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미간을 문지르며 마음속의 짜증을 눌렀으며 아들을 데리고 쇼핑몰에 가서 맛있는 것을 먹으며 마음속의 미안함을 풀려고 서영에게 전화를 하여 쇼핑몰 부근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자고 하였다.
“로또라도 당첨된 거야?”
서영은 식탁 가득한 산해진미를 보며 말했고 민나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나 대박났어.”
과연 갈취해온 돈은 쓰기에도 속 시원했다.
“좀 있다 쇼핑하자, 봐 둔 것이 있으면 이 언니가 다 사줄게.”
서영은 기분 좋게 웃다가 민나연이 입구를 바라보며 표정이 바뀐 것을 발견하였다. 그녀가 고개를 돌려보니 입구에는 남녀 한 쌍이 서있었다. 민채아와 진현우였다.
“재수 없는 이 사람들은 왜 만난 거야? 나연아, 괜찮아?”
서영이 조심스레 물었고 민나연은 차가운 눈빛을 거두고 대답했다.
“괜찮아.”
7년이나 지난 일이고 그녀는 애까지 있기에 이제는 과거를 놓아주려 하였다. 하지만 민채아는 그들을 보더니 말했다.
“어머! 언니잖아요? 언제 돌아왔어요? 해외에서 지내기 어려워서 온 거예요? 하하…”
진현우의 눈에는 놀라움이 스쳐지났고 다시 눈빛을 반짝이며 민나연이 예전보다 더 예뻐졌다고 생각했다.
“나연씨, 귀국했군요!”
민나연은 두 사람에게 대꾸를 할 마음이 없어 앞에 있는 커피를 휘저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진현우는 그녀가 자신의 말에 대꾸를 하지 않자 흥미가 사라져 민채아를 끌어당기며 말했다.
“됐어, 그만 가자. 아버님이 위층에서 기다리고 계셔.”
“현우, 언니와 함께 아빠를 만나야 한다고 생각되지 않아? 우리는 몇 년 동안 만나지도 못했잖아.”
민채아는 말을 하면서 일부러 진현우의 품에 기대어 도발적인 눈빛으로 무슨 전리품이라도 과시하는 듯했다. 민나연은 시종일관 그들에게 눈빛 한 번 주지 않고 있다가 갑자기 소리쳤다.
“여기요.”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민나연은 고개도 들지 않고 대답했다.
“개 두 마리가 막 짖고 있어서 밥을 먹는데 거슬리네요.”
민채아는 얼굴색이 확 변하면서 놀랍기도 하고 화나기도 하여 말했다.
“민나연, 누굴 개라고 욕하는 거야?”
민나연은 조롱 섞인 어투로 말했다.
“누가 짖어대고 있으면 누가 개겠지!”
민채아는 화가 나서 이를 악물었으며 힐끗 곁눈질하더니 시선을 민우빈의 얼굴에 고정했다. 그 꼬맹이는 의자에 앉아 손에 우유팩을 든 채 그들의 싸움에 전혀 관심이 없는 듯 우유 빨대를 빨고 있었다. 민채아는 미친 듯 식탁 앞에 다가가 한 손으로 민우빈을 의자에서 끌어당기며 사납게 말을 했다.
“이리 와, 다들 와서 보세요, 이 꼬맹이가 바로 민나연이 뻔뻔하다는 증거예요.”
민채아의 속도가 너무 빨라 아무도 미처 반응하지 못했으며 민우빈은 바닥에 넘어졌고 다리가 식탁 다리에 부딪치며 얼굴이 하얗게 질려 아프다고 소리 지르며 손에 있던 우유를 쏟았다.
“아들!”
민나연은 놀라 목소리마저 변했고 다가가서 아들을 꼭 껴안은 채 긴장해서 손가락마저 떨려왔다.
“아들, 엄마 봐봐, 어디가 아픈데?”
민우빈은 몰래 무릎을 가렸던 손을 거두며 엄마를 위로했다.
“엄마, 괜찮아요, 안 아파요.”
바에 앉아 있던 한 남자가 이 모습을 바라보며 얼굴색이 어두워졌다. 그 사람은 준수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는데 투명하게 하얀 얼굴에 파란 두 눈이 넓은 바다와 같았다. 그 시각 그는 눈썹을 찌푸리고 눈 한번 깜박이지 않은 채 민나연을 바라보았고 기다란 손가락은 핸드폰 위에 멈춘 채 한참을 움직이지 않았다. 종업원이 다가가서 물었다.
“사장님, 신고할까요?”
남자는 몸을 일으키고 있는 민나연을 바라보며 말했다.
“잠시만 기다려.”
민나연은 꼬맹이를 서영에게 부탁하고 민채아를 향해 걸어갔다. 그녀는 온몸으로 무서운 기운을 내뿜으며 차가운 표정으로 살기등등한 눈빛을 하고 말했다.
“민채아! 죽고 싶어?”
그녀는 앞으로 다가가 기다란 다리로 민채아를 걷어차 날려버렸다. 그녀의 연관적인 동작은 단숨에 완성되었으며 민채아가 일어나기 전에 그녀는 이미 민채아의 앞에서 허리를 굽히고 그녀의 뒷덜미를 잡은 채 테이블에 눌러버렸고 테이블 위에 놓였던 식기들이 와르르 바닥에 떨어졌다.
“사장님, 저러다가 사고라도 나는 거 아닐까요?”
종업원이 긴장해서 물었다.
“괜찮아.”
“민나연, 이거 안 놔?”
민나연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손의 힘을 조금씩 풀었다.
“민채아, 참는데도 한계가 있어, 다른 사람의 인내심을 가지고 너의 배은망덕한 행동에 쓰지 마. 다음번에 또다시 나를 건드리면 볼 때마다 너를 때릴 거야!”
말을 마친 그녀는 손을 풀고 일어서려 하였다. 그때 민채아가 위층에서 사람이 내려오는 것을 보고 눈알을 굴리며 꾀를 생각해냈다. 그녀는 일부러 무서운 표정을 하고 민나연의 손을 다시 잡은 채 아주 크게 소리쳤다.
“아—— 언니, 살려 주세요!”
민나연은 순간적으로 그녀의 행동이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무의식적으로 그녀를 피하려 했지만 민채아의 두 손이 그녀를 꼭 잡고 있어 자세가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녀가 민채아를 목졸라 죽이려 하는 것 같았다. 그때 그녀의 뒤에서 커다란 힘이 전해져 그녀를 잡아당겼으며 그녀는 몇 걸음 물러나서 바닥에 내동댕이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