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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내가 왜 그녀에게 사과해야 되는데

  • 그녀는 미간을 문지르며 마음속의 짜증을 눌렀으며 아들을 데리고 쇼핑몰에 가서 맛있는 것을 먹으며 마음속의 미안함을 풀려고 서영에게 전화를 하여 쇼핑몰 부근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자고 하였다.
  • “로또라도 당첨된 거야?”
  • 서영은 식탁 가득한 산해진미를 보며 말했고 민나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 “그래, 나 대박났어.”
  • 과연 갈취해온 돈은 쓰기에도 속 시원했다.
  • “좀 있다 쇼핑하자, 봐 둔 것이 있으면 이 언니가 다 사줄게.”
  • 서영은 기분 좋게 웃다가 민나연이 입구를 바라보며 표정이 바뀐 것을 발견하였다. 그녀가 고개를 돌려보니 입구에는 남녀 한 쌍이 서있었다. 민채아와 진현우였다.
  • “재수 없는 이 사람들은 왜 만난 거야? 나연아, 괜찮아?”
  • 서영이 조심스레 물었고 민나연은 차가운 눈빛을 거두고 대답했다.
  • “괜찮아.”
  • 7년이나 지난 일이고 그녀는 애까지 있기에 이제는 과거를 놓아주려 하였다. 하지만 민채아는 그들을 보더니 말했다.
  • “어머! 언니잖아요? 언제 돌아왔어요? 해외에서 지내기 어려워서 온 거예요? 하하…”
  • 진현우의 눈에는 놀라움이 스쳐지났고 다시 눈빛을 반짝이며 민나연이 예전보다 더 예뻐졌다고 생각했다.
  • “나연씨, 귀국했군요!”
  • 민나연은 두 사람에게 대꾸를 할 마음이 없어 앞에 있는 커피를 휘저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진현우는 그녀가 자신의 말에 대꾸를 하지 않자 흥미가 사라져 민채아를 끌어당기며 말했다.
  • “됐어, 그만 가자. 아버님이 위층에서 기다리고 계셔.”
  • “현우, 언니와 함께 아빠를 만나야 한다고 생각되지 않아? 우리는 몇 년 동안 만나지도 못했잖아.”
  • 민채아는 말을 하면서 일부러 진현우의 품에 기대어 도발적인 눈빛으로 무슨 전리품이라도 과시하는 듯했다. 민나연은 시종일관 그들에게 눈빛 한 번 주지 않고 있다가 갑자기 소리쳤다.
  • “여기요.”
  •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 민나연은 고개도 들지 않고 대답했다.
  • “개 두 마리가 막 짖고 있어서 밥을 먹는데 거슬리네요.”
  • 민채아는 얼굴색이 확 변하면서 놀랍기도 하고 화나기도 하여 말했다.
  • “민나연, 누굴 개라고 욕하는 거야?”
  • 민나연은 조롱 섞인 어투로 말했다.
  • “누가 짖어대고 있으면 누가 개겠지!”
  • 민채아는 화가 나서 이를 악물었으며 힐끗 곁눈질하더니 시선을 민우빈의 얼굴에 고정했다. 그 꼬맹이는 의자에 앉아 손에 우유팩을 든 채 그들의 싸움에 전혀 관심이 없는 듯 우유 빨대를 빨고 있었다. 민채아는 미친 듯 식탁 앞에 다가가 한 손으로 민우빈을 의자에서 끌어당기며 사납게 말을 했다.
  • “이리 와, 다들 와서 보세요, 이 꼬맹이가 바로 민나연이 뻔뻔하다는 증거예요.”
  • 민채아의 속도가 너무 빨라 아무도 미처 반응하지 못했으며 민우빈은 바닥에 넘어졌고 다리가 식탁 다리에 부딪치며 얼굴이 하얗게 질려 아프다고 소리 지르며 손에 있던 우유를 쏟았다.
  • “아들!”
  • 민나연은 놀라 목소리마저 변했고 다가가서 아들을 꼭 껴안은 채 긴장해서 손가락마저 떨려왔다.
  • “아들, 엄마 봐봐, 어디가 아픈데?”
  • 민우빈은 몰래 무릎을 가렸던 손을 거두며 엄마를 위로했다.
  • “엄마, 괜찮아요, 안 아파요.”
  • 바에 앉아 있던 한 남자가 이 모습을 바라보며 얼굴색이 어두워졌다. 그 사람은 준수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는데 투명하게 하얀 얼굴에 파란 두 눈이 넓은 바다와 같았다. 그 시각 그는 눈썹을 찌푸리고 눈 한번 깜박이지 않은 채 민나연을 바라보았고 기다란 손가락은 핸드폰 위에 멈춘 채 한참을 움직이지 않았다. 종업원이 다가가서 물었다.
  • “사장님, 신고할까요?”
  • 남자는 몸을 일으키고 있는 민나연을 바라보며 말했다.
  • “잠시만 기다려.”
  • 민나연은 꼬맹이를 서영에게 부탁하고 민채아를 향해 걸어갔다. 그녀는 온몸으로 무서운 기운을 내뿜으며 차가운 표정으로 살기등등한 눈빛을 하고 말했다.
  • “민채아! 죽고 싶어?”
  • 그녀는 앞으로 다가가 기다란 다리로 민채아를 걷어차 날려버렸다. 그녀의 연관적인 동작은 단숨에 완성되었으며 민채아가 일어나기 전에 그녀는 이미 민채아의 앞에서 허리를 굽히고 그녀의 뒷덜미를 잡은 채 테이블에 눌러버렸고 테이블 위에 놓였던 식기들이 와르르 바닥에 떨어졌다.
  • “사장님, 저러다가 사고라도 나는 거 아닐까요?”
  • 종업원이 긴장해서 물었다.
  • “괜찮아.”
  • “민나연, 이거 안 놔?”
  • 민나연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손의 힘을 조금씩 풀었다.
  • “민채아, 참는데도 한계가 있어, 다른 사람의 인내심을 가지고 너의 배은망덕한 행동에 쓰지 마. 다음번에 또다시 나를 건드리면 볼 때마다 너를 때릴 거야!”
  • 말을 마친 그녀는 손을 풀고 일어서려 하였다. 그때 민채아가 위층에서 사람이 내려오는 것을 보고 눈알을 굴리며 꾀를 생각해냈다. 그녀는 일부러 무서운 표정을 하고 민나연의 손을 다시 잡은 채 아주 크게 소리쳤다.
  • “아—— 언니, 살려 주세요!”
  • 민나연은 순간적으로 그녀의 행동이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무의식적으로 그녀를 피하려 했지만 민채아의 두 손이 그녀를 꼭 잡고 있어 자세가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녀가 민채아를 목졸라 죽이려 하는 것 같았다. 그때 그녀의 뒤에서 커다란 힘이 전해져 그녀를 잡아당겼으며 그녀는 몇 걸음 물러나서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 “민나연, 네가 감히 돌아오다니!”