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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당신은 나의 아내잖아요

  • 안영미가 눈을 떠보니 이미 날은 밝았고 벌써 아침 일곱 시 반이 되었다.
  • “망했다!”
  • 안영미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 오늘은 월요일, 출근하는 날이었다. 원래는 7 시에 일어나야 지각을 안 할 텐데 어제 너무 늦게 잔 탓에 그녀는 결국 일찍 일어나지 못했다.
  • 세수를 마친 후 안영미는 급히 아래로 내려갔다.
  • “사모님.”
  • 거실에서 주원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안영미는 소리가 나는 쪽을 쳐다봤다.
  • 주원은 식탁 옆에 서 있었고 유시현은 이미 준비를 마치고 식탁 앞에 앉아 있었다. 이미 한참 동안 식사를 한 것 같았다.
  • “좋은 아침이에요.”
  • 안영미는 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 주원은 유시현 옆의 자리를 정리하고는 안영미가 와서 앉을 수 있도록 의자를 빼주었다.
  • 하지만 무표정한 유시현을 본 안영미는 머리를 가로저으며 거절했다.
  • “저는 배 안 고파요.”
  • 아직 유시현이 화가 풀렸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건방지게 행동을 했다가는 또 그를 화나게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는 무의식적으로 도망을 치려고 했다.
  • “와서 앉아요.”
  • 유시현이 눈을 치켜뜨고 그녀를 바라보며 명령하듯이 말했다.
  • 유시현의 말을 어길 수 없어 안영미는 순순히 그의 옆에 가서 앉았다.
  • 주원은 그녀의 아침식사를 챙겨준 후 눈치껏 피했다.
  • 유시현은 아무 말도 없이 계속 아침을 먹었지만 안영미는 꾸물거리며 감히 먹지를 못했다.
  • 첫째, 그녀는 유시현에게 여전히 켕기는 구석이 있었다. 만약 그녀가 이미 카드를 읽었다는 사실을 그가 알면 정말 자신을 죽일지도 모른다.
  • 둘째, 유시현이 너무나도 우아하게 식사를 하고 있어 동작 하나하나가 귀족을 연상케해 안영미는 어떻게 말해야 할지 막막했다.
  • 일 분도 지나지 않아 유시현은 수저를 내려놓고 입을 닦은 후 그녀에게 담담하게 말했다.
  • “식사하세요.”
  • “아, 네.”
  • 안영미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빠르게 빵과 우유를 깨끗하게 먹어치웠다.
  • 아침을 먹고 서둘러 집을 나선 안영미는 뜻밖에도 유시현의 차가 문 앞에 세워져 있는 것을 보았고 마치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것만 같았다.
  • 안영미는 좀 망설였다. 소문이 무섭다고 대표와 같이 차를 타고 출근하면 분명 많은 주목을 받을 것이다.
  • 그리고 유시현과 같은 공간에 있는 것 또한 그녀에게는 부담스러웠다. 좀 편하게 출근을 하고 싶었다.
  • 그래서 안영미는 조심스레 유시현에게 말했다.
  • “저는 지하철 타고 회사 가면 돼요. 굳이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돼요.”
  • 그 말을 들은 유시현은 신문을 접고 몇 초 동안 부끄러운 듯 얼굴이 빨개진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
  • “안영미 씨, 혹시 잊은 건 아니죠?”
  • 안영미는 유시현의 질문을 이해하지 못했다.
  • “그게 무슨 뜻이죠?”
  • “당신은 나의 아내잖아요.”
  • “아, 네.”
  • 안영미는 말없이 얌전하게 차에 올라탔다.
  • 그 말에 안영미의 마음은 삽시에 부드러워졌다.
  • 그녀와 유시현 사이에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었든, 또 그가 예전에 어떤 모습이었든 지금 그는 이미 그녀의 남편이 되었고 그녀도 그의 아내가 되었다.
  • 이변이 없는 한 그들은 평생 함께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