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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내가 남자면 너랑 결혼했다

  • “네가 혼자 데려온 거야? 초췌한 게 나이 들어 보여.”
  • 그 말에 윤이 바로 대꾸했다.
  • “우리 엄마 예쁘고 젊어요. 오늘은 일부러 그런 거지 신경 쓰면 아저씨들이 엄청나게 쫓아와요.”
  • 지효는 그 반응에 즐거워하며 대답했다.
  • “너희 엄마 미인이지. 예전에는 더 예뻤단다.”
  • “그만해. 지효야 너희 집에 먼저 가자. 물어볼 것도 있고.”
  • 효민은 웃음기를 빼고 진지하게 말했다.
  • 효민이 물어보고 싶은 내용을 지효는 이미 짐작했다.
  • ‘강씨 집안의 일이겠지. 그 당시 일이 너무 빨리 진행되었지. 그리될 줄 알았나?’
  • 효민이 어떻게 버텼는지 다른 사람이었다면 어림도 없었을 것이다.
  • 삼환로 지효네 집
  • 효민은 현을 달래서 재웠고, 강찬은 베란다에서 지도 연구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 지효는 찬을 힐끗 보고 효민과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
  • “네 아들 지도 볼 줄 알아? 5세밖에 안 되었는데?”
  • “볼 줄 알아. 3세부터 보기 시작했어.”
  • 효민은 담담하게 말했지만, 지효는 매우 놀라며 말했다.
  • “헐, 천재네!”
  • “저기, 우리 집안.......”
  • 힘겹게 입을 여는 말에 지효는 마음이 아팠다.
  • “5년이나 지났어. 새로 시작해야지. 너희 집은 완전히 망했고 전가에서 그쪽 재산을 완전히 흡수했어.”
  • 지효는 효민 눈에 맺혀 있는 아픔을 보고 마음이 저려 견디기 힘들었다.
  • 뒤에 이어지는 말은 효민을 더 힘들게 했다.
  • “네 아버지 2년 전에 감옥에서 돌아가셨어. 어머니는 행방이 묘연하고. 전 씨 집안에서 너희 집 재산을 싼값에 착복했으니 횡재한 거나 다름없지.”
  • “응”
  • 효민은 응이라는 소리와 함께 두 손을 꽉 움켜쥐었다. 그녀의 두 눈은 심연이 가득했고 주변의 공기가 갑작스레 차가워졌다.
  • 지효는 그런 분위기에 놀랐다. 항상 부드럽기만 하던 효민이 이런 분위기를 자아내다니 예상 못 한 일이었다.
  • 효민은 영국에서 5년을 지냈었다. 그 기간 동안 서로 연락은 많이 하지 않았다. 지효는 효민의 영국 생활을 잘 몰랐다.
  • “윤이가 너 일부러 늙어 보이게 하는 거라고 하던데?”
  • 지효는 화제를 돌리며 말했다. 아무래도 효민의 냉정한 분위기는 적응이 안 되었다.
  • 효민이 머리끈을 풀자 윤기 나는 검은색 머리가 허리까지 흘러내렸다. 금색 안경테를 벗은 후 효민은 가방에서 화장품을 꺼내 화장을 지웠다.
  • 1분도 안 돼서 효민이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지효는 그 모습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 “다른 사람들은 이뻐지려고 화장하는데 너는 미모를 망치려고 화장하네?”
  • 지효는 참을 수 없다는 듯 테이블을 젖히는 시늉을 하며 운명의 불공평함을 한탄했다.
  • 벌써 5년이었다. 효민은 아직도 청순하고 아름다웠다. 꼭 세월이 비껴간 것 같았다. 세월이 효민에게 성숙미를 더해 아름다움이 더했다.
  • “내가 남자면 너랑 결혼했다.”
  • 지효의 흥분에 그녀의 빨간 치마가 펄럭거렸다.
  • “그만해. 외국계 회사 좀 소개해줘. 이력서 제출하게.”
  • 효민은 지효를 힐긋 보고 빠르게 태블릿 컴퓨터를 켰다.
  • 지효는 동작을 잠시 멈추며 말했다.
  • “애가 있어서 아쉽다. 어떤 잘생긴 외국인 오빠들이 데려가겠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