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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다쳤어요?

  • 유시현.
  • 갑자기 나타난 남자는 바로 유시현이었다.
  • 안영미는 피하지 못하고 진현우에게 영락없이 뺨을 맞을 줄 알았는데 때마침 유시현이 불쑥 나타나 그녀를 구해주었다.
  • 유시현은 전혀 힘주지 않고 진현우의 손목을 잡고 있었지만 진현우는 엄청 고통스러워 보였고 입에서는 계속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 “당신은 누구세요? 빨리 내 남편 놔줘요.”
  • 옆에 있던 양월이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대뜸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 양월이 다가오자 유시현은 마치 바이러스를 피하려는 듯 진현우의 손목을 놔주고는 바로 안영미를 자기 곁으로 끌어당겼다. 모든 행동이 거침없이 진행되었다.
  • 그는 옆으로 고개를 살짝 돌리고는 안영미에게 물었다.
  • “다쳤어요?”
  • 비록 말투는 여전히 담담했지만 안영미는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 유시현의 차가운 시선과 마주치자 안영미는 얌전하게 고개를 저었다.
  • 갑자기 아주 품위 있는 남자가 나타나 안영미를 돕자 양월은 울분을 삼키지 못하고 유시현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 “당신 누구세요? 왜 쓸데없이 남의 일에 끼어드는데요?”
  • 양월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옆에 있던 진현우가 유시현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낯빛이 하얘져서 두려움에 떨며 말했다.
  • “유, 유 대표님!”
  • 유 대표?
  • 양월은 고개를 돌려 진현우를 보았다.
  • 비록 그녀가 유 대표를 만난 적은 없지만 강주에서 유 대표라고 불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게다가 이렇게 잘생긴 남자는 그 사람뿐이었다.
  • “당신이 그 유시현!”
  • 양월은 눈앞의 광경이 믿기지 않았다.
  • 안영미를 도와준 남자가 강주시를 주름잡는 유시현이라니.
  • “꺼져.”
  • 유시현은 양월을 힐끗 보더니 얇은 입술을 살짝 벌리고는 두 글자를 내뱉었다.
  • 목소리가 크지는 않았지만 진현우는 온몸에 식은땀이 흘렀다.
  • 그런데 이때, 양월이 겁도 없이 말했다.
  • “당신이 뭔데 우리한테 꺼지라는 건데요, 여기 우리 집 백화점이에요.”
  • 말인즉슨 유시현더러 꺼지라는 거였다.
  •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시현의 주변에서는 한기가 퍼지듯 갑자기 저기압이 드리워져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그는 싸늘한 눈초리로 한번 훑고 말없이 분노를 표했다.
  • “이 시각부터 이 백화점은 우리 유 씨 그룹의 산업이 될 거야.”
  • 유시현의 목소리는 평온했지만 그의 눈빛은 사람에게 공포감을 주었다.
  • 그의 눈빛에 겁을 먹은 양월은 저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지만 입으로는 여전히 지지 않으려는 듯 말했다.
  • “당신이 뭔데…”
  • “유 대표님, 죄송합니다. 저희는 바로 꺼지겠습니다. 당장 꺼지겠습니다.”
  • 불편한 심기를 눈치챈 진현우는 이내 양월의 말을 끊고 연신 허리를 굽신거리며 사과하고는 양월을 끌고 나갔다.
  • 양월은 아니꼽지만 힘으로는 진현우의 상대가 아니라 하는 수없이 그를 따라 비틀거리며 떠났다.
  • 막장 드라마는 그제야 막을 내렸다.
  • 하지만 옆에서 구경하던 많은 사람이 유시현을 알아보고는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이때 주원이 달려왔다.
  • “처리해.”
  • 유시현은 명령조로 지시했다.
  • “네.”
  • 난생처음 이렇게 대단한 기세로 단 몇 마디 말로 진흙탕 싸움에서 이기는 광경을 목격한 안영미는 어안이 벙벙해서는 가만히 옆에 서 있었다.
  • “사모님, 갑시다.”
  • 한쪽에 있던 주원이 낮은 소리로 귀띔했다.
  • 안영미가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돌아보자 구경하던 사람들은 모두 흩어졌다. 유시현이 발걸음을 떼고 떠나자 그녀는 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즉시 뒤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