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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함부로 농담하시면 안 돼요!

  • ‘인사팀 사람들 집단 해고당하는 거 아니야?’
  • 이런 생각에 그는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 “백 씨 그룹 신제품 광고 모델 후보에 못생긴 여자가 포함됐다면서요? 목소리가 듣기 거북하던데.”
  • “아, 별일 아니에요. 다 미인들이에요. 그중에 제일 예쁜 분은 요즘 부 대표님이랑 뜨거운 사이인 루시 씨죠. 박 팀장님, 함부로 농담하시면 안 돼요!”
  • “못생긴 여자가 15층으로 가는 걸 봤는데, 그럼 그건 뭐죠?”
  • 박 팀장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 “오늘 회사에서 면접이 두 번 있어요. 다른 하나는 기획팀 면접인데 기획팀에서 뽑은 사람도 외모가 괜찮던데요. 그분 말고는…….”
  • “누구요?”
  • 성천은 꼬치꼬치 캐물었다.
  • ‘방금 그 여자는 너무 건방지던데, 백 대표와 마주치면 큰일 날 거야.’
  • “임 비서가 추천한 강정민 씨요. 해외에서 돌아왔다고 하더라고요. 원래는 TE 그룹 기획팀 팀장이었대요.”
  • 그의 말에 성천은 할 말을 잃었다.
  • ‘정말 재주를 숨기고 있었군. TE 기획팀 팀장이라니. 작년에 백 씨 그룹이 큰 수주 건을 놓치게 한 게 그 기획팀 아니었나?’
  • ‘이런 인재가 들어온다면 백 씨 그룹 입장에서는 땡잡은 거지!’
  • ‘그래, 못생긴 건 못생긴 거고 일만 잘하면 됐지.’
  • 15층의 복도 코너.
  •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효민은 복도에 서 있는 다양한 차림의 예쁜 여자들을 발견했다.
  • ‘기획팀 면접이면 똑똑한 게 중요한데, 이 여자들은…….’
  • “백 씨 그룹은 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저런 사람이 나타나다니.”
  • 한 여자가 메이크업 퍼프를 손에 집어 들며 업신여기는 표정으로 말했다.
  • 효민의 시선이 여자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스쳐 지나갔다.
  • “저런 여자는 꾸며봤자 못생겼어. 면접에 참여하는 건 굴욕을 자초하는 꼴 아닌가?”
  • 그 여자는 끊임없이 쫑알댔고, 잘난척하며 차갑게 웃었다.
  • “3번부터 5번까지 대기실로 들어오세요.”
  • 여자는 이 말을 듣자 얼굴 가득 웃음을 띠고는 고개를 올렸고, 가늘고 긴 흰다리를 내디디며 안으로 들어갔다.
  • 효민은 눈썹을 찌푸렸다. 지금 어떤 상황인지 점점 모르겠자 효민은 이런 생각이 들었다.
  • ‘지효가 면접 장소를 잘못 알려준 건 아니겠지?’
  • “백 대표님이 직접 오신다고 들었어요.”
  • “정말요? 앗, 저 화장이 좀 뜬 것 같아요. 얼른 수정해야겠어요.”
  • “이렇게 예쁘게 꾸미면 뭐 해요. 저 방금 루시 씨 봤어요. 그 회장님이랑 스캔들 난 분이요.”
  • 효민은 조용히 옆에 서 있었고, 이 여자들은 계속 현욱의 얘기만 해댔다.
  • 5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는 더욱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된 것 같았다.
  • 현욱이 윤이와 현이가 자신의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아이들을 싫어하더라도 온갖 방법을 동원해 빼앗아 갈 것이다.
  • 이런 생각에 효민은 마음이 초조했다. 윤이는 그를 닮지 않았지만, 현이는 그와 무척 닮아 그야말로 그의 축소판이었다.
  • “6번부터 8번까지 대기실로 들어오세요. 마지막에 오신 분은 번호 뽑으세요.”
  • 생각에 잠겨있던 효민은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러자 그 사람은 다시 효민에게 소리쳤다.
  • “맨 옆에 서 있는 아줌마! 와서 번호 뽑으세요.”
  • 이 말에 사람들은 그녀를 깔보며 비웃기 시작했다. 효민은 사람들을 바라본 뒤 다른 쪽으로 가서 번호를 뽑았다. 10번이었다. 막 번호를 받았을 때, 그녀는 하이힐 소리를 듣게 되었고 그 소리는 그녀 앞에서 멈춰 섰다.
  • 고개를 들어보니 웨이브 머리를 한 여자가 그녀 앞에 서 있었다. 새빨간 립스틱을 칠한 여자는 눈꼬리까지 검은색 아이라인을 그렸고, 짙은 색 아이섀도를 바른 상태였다.
  • 그리고 보랏빛 롱스커트에 검은색 하이힐을 신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