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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3분 줄게

  • 마재동은 저도 모르게 온몸에 식은땀이 다 났다.
  • 그는 두려웠다.
  • 장릉시에서 20여 년간 종횡무진하던 이 우두머리는 이제서야 마침내 ‘공포'라는 단어가 어떤 느낌인지 생각이 났다.
  • 이 두 젊은이는 너무 이상했다. 무예가 대단하고 오만 방자하며 감히 함부로 총까지 쏘다니?
  • 이 두 사람이 대체 무슨 사람이지?
  • 나진강의 손에 들고 있는 차가운 총부리를 보고 마재동의 심장은 무섭게 뛰었지만 그래도 몇 년간이나 깡패 두목으로 있었던지라 표정은 여전히 태연자약했다.
  • “대체 누구세요? 돈을 원해요 아니면 땅을 원해요? 이건 다 상의할 수 있어요.”
  • “저 마재동이 두 분을 건드린 적이 없는 것 같은데요?”
  • 조이준은 어항 안의 물고기를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 “내 이름은 조이준이야. 당신은 확실히 나를 건드린 적이 없어. 하지만 내 가족을 건드렸어. 이 빚은 내가 받아올 거야.”
  • 가족?
  • 마재동의 머리는 가장 빠른 속도로 회상하기 시작했다.
  • “10년 전, 당신이 한 퇴역 군인의 땅을 빼앗고 그 사람의 다리를 부러뜨린 후 더러운 하수구에 버려 스스로 죽든 살든 알아서 하게 했지.”
  • 조이준은 무서운 눈길로 또 한마디 덧붙였다.
  • “그 사람이 바로 내 양부야. 이 세상에서 몇 명 되지 않는 내게 잘해준 사람이지.”
  • 마재동은 눈살을 찌푸리며 생각하더니 갑자기 생각이 났다. 그리고 곧바로 음흉한 표정을 지으며 비웃었다.
  • “아, 생각났어. 네가 바로 주상열 그놈이 키운 양자였구나!”
  • “진작에 그놈 아들이 군대에 갔다고 들었는데 너였어. 난 또 무슨 대단한 인물인 줄 알고.”
  • 마재동은 또다시 오만한 태도를 보이더니 입가의 피를 닦으며 말했다.
  • “왜? 군대에 몇 년 가 있더니 낡아빠진 총을 얻어와서는 내 앞에서 잘난 척하고 우리 사해 상회에서 소란을 피우는 거야?!”
  • “자식, 충고하는데 총은 집어치우고 다리를 하나 내놓고 물러가. 그럼 오늘 일은 없던 걸로 해주지.”
  • “아니면 내 한 마디 말이면 주상열 그놈 가족이 내일 아침을 보지 못할 거야. 알겠어?”
  • 마재동은 음흉한 표정으로 거만하게 말했다. 처음에 그는 조이준의 신분을 알지 못해 망설였지만 이제는 누군지 알고 나니 자연스럽게 이런 평민은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
  • 그의 눈에 주상열은 빽도 없고 권세도 없는 데다 그저 퇴역 군인일 뿐이었고 지금과 같이 부모님을 비기는 세상에서 조이준이 아무리 잘났다 해도 이런 부모님 슬하에서 자라 아무리 잘해도 별로 출세할 기회가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 오늘은 그저 조이준이 젊은 나이에 홧김에 자신을 찾아와 본때를 보여주려 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진짜로 출세했다면 진작에 자신을 감옥에 잡아넣고 심문했을 것이지 어떻게 직접 찾아오겠는가?
  • 이런 풋내기를 상대하기에는 그는 경험이 많았다.
  • “죽는 것도 두렵지 않아?”
  • 조이준이 눈을 가늘게 뜨고 묻자 나진강은 곧바로 총을 들고 마재동을 겨누었다.
  • 마재동이 웃으며 말했다.
  • “당연히 두렵지, 하지만 넌 감히 나를 죽이지 못해.”
  • “자식, 네가 나를 죽이기는 쉬워도 나에게 3000여 명의 부하들이 각 계에 널려 있는데 내가 죽으면 너희들 둘, 그리고 주상열 가족은 편히 살 생각도 하지 마! 이런 결과를 너들이 감당할 수 있겠어?”
  • 마재동은 의기양양해서 말했다.
  • “너 나랑 싸우기에는 아직 너무 어려. 이 세상에서 복수를 하려면 용기만으로, 총 한 자루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야!”
  • “너 이 정도 능력은 권력에 비기면 아무것도 아니야.”
  • “마치 10년 전에 내가 마음대로 네 양부의 땅을 빼앗고 그놈 한쪽 다리를 부러뜨리고 쓰레기 더미에 처넣어도 너들은 나를 어쩌지 못하고 그저 참고 당할 수밖에 없었잖아! 하하, 이놈, 이것이 바로 권력이야. 너와 나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걸 알아야 돼!”
  • 마재동은 조이준의 모든 걸 다 안다고 생각하여 우쭐하며 건방지게 큰 소리로 웃었다.
  • 그의 수하에 있던 깡패들도 같이 으스대며 욕설을 퍼부었다.
  • 나진강은 눈살을 찌푸렸다. 나진강의 성격으로 진작에 이 나쁜 놈들을 한방에 한 명씩 해치웠을 것이다. 이렇게 그들과 쓸데없는 말을 할 필요도 없었다.
  • 조이준은 웃으며 마재동을 쳐다보며 말했다.
  • “보아하니 자신의 권력에 대해 엄청 자부하는 것 같은데?”
  • 마재동은 대꾸하지 않고 거만하게 웃었다.
  • 그는 장릉에서 20여 년간 종횡무진하면서 부하가 삼천여 명이나 되고 재산도 몇 조억을 끌어모았고 뒤에는 거물이 빽이 되어주고 있어 장릉시에서 가장 강하다고 말을 할 수는 없지만 발만 굴러도 장릉 온 바닥이 흔들리는 인물이었다.
  • 그러니 거만할 수밖에!
  • “그래, 그럼 지금 당신에게 3분을 줄게. 모든 관계, 모든 수단을 동원해 누가 당신을 구해낼 수 있는지 한번 보지. 누군가 구해내면 당신은 사는 것이고 구해내지 못하면 당신은 죽는 거야!”
  • 조이준은 천천히 한마디 내뱉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