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 서재에 추가하기

이전 화 다음 화

제3화 정신 차려

  • “지나가던 길에 온 거에요. 의심이 왜 그렇게 많죠?”
  • 백현욱은 낮은 목소리로 웃었다. 남성적인 목소리는 유난히도 매력적이었다.
  • 효민의 심장이 순간 쿵쾅거렸다. 결혼식은 크루즈에서 진행하고 이 크루즈는 괐니 집안의 것이었다. 그래서 지나가던 길에 들렀다는 말은 누가 봐도 억지 핑계였다.
  • 더군다나 백씨 집안은 상류층에서도 재벌 가문이라 상류층 가문이라면 모두 우러러보는 존재였다.
  • “굳이 이유를 말하자면 당신의 비참한 모습 구경하고 싶어서 왔어요.”
  • 효민은 백현욱의 얼굴을 보지 않았지만, 그의 비웃는 듯한 입꼬리를 상상할 수 있었다.
  • 둘은 항상 앙숙 같은 존재였다.
  • “닥쳐요. 지금 찬물 끼는 말 들을 기분 아니니까.”
  • 효민은 말을 끝내자마자 백현욱을 발로 찼다
  • 현욱의 신음에 효민의 분이 조금 풀린 듯했다.
  • 백현욱은 효민을 안은 채로 식장에서 나왔다. 갑판으로 나오자 은은한 달빛이 효민의 불그스레한 얼굴에 비치면서 몹시 예뻐 보였다.
  • 비록 알고 지내던 시간은 길었지만 현욱은 이토록 여리고 사랑스러운 효민의 모습의 처음이었다. 그는 발길을 돌려 맞은편에 정박한 호화스러운 개인 요트로 걸어갔다.
  • “기다려봐요. 찬물 한 바가지 가져올테니까.”
  • 현욱은 효민을 내려놓으려 했다. 하지만 그녀는 입을 삐죽거리며 애교가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 “가지 마요.”
  • 품에 안긴 효민을 쳐다보면서 현욱은 그녀의 턱을 잡으면서 말했다.
  • “내가 누군지 알아보고 말하는 거야?”
  • 그의 질문에 효민은 실실 웃으며 대답했다.
  • “백현욱 내가 바보로 보여요? 당신을 전범준으로 착각할까 봐요?”
  • 효민은 눈을 꽉 감으면서 분노했다.
  • 10년 동안 사랑한 사람이 결혼하는 날인데 신부는 자신이 아니라 다른 여자였다.
  • 현욱은 효민의 슬픈 감정을 꿰뚫어 보면서 뭔가 불쾌한 듯한 눈빛으며 변했다. 그러면서 그녀의 팔을 뿌리치며 말했다.
  • “네가 저지른 일이나 알아서 해결해요.”
  • 할 말을 끝내고는 현욱은 밖으로 나갔다.
  • 하지만 문을 열고 나가려던 참에 퉁! 하는 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봤다.
  • 효민이 침대에서 떨어져 이마가 빨갛게 부어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