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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교훈을 주다

  • 민나연이 집에 도착해 문을 열자마자 컴퓨터 앞에 모여 있는 두 사람을 발견했으며 그들은 화면에 시선을 고정한 채 열심히 뭔가를 보고 있었다.
  • “두 사람 뭐해?”
  • 서영이 고개를 돌렸다.
  • “왔어? 너 실검에 오른 거 알아? 오늘 인터넷에 너의 욕으로 도배됐어. 꼬맹이가 지금 정리하고 있는 중이야.”
  • 서영은 민나연의 친한 친구이며 민나연은 자신의 귀국 사실을 그녀에게만 알려줬다. 이 말을 들은 민나연은 어리둥절 해졌다.
  • “무슨 내용인데?”
  • 그녀는 고개를 돌리고 그 시퍼런 대낮에 일어났다는 뉴스를 보았다.
  • “나는 사람을 구한 건데 왜 도둑질을 했다고 그러는 거야? 도둑질을 시퍼런 대낮에 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 서영은 입을 삐쭉했다.
  • “계속해서 읽어봐, 네가 도둑이라고 하는 건 봐준 거야. 너한테…”
  • 그녀는 입가까지 나온 말을 삼키며 7살도 안되는 호빵을 바라보며 민나연의 귓가에 대고 듣기 거북한 단어를 말했다.
  • “음란.”
  • 민나연은 화가 나서 욕을 했다.
  • “누가 이렇게 제멋대로야? 내가 사람을 구하는 건 못 봤대? 내가 구급차를 따라서 병원에 가는 건 못 봤대? 내가 내 돈으로 그 사람의 병원비까지 내주는 건 왜 못 보는 건데? 나처럼 이렇게 예쁜 여신을 그렇게 막 말해도 되는 거야?”
  • 그녀는 말을 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다.
  • “아들, 누가 보도한 건지 꼭 찾아내서 계정을 없애버려! 오늘은 재수가 너무 없는 날인가 봐, 재수 없는 일은 다 나한테 찾아오는 것 같아.”
  • 민우빈은 대답을 하고 나서 작은 두 손으로 키보드 위를 분주히 오갔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화면을 바라보며 여러 가지 코드를 바꾸면서 보는 사람이 눈앞이 어질어질하게 하였다. 서영은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 “참, 면접 갔던 일은 어떻게 됐어?”
  • 그녀가 이 일을 언급하자 민나연은 또다시 화가 치밀어 올랐다.
  • “말도 마, 미치는 줄 알았어!”
  • 서영은 눈썹을 찌푸리고 물었다.
  • “왜? 용씨 그룹의 대표님인 용준은 상업계의 거물인데 듣기로는 잘 생기고 돈도 많아 금성의 아가씨들이 가장 결혼하고 싶은 남자로 손꼽힌대!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남자가 여자 한 명을 오랫동안 찾아…”
  • 민나연은 머리가 아프다는 듯 손을 흔들었다.
  • “말도 마! 그 개 같은 남자가 네가 말한 만큼 좋지 않아!”
  • 컴퓨터 앞에 있던 민우빈의 이마 살도 점점 찌푸려졌으며 귀를 가다듬고 듣고 있었다. 민나연은 한숨을 내쉬고는 면접에서 생긴 일을 얘기하고 마지막에 화가 나서 말했다.
  • “내 인품이 별로라니, 나한테 내 앞길을 막겠다고 큰 소리까지 치더라고, 웃겨! 나 민나연이 취직하려 하면 다들 오라고 난리인데 앞길을 막는다니?”
  • 서영은 조용히 그녀의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
  • “됐어, 됐어, 화내지 마. 우리 꼬맹이한테 혼내주라고 하지 뭐.”
  • 민나연은 있는 힘껏 고개를 끄덕였고 민우빈은 마음속으로 자신의 아빠가 스스로 죽을 길을 찾아간다고 생각했다. 사실 그는 이미 조사를 마친 상황이었다. 비록 엄마가 아빠의 무덤 위에 풀이 한치 넘게 자랐다고 하면서 더 이상 그 사람에 대해 묻지도 못하게 했지만 그는 믿지 않고 암암리에 조사를 했으며 그 결과 용준이 자신의 아빠라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 이번에 현이 형이 가문의 일로 엄마를 설득하여 귀국하였고 용씨 그룹에 면접을 보냈는데 이것은 모두 엄마가 아빠의 신변으로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들이 매일 얼굴을 맞대고 지내다 보면 언젠가는 정이 들어서 함께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였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은 이 좋은 카드를 자기 절로 찢어버리다니.
  • “엄마, 걱정 말아요, 이 보배 아들이 꼭 복수해 줄게요.”
  • 그는 조그마한 얼굴을 쳐들고 진지하게 말했다. 민나연은 그의 말을 듣고 다가가 그의 얼굴에 뽀뽀를 하며 말했다.
  • “우리 아들이 엄마를 제일 사랑하는 것 같아. 그럼 우리 아들이 어떻게 엄마를 도와 복수해 줄 거야?”
  • 민우빈은 진지한 표정으로 민나연을 쳐다봤다.
  • “엄마, 얼마나 손해 보게 하고 싶어요?”
  • 민나연은 잠시 고민에 잠겼다.
  • “내가 그 사무실에 5분 정도 있었으니까 100억으로 하지 뭐.”
  • 민우빈의 조그마한 두 손이 키보드 위에서 바쁘게 움직이더니 갑자기 화면에 메시지가 떴다. 신화 본사에서 보내온 메시지였다.
  • “큰 금액의 오더인데 나빈이라고 하는 명의를 찾는다고 해, 출장비 20억을 제시해왔는데 받을 거야?”
  • 민우빈의 작은 손이 잠시 멈칫하더니 눈썹을 찌푸리고 나서 몇 글자를 쳤다.
  • “발표한 사람의 데이터가 있어?”
  • “승준이라고 하는 사람인데 다른 정보에 대해선 말을 안 해.”
  • 승준? 어디선가 들어봤던 이름인 것 같았다. 그렇다, 아빠의 특별 비서였다. 그는 꼬마 악마처럼 사악한 표정으로 입꼬리를 올리더니 두 글자를 쳤다.
  • “거절.”
  •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라고 방금 엄마를 화나게 한 이 사람이 엄마한테 부탁하러 오다니, 한참을 찾아 헤매라 그래, 엄마는 다른 일로 바빠야 하니. 지난 몇 년 동안 그들은 늘 조용히 일을 했으며 비록 엄마가 늘 사람을 구하긴 했지만 그녀가 바로 이름이 자자한 그 명의인 나빈이라는 사실을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지금이 그 바보같이 날뛰는 아빠에게 교훈을 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