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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사생아

  • 조이준은 윤현의 팔을 무참하게 비틀어 부러뜨렸다. 윤현은 다시 한번 돼지 멱따는 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고막이 찢어질 것 같은 소리였다.
  • “도련님, 도련님......”
  • 경호원들은 대경실색했고, 다급히 부상 정도를 살폈다. 그들은 모두 놀라서 식은땀을 흘렸다.
  • 대단한 놈이다. 모든 관절의 뼈를 무참히 바스러뜨렸다. 이쪽 팔은 완전히 끝났다. 화타가 다시 살아온다 해도 도와줄 수 없는 상황이다.
  • ‘정말 잔인하다!’
  • 윤다정은 놀란 표정으로 눈을 깜빡거렸다. 몇 초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이 낯선 남자는 또 누구인가?
  • “엄마, 엄마......”
  • 이때, 송이가 문밖에서 뛰어 들어왔다. 윤다정은 딸을 보더니, 와락 품에 끌어안았다.
  • “송이야, 너 괜찮니?”
  • “엄마, 나는 괜찮아요. 이상한 아저씨는 좀 전에 알게 된 친구예요. 아저씨가 엄마를 지켜주자고 했어요. 나쁜 놈들을 때려주자고 했어요.”
  • 송이는 조이준의 손을 끌며 기쁜 표정으로 말했다.
  • “네 친구?”
  • 윤다정은 조금 놀라며, 송이를 꼭 끌어안고, 조이준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 조이준도 윤다정 쪽으로 몸을 돌렸다. 미인의 아름다운 모습이 눈으로 들어와, 순간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 그녀는 몸에 잘 맞는 하늘색 세미 정장을 입고 있었는데, 단아하고 아름다우며 완벽한 몸매를 두드러지게 했다. 아름다운 얼굴과 하얀 피부, 부드럽고 우아한 분위기의 그녀는 또한 여성의 섹시함도 잃지 않고 있었다.
  • 위험한 지경에 처해, 그녀의 아름다운 머리카락은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고, 아리따운 얼굴은 막막하고 혼란한 표정을 드러내며 빨간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그 모습은 몹시 애처롭고 가련했다.
  • ‘그녀다, 정말 그녀다!’
  • 조이준은 눈앞의 바보 같은 여자를 바라보며, 마음에 울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 바로 이 여자가 나를 위해 딸을 낳고 혼자 5년을 키웠다. 나 때문에 집에서 쫓겨나 떠돌아다니며, 비난과 조소를 한 몸에 받았다.
  • 순간 조이준은 즉시 여자를 품으로 끌어당겨 안아 주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 “윤다정, 아주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
  • “어쩐지 이씨 집안 장남을 마다한다 했더니, 집안에 기생오라비를 숨겨놓고 있었어!”
  • 이때, 윤현이 일어나서 노발대발하며 소리 질렀다.
  • “윤다정, 감히 집안을 거역하고, 외간 남자와 결탁해서 내 팔을 부러뜨려? 윤씨 집안이 가만있을 것 같아? 두고 보자고!”
  • “내가 할아버지한테 말하면 당신들 두 사람, 그리고 아비 없는 이 사생아까지 다 죽었어!”
  • 아비 없는 사생아!
  • 그 몇 글자가 조이준의 마음을 깊이 찔렀다. 윤다정의 연약한 체구가 맹렬하게 떨렸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 조이준은 몸을 돌려 눈을 가늘게 떴다. 만일 그를 잘 아는 사람이 이 표정을 보았다면 틀림없이 놀라 혼비백산했을 것이다.
  • 군신이 노했다!
  • 그는 손가락으로 윤현을 가리키며 말했다.
  • “너 다시 한번 말해봐.”
  • “빌어먹을! 날 위협해? 네가 뭔데?”
  • 윤현은 업신여기는 말을 내뱉고, 일부러 길게 발음하며, 오만하게 조이준을 도발했다.
  • “사-생-아-”
  • 퍽!
  • 퍽!
  • 조이준은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윤현에게 달려들더니, 사나운 호랑이처럼 손을 들어, 윤현의 뺨따귀를 세차게 올려붙였다.
  • 순식간에 윤현의 코가 시퍼렇게 되고 얼굴이 부어올랐으며, 이빨도 세 개 부러져 날아갔다.
  • 송이가 작은 주먹을 휘두르며 흥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 “아저씨 최고예요! 파이팅!”
  • “어린이는 이런 거 보는 거 아니야?”
  • 윤다정은 놀란 얼굴로 급히 송이를 품에 끌어안고, 아이의 눈을 가렸다.
  • 경호원들도 놀라서 헉하고 숨을 들이쉬었다.
  • ‘이 사람 너무 거친데?’
  • “당, 당신 감히 나를 때려?”
  • 윤현의 얼굴은 피범벅이었고, 이가 빠져 말도 샜다.
