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우빈은 어이가 없었다. 도대체 누가 촌수가 헷갈린다는 거지? 그의 아빠가 현이 형의 외삼촌이니 그가 형이라고 부르는 게 무슨 문제라도 있단 말인가? 하지만 그는 감히 말할 수 없었다. 말을 했다간 엄마한테 혼날 테니 말이다. 여기까지 생각한 그는 고분고분 대답했다.
“저도 알아요, 엄마, 현이 형이 화내지 않을 거예요.”
모자가 대화를 주고받고 있을 때 노크 소리가 들려왔고 민나연은 다급히 몸을 일으켜 화면으로 보니 밖에 40대의 여성이 보디가드 두 명을 거느리고 서있었다. 그녀는 문을 열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누굴 찾으세요?”
문밖에 있던 여자는 놀라 멍해 있다 한걸음 물러나 번호를 다시 확인하고 나서 물었다.
“혹시 민나연씨인가요?”
“맞는데 누구시죠?”
용시연이 말했다.
“아, 안녕하세요, 저는 임현의 어머니입니다. 임현이 저한테 민나연씨를 찾아오라고 했는데 이렇게 젊으실 줄을 몰랐네요. 임현이 얘기했었죠? 우리 집 어르신이 아프셔서 이렇게 찾아온 거예요.”
민나연도 웃으며 대답했다.
“안녕하세요, 임현씨가 이미 얘기했어요. 들어오세요.”
민우빈은 이마를 감싸고 이게 도대체 무슨 촌수인가 하고 생각했다. 임현의 엄마라고 하면 자신의 엄마와 같은 촌수인가? 용시연은 다급히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니요, 민나연씨가 준비됐으면 그냥 출발합시다.”
민나연이 대답했다.
“알았어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말을 마치고 나서 방에 돌아가 검은색 가방을 메고 나왔다.
“그럼 지금 가요. 사람을 구하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죠.”
“맞아요, 갑시다.”
용시연은 말을 하면서 앞장서 문을 나섰다. 두 사람은 말을 하면서 같이 검은색 부가티 베이론에 올라탔고 차는 용씨 가택을 향해 질주했다.
——
용씨 그룹. 용준은 컴퓨터의 화면에 쓰여있는 손실 100억과 회개를 모른다는 글을 보면서 눈빛이 점점 어두워졌다. 두 번이나 회사 내부 인터넷에 침입한 이 해커에 대하여 점점 더 흥미를 느끼고 있는 중이었다.
이 사람이 회사 사람들이 주의하지 않는 틈을 타 침입하였다는 것은 용씨 그룹의 손실을 더 크게 만들 수도 있다는 말인데 그는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 그 말인즉 그 사람은 그에게 손실을 가져다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자신이 무의식중에 그 사람을 건드렸기에 경고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도대체 언제 그 사람을 건드린 걸까? 하루에 두 번이나 공격을 당했고 저녁에 진행된 공격은 11시가 넘어서였으니 그때 그는 아직 경매장에 있었는데 누굴 건드린 걸까?
그의 눈썹은 점점 찌푸려졌고 혹시 그 여자가 아닐까 의심했다. 그 여자를 회사에서 내쫓은 뒤로 회사의 방어 시스템이 누군가에 의해 침입당했고 어젯밤에도 그 여자와 경매가를 겨루고 나서 방어 시스템이 또다시 공격을 당했다. 그렇다면… 그 여자가 도둑일 뿐만 아니라 IT 고수이기도 하단 말인가? 하지만 이런 능력으로 다른 사람의 핸드폰을 훔칠 이유가 없지 않을까?
이때 울려 퍼진 핸드폰 벨 소리가 그를 생각에서 끌어냈다. 그는 핸드폰을 힐끗 보니 승건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승건은 한동안 어른신 옆에서 그쪽 일을 돌보고 있었다.
“대표님, 큰 아가씨가 여자 한 명을 데리고 가택에 돌아와서 어르신의 병을 치료한다고 합니다. 돌아와서 보셔야 하는 거 아닐까요?”
용준은 눈썹을 찌푸렸다. 어르신의 몸이 허약하여 아무한테나 병을 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