앞에 많은 사람들이 걸어왔다. 지표는 뭔가 이상해서 바로 효민을 끌어 자신 뒤에 세웠다.
  • 1층 홀에서 모든 직원들이 만반에 준비를 하고 있었고 2팀으로 나눠 양쪽에 서서 공손히 고개를 숙인 채 서서 같이 소리쳤다.
  • “백 대표님 안녕하세요.”
  • 홀은 곧장 조용해졌고 멀리서 다가오는 걸음 소리만 들렸다. 지효는 또 효민을 자신 뒤로 끌었고 효민은 지효의 손바닥에 땀이 난 것을 느꼈다.
  • 5년 동안 그는 백 씨 집안 도련님에서 백 대표가 되고 더 성숙해졌고 권력이 생겼다.
  • 생각에 잠겨 있을 때 효민은 발걸음 소리가 멈추는 걸 들었다. 그리고 위협적인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임비서, 인수건 자료는.”
  • 효민은 베프의 목소리가 떨리는 것을 느꼈다.
  • “백 대표님 빨리하겠습니다.”
  • “바로 해. 당장.”
  • 현욱은 분명한 어조로 용건을 말한 후 지나갔다.
  • 효민은 고개를 들어 대표의 뒷모습을 봤다. 우람한 체격에 라인이 잘 빠졌다. 아직 관찰하고 있을 때 대표가 갑자기 뒤돌아 매와 같은 눈으로 효민을 쳐다봤다.
  • 전에 눈이 마주친 적 없는 건 아니었지만 자신도 모르게 손이 떨렸다.
  • 현욱은 위 아래로 검은 슈트를 입고 블랙 골드 줄무늬 넥타이를 하고 있었다. 몸매는 모델 뺨쳤고 얼굴에 선이 굵어서 전보다 남자다웠다. 한 동작 한 동작 모두 엄청난 매력을 풍겼다.
  • 그러나 몸에서 낯선 차가움이 느껴졌다.
  • “관계자 외의 사람은 백천그룹에 들어올 수 없어요.”
  • 그 말을 하면서 시선은 효민을 응시했고 위아래로 훑었다.
  • 효민은 노티 나는 화장을 하고 철 지난 패션을 입고 있었다. 현욱은 효민이 바라는 대로 그녀를 알아보지 못했다.
  • 지효는 다급해서 다른 생각 없이 먼저 대답을 했다.
  • “백 대표님 이분은 관계자 외 사람이 아니라 기획팀에 면접 보러 온 거예요.”
  • 말이 끝나기 무섭게 효민은 주변 사람들의 괄시를 당했다.
  • 백천그룹의 면접 요건이 매우 까다로워서 1차 이력서 심사에서 많은 사람들을 떨어트린다.
  • 그 뒤 2차 면접은 더 엄격하다.
  • “용모가 탈락이야.”
  • 현욱의 차가운 말은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였다.
  • 보안요원이 그 말을 듣고 바로 다가와 내보내려 했다.
  • 대표님이 시키는데 아무리 임 비서랑 친하다 해도 소용없었다.
  • “백 대표님 필요하신 사람이 행동력은 없는 비주얼인가요?”
  • 효민의 입가가 올라갔고 지효를 지나 현욱에게 다가갔다.
  • 효민은 일부러 허스키한 목소리를 냈다. 외모도 변했고 개명도 했으니 더 두려운 것이 없었다.
  • 그러니 지효는 효민이 갑자기 변하자 크게 놀랐다.
  • 현욱은 시선을 아래로 내려 자신감이 넘치는 두눈을 바라봤다.
  • ‘이 눈은…….’
  • “만약에 비주얼이 필요하신 거라면 저는 면접 포기할게요. 제 실력이면 어느 회사를 가든 백천그룹과 라이벌이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