  • “나는 윤씨 집안의 도련님이야, 우리 아버지는 윤씨 집안의 장남이라고! 우리 할아버지 윤장성은 몸값이 몇천억이라고!”
  • 퍽!
  • “그게 나하고 무슨 상관인데?”
  • 조이준이 또 한 번 세게 뺨을 때렸다.
  • ‘때리면 얌전히 맞을 것이지, 이럴 때 아버지는 소환해서 뭐에 쓰려고?’
  • “윤씨 집안이 너를 용서하지 않을 거다. 내가 너를 감옥에 넣어버리겠어. 비명횡사하게 만들 거야......”
  • 퍽!
  • “내가 너를 죽이고 말겠어!”
  • 퍽! 퍽! 퍽! 퍽!
  • 연거푸 스물 몇 대의 뺨을 맞았다. 손에 맞을 때마다 살이 터져, 온 얼굴은 피투성이가 되었고, 퉁퉁 부었다. 결국 마지막에는 아이고 하는 울부짖음 소리와 용서를 구하는 소리만 들려왔다.
  • “제가, 제가 잘못했습니다. 용서해주세요. 그만...... 그만 때리세요......”
  • 퍽!
  • 조이준은 또 한 대를 때리며 말했다.
  • “네가 그만하라고 하면 그만해야 해? 네가 뭔데?”
  • 윤현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이었다.
  • 경호원들은 모두 한쪽 구석에서 벌벌 떨며 아무 말도 못 하고 서 있었다.
  • 윤다정이 급히 나서서 말렸다.
  • “그만 하세요. 더 때렸다가는 사람 죽이겠어요.”
  • 만일 정말 이 사람이 자신 때문에 사람을 죽인다면 큰일이다. 게다가 윤현은 어쨌든 그녀의 사촌 동생이고, 그녀는 아직 가족들에게 그렇게 모질지가 못하다.
  • 조이준은 윤현을 발로 멀리 걷어찼다. 윤현은 경호원들의 부축을 받고 일어나더니, 피투성이가 된 얼굴을 감싸 쥐고, 원한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 “윤다정, 이 남자가 너를 지키니까 아무 일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 넌 절대로 도망 못가니까.”
  • “너를 이씨 집안 장남에게 시집보낸다는 결정은 할아버지가 한 거야. 감히 할아버지 명령을 거역한다면 죽는 길밖에 없지!”
  • 윤다정은 얼굴이 창백해졌다. 할아버지는 윤씨 가문의 모든 권력을 손에 쥐고 마치 황제처럼 악독하고 악랄하게 군다.
  • 감히 그 노인네에게 반대하는 사람은 누구든 모두 호된 결말을 당하게 된다.
  • “너 아직 입이 많이 더러운데?”
  • 조이준이 차가운 눈으로 쏘아보며 소매를 걷어 올리자, 윤현은 놀라서 제기랄 하고 내뱉으며, 혼비백산하여 주인 없는 개처럼 도망쳤다.
  • “흥! 겁쟁이!”
  • 나쁜 사람이 도망가자, 송이는 좋아서 폴짝폴짝 뛰며 춤을 추었다.
  • “아저씨 최고! 아저씨 정말 최고예요!”
  • 쪽!
  • 조그만 계집아이가 조이준의 얼굴에 힘껏 뽀뽀를 했다. 조이준은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었다.
  • ‘역시 내 딸이야!’
  • “송이야, 아저씨한테 함부로 하면 안 돼!”
  • 윤다정이 아이를 나무랐다. 송이는 작은 입을 뾰로통하게 내밀고, 조이준에게서 떨어졌다. 윤다정은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 “오늘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참, 아직 이름도 모르네요, 성함이?”
  • 윤다정은 부드럽게 웃고, 눈을 깜빡이며,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
  • “조이준 입니다. 내가......”
  • ‘내가 당신 남자야. 당신이 5년을 기다린 남편이라고!’
  • 조이준은 모든 것을 다 말하고 싶었지만, 눈앞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고, 또 송이의 순진하고 귀여운 얼굴을 보면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 사실대로 이야기하면 그녀는 자신을 받아줄까? 자신에게 아무리 대단한 말 못 할 상황이 있었다 할지라도, 결국 그는 그녀를 5년이나 기다리게 했고, 그녀로 하여금 수많은 억울함과 모욕을 당하게 한 사람인 것이다.
  • 그리고, 송이는 갑자기 나타난 자신을 아빠라고 받아줄 것인가? 이 아이는 자신을 미워하지 않을까......
  • 진한 가책과 혼란스러운 생각이 마음에 가득 차올랐다.
  • 천하를 호령하며 적을 소탕하던 용혼 군신은 지금 어린아이처럼 당황하여 어찌할 줄을 모르고 있었다.
  • “아저씨, 우리 아빠가 보낸 사람이에요?”
  • 송이가 커다란 눈을 깜빡이며 갑자기 물었다.
  •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